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잽이 명인의 손길이 담긴 간고등어구이 경북 안동 일직식당
안동에 갈 일이 생겼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뭘 먹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안동하면 간고등어, 간고등어하면 간고등어구이다. 조림은 힘들지만, 구이는 혼밥이 가능하다. 경북 안동에 있는 간잽이 이동삼 명인의 일직식당이다.



일직식당은 매주 월요일이 휴무인데, 목요일에 왔으니 먹을 수 있다. 점심 무렵에 오픈일 줄 알았는데 8시라니 좀 더 일찍 와도 될 뻔했다. 블루리본을 그닥 신뢰하지 않지만, 2015년부터 2025년인데 2023년이 없다. 그때는 왜???
이동삼 명인은 간고등어 간잽이로 가장 유명한 분이 아닐까 싶다. 워낙 방송에 많이 나왔으니깐. 암튼 그분에 이어 2대 아들이 간고등어를 만들고 있고, 일직식당은 그들이 운영하는 밥집이다. 일직은 오직 한 우물만 파라는 의미란다.

얼마 전에 전현무계획이라는 방송에 나왔기에, 평일이지만 긴 줄이 있을까 걱정했다.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바로 들어갔지만, 내부는 2~3개 테이블을 빼고는 꽉 찼다. 구석에 혼밥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 냉큼 앉았다. 4년 전에 안동에 왔을 때, 이 근처를 지나갔는데 그때는 일직식당의 존재를 몰랐다. 왜냐하면, 월영교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헛제삿밥을 먹으며 간고등어구이를 맛봤기 때문이다.


간고등어 전문 식당이라서 그와 관련된 메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소불고기에 돼지주물럭도 있다. 간고등어는 구이와 조림이 있는데, 조림은 예상대로 2인분 이상 주문가능하단다. 고로, "안동간고등어 구이정식(13,000원) 하나 주세요."









그리고 밥과 된장찌개가 구이 정식에 포함되어 있다. 반찬은 가짓수는 많은데 팍 익은 배추김치와 고추볶음을 제외하고는 그닥 손이 가지 않는다. 고등어구이를 남기지 않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고, 너무나도 평범한 반찬이라서 더 그랬던 듯싶다.

반찬은 혼밥이니 적게 주는 게 당연하지만, 안동간고등어구이 정식 1인분에 반마리만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서울에서도 한 마리를 다 주는데, 간고등어의 고장 안동에서 반쪽만 주다니 매우 몹시 허전하고 섭섭하다. 그나마 뼈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나? 아무래도 사라진 부위는 조림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옆테이블에 혼밥러가 왔는데, 똑같은 부위가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과 달리, 안동은 간고등어의 옛맛을 지키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제는 저염이 대세인가 보다. 밥 없이 먹어도 될 정도로 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저염이지만 소금기를 머물고 있으니, 밥과 함께 먹어야 훨씬 좋다. 뼈가 많은 부위라서 잘 골라내야 하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고등어살에 흰쌀밥은 잘 어울린다.


육고기의 껍질은 튀김이 아니면 친해지고 싶지 않지만, 물고기의 껍질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환장한다. 매번 느끼지만, 식성 한번 진짜 특이하다. 간고등어구이로 쭉 달려도 되지만, 탄산처럼 톡 쏘는 시큼함이 엄청난 배추김치로 입가심을 해주면 더 잘 달린다.


이 부분을 고갈비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고갈비는 고등어 구울 때 연기가 많이 나는 모습이 돼지갈비 굽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주로 대학생들이 즐겨 먹었다고 해서 높은 고(高) 자를 붙여서 고갈비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저 뼈를 발라먹는 모습이 갈비뼈를 발라 먹는 것과 비슷해서 고갈비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흰쌀밥 위에 고등어구이 한 점은 행복을 부른다. 저염의 시대라 짠맛은 현저히 약해졌지만, 간고등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밥을 겁나 많이 먹어야 할 정도의 짠맛으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요즘은 젓갈에 게장도 저염이니 간고등어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약해지면 약해지지 다시 돌아가지 않을 듯싶다.

간잽이 명인의 식당인데 어찌 먹을 수만 있을까 했더니, 역시 따로 판매도 하고 있다. 들어올 때 커다란 아이스크림 냉동고가 있어 특이하다 했는데, 계산할 때 보니 판매용 간고등어다. 살까 말까 겁나 고민했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 바라보기만 했다.

디저트로 먹어야지 했다가, 사진만 찍고 다시 가방에 넣었다. 꿀떡은 안동 중앙신시장 수리수리 마수리떡에서 구입한 떡이다. 요렇게 사진만 찍고, 다음날 먹었으며 내일 포스팅 예고편이라는 거, 안 비밀이다.


이제 간고등어는 평준화가 된 듯하다. 안동 특산품이긴 하나, 굳이 안동에 와서 간고등어를 먹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서울에서도 이만큼 아니 이보다 더 괜찮은 간고등어를 먹을 수 있으니깐. 고로, 다시 안동에 오게 된다면 그때는 무조건 저 굴뚝 주변으로 가서 안동갈비를 먹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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