(출처 - 다음영화)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니며, 실존인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수의견은 이렇게 시작한다. 영화 변호인 생각이 났다. "허구"임을 밝히고 시작한 변호인과 실화가 아님 밝히고 시작한 소수의견. 그래 안다. 영화는 허구다. 그러나 2편의 영화는 완벽한 허구보다는 누가 생각이 나고, 어떤 사건이 생각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구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 있겠지.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해두자.
민주주의 기본원리인 다수결의 원칙.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면 옳다고 알고 있었던 다수결, 그러나 진짜 그럴까? 다수 속에 묻혀버린 소수의 외침을 민주주의라는 틀속에서 무시했던거 아닐까? 다수도 좋지만, 소수의견도 들어주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그럴 나라가 될지 모르겠지만.
영화 소수의견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했다. 영화에 대한 줄거리를 전혀 모르고 봐도, 몇년 전 그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 영화 소수의견은 용산참사를 모티브로한 소설 그리고 그 소설을 영화화했다. 그러나 영화는 현실과 많이 다르다.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했지만, 영화의 주무대는 법정이다. 즉, 법정드라마다.
강제철거 현장에서 16살 남학생이 죽는다. 그리고 의경도 함께 죽는다. 여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 학생의 죽음을 두고, 경찰은 철거깡패가 했다고 하고, 학생의 아버지는 경찰이 했다고 한다. 아들을 살리고자 아버지는 정당방위로 현장에 있던 의경을 죽이게 된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진실을 덮으려는 자들과 진실을 밝히려는 자들의 법정 싸움이 시작된다.
소수의견 재미있니? 재미없니? 라고 물어본다면, 재미없다고 말할거 같다. 긴장감도 없고, 반전도 없고, 재미도 없고, 따분할 정도였다. 변호인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막상 보니 전혀 다르고,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지만 많이 다르다. 더구나 윤계상이라는 배우의 존재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인데, 그보다는 다른 배우들이 더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가 갖고 있는 무기는 충분히 있었다. 국선변호사 2년차, 아직은 풋내기라고 할 수 있는 풋풋함 아니 날것의 느낌이 났다. 그래서 누가봐도 조용히 덮자고 했을 사건을 윤진원이기에 받아들였던거 같다.
좋은 사람한테는 좋은 지인들이 있다. 굳이 안해도 될 사건을 그눔의 착한병(?) 때문에 함께 동참하게 된다. 그리고 한번 시작했으니 최선을 다한다. 이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세상 참 살만할텐데, 현실은 여전히 다수가 이기는 세상이다. 이끼에서처럼 강한 존재감은 없었지만, 유해진만의 매력은 충분히 있었다. 잘생겼다는 립서비스에 좋아하는 그, '이건 대사에 없고 애드리브 아니 진심일거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자라는 단어가 참 낯설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주인공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이 광화문 사거리 부근이었다. 그 곳에 있는 신문사는 소수의견을 들어주지 않을거 같아서다. 영화에서 자꾸만 기자임을 강조하는데, 참 듣기 거북했다. 영화가 제때 개봉했다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요즘 기자들은... 물론 좋은 기자도 있겠지만, 현실은 다수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기자들이 더 많을거 같기 때문이다.
소수의견에서 가장 존재감이 강했던 홍배덕 검사(김의성)다. 영화 속 인물이지만, 현실 속 인물같았다. 특히, 그의 마지막 대사. 왜 소수가 아닌 다수를 따라야 하는지 알려주는거 같았다. 더불어 그처럼 생각하는 현실 속 인물들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전히 세상은 누군가에게 잘보여야 잘 살 수 있는거 같다. 소수의견이 씁쓸했던 이유가 바로 이사람 때문이다.
국민참여재판과 국가배상청구소송 청구금액 100원. 과연 소수의견은 다수를 이길 수 있을까? 소수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면, 그래서 그 소수가 다수가 된다면, 세상은 좋아질 수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소수보다는 다수에 합류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실화가 아니고 실존인물이 존재하지 않다고 말하는 소수의견. 그런데 실화이고 실존인물이 존재할거 같은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 영화가 끝나고 엔딩타이틀이 올라가는데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다. 허구니깐, 좀더 명확하고 완벽한 소수의 승리로 끝나면 참 좋았을텐데, 허구라면서 왜이리도 현실처럼 만들었는지, 마음 한켠이 답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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