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물 - 나의 스물과 너의 스물은 다르다!!

(출처 - 다음영화)

나에게도 스물은 있었다. 그런데 나의 스물과 그들의 스물은 너무 달랐다. 이해를 못하는 건지, 공감을 못하는 건지,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 기억이 안나는 건지, 스물을 보면서 느낀 감정은, '요즘 스물은 이렇게 사는구나'였다.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요소를 담아낸다. 그러기에 다름도 있고 비슷함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래 전에 스물을 보냈던 나에게, 이 영화는 청춘의 아름다움, 푸르른 젊음, 그리고 잘생긴 김우빈이다.

코미디 영화답게 잘생긴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이 망가졌다. 웃음을 주기 위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안쓰럽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당신들은 그냥 서 있어도 되는데, 왜 하필 이런 못생김까지 만들었나요?라고 되물어 보고 싶다. 웃음을 위해 못생김까지 만들었는데도, 호탕웃음보다는 피식웃음만 나왔기 때문이다. 

한 여자 때문에 고등학교때 절친이 된 세남자, 그들은 잘생긴 눔(김우빈), 돈만 버는 눔(준호), 공부만 잘하는 눔(강하늘)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물이 된 그들, 공부를 잘하는 눔은 명문대에 합격하고, 돈만 버는 눔은 집안 사정으로 인해 다양한 알바와 함께 재수를 한다. 잘생긴 눔은 그저 멍하니 잘생긴 그 모습 그래도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살아 간다. 이 세남자 중에서 가장 현실감 있는 캐릭터는 돈만 버는 눔 준호라고 생각한다.

잘난 부모님 밑에서 돈 걱정 없이 그저 잘생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치호(김우빈).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눔도 어딘가에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김우빈이라니, 그래서 더 영화적 캐릭터로만 다가왔다. 그럼에도 자꾸만 그에게 신경이 쓰이고, 그가 뭐하듯 다 용서할 수 있을거 같다. 하루종일 시체놀이를 해도, 낮 1시에 일어나도, 날이 새도록 클럽에서 놀아도, 그는 김우빈이니깐. 이런 그에게 아킬레스는 바로 아버지의 한 마디, "용돈, 카드 끊어버린다." 그에게는 너무 슬픔 일이지만, 그로 인해 폭풍 애교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첫사랑 그녀를 버리고, 여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다. 그런 그에게 남은 건, 예상하지 못했던 꿈이다. 꿈도 없이 살았던 그가, 좋아했던 여자로 인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짜 꿈을 만나게 된다. 그에게 스물은 자신의 리얼 드림을 찾기 위한 시간인거 같다.

집안의 어려움을 다 짊어지고 가야 하는 동우(이준호).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돈을 벌기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하지만, 만화가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그 꿈을 위해 학원(재수)을 다닌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그래서 그의 힘듦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나 현실은 그에게 만화가가 되기 위한 시간도 포기하라고 한다. 꿈을 이루는 것보다 포기하는게 더 어렵다고 말하는 동우. 꿈을 이룬 사람들은 축복 받아야 하고,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은 욕을 먹어야 되냐면서 되묻는 그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슬픔이 보였다.

그러나 영화이기에, 영화적인 엔딩을 보여준다. 그는 만화가를 포기한게 아니라, 방향만 틀었다. 가장 빠른 길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회해서 가는 길을 선택했다. 그에게 스물은 느리게 가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시간인거 같다.

공부가 가장 쉬었어요라고 말하는 경재(강하늘). 공부 빼고는 허당이다. 여동생한테 못 볼걸 보여주고, 짝사랑으로 아파하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나쁜 남자가 되고자 하지만, 늘 언제나 착한 남자다. 나쁜 남자 코스프레를 하려고 하다 욕만 먹고, 그런데 그에게 한 여자가 다가온다.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는 그렇게 만났다. 그 시작은 좀 어색했지만, 멋진 연인이 되었다. 그에게 스물은 사랑때문에 아프고, 그 사랑때문에 행복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시간인거 같다.

솔직히 강하늘보다는 친구로 나오는 족구왕에 더 시선이 갔다. 주인공 친구로 나왔지만, 족구왕의 풍모는 역시 그대로인 듯 했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제발 족구하는 장면이 있었음 했지만, 아쉽게 없다. 이질적인 캐릭터 속에서 현실적인 족구왕을 만나 좋았지만, 그의 등장이 너무 짧아 아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물은 참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다. 울어도 되고, 넘어져도 되고, 실패해도 되고, 포기해도 된다. 다시 시작하면 되니깐 말이다. 이래서 청춘은 참 부럽다. 

나의 스물과 그들의 스물은 다르지만, 여전히 스물이 주는 싱그러움과 푸르름을 같다. 나의 스물은 영화와 다르게 많이 암울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그때가 더 좋았던거 같다. 뭐해도 자신감이 있었고,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잘생긴 세 남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영화지만, 나의 스물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라 좋았다. 스물..... 너희들이 부럽다.

(출처 - 올레tv)

7월 5일까지 올레TV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