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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 먹으러만 간다. 일하는 곳에서도 가깝고, 혼자가서 먹어도 큰 불편이 없기에 더더욱 자주가는 곳이다. 그래서 또 갔다. 대신 메뉴를 달리했다. 쌀국수 & 철판 볶음을 전문으로 한다는 셰프밀(chefmeal). 쌀국수도 좋아하는 불맛나는 철판 볶음도 좋아하니, 꼭 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이래서 집 밥이 최고라고 하나보다(iphone5로 촬영).

 

 

셰프밀(chefmeal)은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 지하2층 푸드코트내에 있는 곳이다. 쌀국수와 철판볶음을 전문으로 한다니, 불맛 한번 느껴봐야겠지.

 

 

설명만큼 정말 미감의 천국을 경험해 주면 참 좋겠다. 미감은 '맛을 느끼는 감각'이라는 뜻이란다. 미각이라도 해도 될텐데, 왜 미감이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둘다 같은 뜻인데 말이다. 어찌됐든 12년 경력에 철판계의 달인이라고 하니 믿어보고 주문하기로 했다.

 

 

모형 음식이 있는 푸드코트는 주문하기 너무 좋다. 모형보다 실제가 많이 다르게 나오지만, 그래도 글로만 되어 있는 메뉴판보다는 실패확률을 줄어주는거 같아서 좋다.

 

 

푸드코트의 또 하나의 장점은 오픈주방이라는 점이다. 보는 눈이 많으니깐, 제대로 만들어 주겠지.

 

 

진동벨을 받고 테이블에 앉았다. 협찬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영수증 그리고 무한리필이 되는 단무지가 있다. 먹다가 단무지를 더 달라고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렇게 알아서 먹도록 해놓은 센스는 맘에 든다. 

 

  

모형 메뉴 앞에서 엄청난 고민을 하면서, 선택의 폭을 줄이기로 했다. 우선 밥보다는 면이 좋을거 같다. 볶음 전문점이라고 했으니 볶음면을, 고기보다는 해물을 좋아하니깐 해물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젠 매운 맛과 보통 맛을 선택하는 일만 남았는데, 당근 나의 선택은 매운 맛이다. 매운 맛에 자신이 있기도 하고, 외식이니 강한 맛을 원했던거 같다. 그렇게 해서 최종 선택은 '팟타이 해물볶음면'이다. 가격은 8,000원이다.

 

 

아삭아삭한 숙주와 새우, 오징어 당근, 양파, 파 그리고 쌀국수가 보인다. 볶음면 답게 탄듯 안탄듯 잘 나왔다. 매콤한 맛과 불 맛이 함께 나면서 왠지 맛이 있을거 같은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냥 먹으면 엄청 매운 베트남 고추는 한켠으로 잘 옮겨놓고 아삭한 숙주와 쫀득한 쌀국수의 조화가 참 좋았다. 양배추도 좋고, 새우와 오징어로만 된 해물이라 살짝 섭하기도 했지만 매콤한 맛이 모든걸 다 용서해줬다. 살짝 기름진 느낌이 들었지만, 단무지로 개운함을 다시 찾았고 계속 쳐묵쳐묵했다. '생각보다 별로 안 맵네'하면서 완벽하게 다 먹어줬다. 그리고 정확히 한시간 후 속이 아파왔다. 아무리 물을 먹어도 늘 갖고 다니는 아몬드를 먹어도 쓰린 속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차로 매운 맛을 공격하다니, 너무했다. 맛있게 잘 먹은 후 엄청난 욕을 해댔다. 더불어 물을 어찌나 많이 마셨는지 화장실 가기 바빴다.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2주 후.

 

 

이번에는 맵지 않은 해물 볶음면으로 주문했다. 8,000원이다. 일본식 볶음 누들이라고 한다. 아 이래서 면이 다르구나 했다.

 

 

일본식이라고 하더니, 춤추는 가쓰오부시가 보이고 오징어, 새우와 채소가 보인다. 양념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매운 맛이 아니니 안심하고 먹기 시작했다.

 

 

전혀 맵지 않다. 그런데 너무 짜다. 면에서 부터 강한 짠맛이 훅하고 들어온다. 채소도 별로 없고, 해물도 양념을 다 먹어버려서 짠맛만 난다. 매운 맛을 피하려고 했다가, 짠 맛 공격을 당했다. 생각해보니, 일본식이라는 문구를 정확히 파악했어야 했다. 일본 음식이 대체적으로 짜서 고생했었는데, 그걸 벌써 망각했나보다. 아니 그래도 전통 일본식이 아니니깐, 퓨전이라고 했으니 다를 줄 알았다. 매운 맛이라는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 짠 맛이라는 늪에 빠져버렸다. 그런데 또 생각을 해보니, 일본식이듯 태국식이듯 밖에서 음식을 먹으면 늘 맛이 강했던거 같다. 음식이 좀 간간해야 더 맛있게 느끼기 때문인거 같다.

 

예전에 어느 식당에서 덜 짜게 해달라고 했다가, 이도저도 아닌 맛으로 나와 고생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자주 가는 곳이 아니면 간 조절을 하지 않는 편인데, 셰프밀은 맵거나 혹은 짜거나 였다. 다른 메뉴들도 많지만, 또 가기가 겁난다. 2번 정도 먹었으니 이제 다른 곳으로 이사가야 겠다. 그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었던건, 무제한 리필이 되는 단무지 때문이었다. 단무지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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