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미식회 소주안주편에 나온 곳은 멀어서 못간다. 2주 후에 홈페이지에 식당을 공개한다고 하지만, 검색만하면 다 나오는데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 방송에 나왔으니 엄청난 인기몰이를 할테지만, 거기가 아니어도 갈만한 곳은 많다. 특히 멀지 않고, 부담스런 가격도 아니며, 제주도에서 마셨던 한라산소주를 마실 수 있다면, 난 이곳으로 갈테다. 신도림에 있는 회포차 모로다.
골목 끝에 있는 곳이라, 찾아서 오지 않는 한 절대로 알 수 없을 거 같은 그런 곳에 있다.
내부는 이런 모습.
그리고 이런 모습 오른쪽은 주방이다. 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만 따지면 "ㄴ" 형태로 되어 있다.
메뉴판1.
메뉴판2. 결정장애가 있다면 고르기 힘들정도로 메뉴가 참 많다. 그런데 1인에 17,000원짜리 모로세트가 있단다. 세트를 주문하면 10가지 안주가 나온다고 하니, 단품보다는 나을 거 같기에 세트로 주문했다.
기본안주는 미역국, 연두부 그리고 자차이다.
"여기 한라산소주가 있어. 울 저거 마시자." / "안돼. 제주도에서 왔으니, 이슬이보다 비쌀거야" / "아니에요. 손님. 가격은 동일하게 4,000원이랍니다." / "그럼 한라산주세요~"
그런데 쌀이 제주산이란다. 내가 알기엔, 제주는 벼농사가 안된다고 했는데... 그런데 제주도에서 벼농사를 한단다. <한라산 소주는 청정제주에서 생산된 밭벼로 만든 증류원액과 화산암반수로 만든 프리미엄 소주>라고 한라산소주 홈페이지에 나와있다. 아하~ 그렇구나!! 암튼 기존에 마시던 녹색병이 아니라, 바다 건너온 투명병으로 마시기로 했다.
첫번째 안주는 삶은 콩. 콩 위 하얀건 눈이 아니라 소금이다.
다른 곳은 기본찬으로 나오는 콩이 여기는 메뉴로 나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콩맛이 괜찮다. 씨알도 굵고 씹을수록 단맛도 나니 첫 안주로 나쁘지 않았다.
두번째 안주는 닭꼬치. 그런데 소스가 과했는지, 짠맛이 너무 강했다.
세번째 안주는 청어구이.
요건 슴슴하니 괞찮다.
네번째 안주는 새우 & 쑥 튀김. 바삭한 튀김 옷 속에 있는 촉촉한 새우,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맛이다.
쑥일까? 냉이일까? 달래일까? 아니면 그냥 초록색 나물일까? 도저히 알 수 없어, 주방장에게 물어보니 쑥이란다.
지인은 꼭꼭 씹다보면 쑥향이 난다고 하지만, 난 씹고 씹고 또 씹어도 쑥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튀김 옷이 과해도 쑥향이 충분히 이기고 남을텐데, 내 혀가 둔해졌는지 아쉽게도 쑥향을 느낄 수 없었다.
다섯번째 안주는 물회.
국수가 들어 있는 물회다.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던 안주였다. 만약 배가 부르지 않았더라면, 단품으로 주문했을만큼 새콤, 달콤, 시원함을 다 들어 있었다.
여섯번째 안주는 회. 아무래도 요게 메인일 듯. 레드빛깔 참치와, 오렌지빛깔 연어, 딱 보니 문어, 여기까지는 알겠다. 나머지 3개는 모두다 흰살, 느낌상 모두다 광어같다.
참치랑 같이 먹으라고 기름장과 김이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와사비&간장으로만 먹는게 더 좋다.
연어도 참치와 동일하게 먹고.
문어도 이렇게 먹었다. 물론 광어도 동일하게...
일곱번째 안주는 초밥. 연어초밥은 어느새 누군가의 입으로 들어가 버렸다.
여덟번째 안주는 매운탕. 살짝 밍밍했던, 2분 정도 더 끓여서 나왔다면 좋았을 매운탕이었다.
원래는 안 먹을려고 했는데, 이게 또 국물이고 칼칼하니 소주안주로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법. 알까지 찾아내면서 야무지게 먹었다.
아홉번째 안주는 무순보다는 오이였다면 더 좋았을 김마끼.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히 10가지 안주가 나온다고 했는데, 사진을 확인해보니 9가지 안주만 나왔다. 그래서 주인장에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새우와 쑥 튀김이 하나가 아니라 2개란다. 튀김은 하나지만, 두가지 재료라서 그렇단다. 아하~
매번 같은 종류가 나올지, 조금씩 다른 안주가 나올지 아직은 모르겠다.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은 더 갈 거 같다. 푸짐하게 단품으로 먹는 것도 좋지만, 조금씩 다양하게 먹는 것도 괜찮은 거 같다. 여기에 한라산소주도 한몫 톡톡히 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방송에 나온 곳을 가지 않아도 갈만한 소주안주집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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