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는건, 에어컨이 없는 야외에서 땀 흘리지 않고 먹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선선한 가을 바람 맞으면서, 야외에서 즐기는 수제맥주와 화덕피자, 참 조으다 조으다. 개돼지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곳, 신도림에 있는 dog & pig 크래프트 브루펍이다.
분위기는 참 좋은데, 왜 개돼지일까? 개돼지처럼 먹고 마시라고? 이건 아니겠지. 이름은 참 토속적인데, 분위기는 참 이국적인 곳이다. 안에 빈자리가 있지만, 가을이니깐 밖으로 나왔다.
이름처럼, 입구에 개돼지가 있다.
"싸웠니? 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니, 아니면 밀당 중?"
브루펍(brewpub)은 직접 맥주를 빚어 판다는 의미다. 그 말처럼 수제맥주임을 증명하는 대형 통들이 있다.
화덕피자임을 증명하는 화덕모형. 이렇게 강조하는데, 진짜 화덕피자겠지.
주문하는 곳.
만드는 곳. 진짜 화덕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고르곤졸라 피자를 고르고, 맥주 역시 가장 좋아하는 브라운 에일(흑맥주)로 주문했다.
브라운 에일(가격 4,500원). 참 멋진 흑백의 조화다. 수제맥주라 그런지 더 씁쓸한 맛이 나고, 더 거칠고 강한 맛이 난다. 이래서 수제맥주를 마시는 건가?
피자가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올만에 만나는 고르곤졸라(가격 16,000원) 피자. '너 무지 반갑다.'
음~~ 맛나겠다.
마음의 소리는 그만 찍고 어서 먹으라고 한다. 그래 이것만 찍고 바로 먹을게~ 도우 끝이 도톰해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한 조각을 집어서, 돌돌 말아준다. 그리고 꿀에 찍어 먹으면 된다. 그런데 저 꿀, 정체가 좀 수상하다. 설탕물이라고 해도 될만큼, 너무 묽다. 정말 설탕물이 아닐까, 살짝 의심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꿀없이 피자만 먹었다. 음~ 쫄깃한 도우에 풍부한 고르곤졸라 향이 나야 하는데, 살짝 약했다. 찐하고 강한 고르곤졸라 피자는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하나보다. 그러나 맥주와 함께 먹기는 딱 좋았다. 흑맥주와 고르곤졸라 피자가 이리도 어울리다니, 씁쓸한 흑맥주의 맛을 피자가 감싸주고, 살짝 기름진 피자 맛을 흑맥주가 감싸준다.
흑맥주로 계속 가고 싶었으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지인때문에 에일 맥주를 주문했다. 역시 요건 내 취향이 아니다. 방향제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드는 에일맥주 갖고 있는 특유의 향을 개인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참 길 건너펀에도 개돼지 브루펍이 있는데, 같은 곳이란다. 왜 개돼지라고 했는지, 왜 두 곳으로 나눠서 운영하는지 궁금해서 또 가야겠다. 다음에는 고르곤졸라 피자대신 수제버거 & 흑맥주다. 강남 정도 나가줘야 마실 수 있었던 수제맥주를 신도림에서 마시게 되다니, 이제는 멀리 나갈 필요가 없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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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돼지..왜 안 좋은 이미지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식당 이름을 독특하게 지어 기억하긴 좋겠습니다^^
가게 이름 산,,,뜻,,,하네요^^
절대 잊어버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거리 테라스에서도 맥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시즌이 시작되었네요
아직 직접 앉아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밤에라도 바로 시작을 해봐야겠습니다
늘 필스너나 바이젠을 즐겨마셔서,, 흑맥은 거의 먹어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흑맥으로 한 잔 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하루가 엄청 길 것 같거든요ㅡ.ㅡ;;휴~~~
고르곤 졸라 처음 나왔을 때 먹었을 때 굉장히 센세이션했었는데!!
요즘은 엄청 보편화된 느낌이예요 ㅎㅎㅎ
그래도 고르곤졸라는 사랑이죠...?♡ㅎㅎㅎ
요새 피맥이 대새라던데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 ^^
브라운 에일 저도 먹어보고 싶네요. 언제쯤 저런 고급스런 맥주 먹게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매번 카스나 먹고 ㅜㅜ 다음엔 저도 수제맥주에 고르곤 졸라 먹고싶네요. 근데 이름 정말 특이하네요. 개돼지 ~~ ㅋㅋ
보기만해도 배가 부르네요.
잘보고갑니다.
무슨 욕하시는 줄 알았어요.
이름이 개돼지라니 ㅎㅎㅎ
임팩트가 있어서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는 않겠네요.
술맛은 잘 모르지만 시원한 맥주에 피자!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네요.
저는 요즘 집에서 오징어에 캔맥주 한캔씩 하는데
요번 주마에는 피자와 맥주로 바꿔야 겠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