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목소리가 이렇게나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느꼈던 노래. 따라 부르고 싶었지만 절대 따라 부를 수 없었던 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듣고만 싶었던 노래, "Elsa & Glenn Medeiros의Un Roman d'Amitié(Friend You Give ma a Reason)"이다. 프랑스 가수인 Elsa와 하와이 출신의 가수인 Glenn Medeiros의 듀엣곡이다. 여자는 불어로 남자는 영어로 부르는데, 둘다 영어처럼, 불어처럼 들렸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각기 다른 언어로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지만, 아무런 정보없이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을때는 Elsa의 영어 발음이 너무 부드럽고 그윽하게 들렸다.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로 나의 감성을 촉촉히 만들어 버렸던 Glenn Medeiros의 목소리까지 두 남녀의 하모니는 그야말로 사춘기 소녀의 반항기를 잠재우기에 충분했었다.
얼마나 좋아했는지, Un Roman d'Amitié(Friend You Give ma a Reason)의 앨범에, 각각 따로 출시한 앨범(LP)까지 사재기를 했었다. 아직 꽃미남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 전이니, 허스키 보이스가 아닌 부드럽고 고운 음색의 Glenn Medeiros는 미소년이었다. 저 곱슬머리까지 좋아할 정도였으니, 사춘기 소녀의 감성에 정점을 찍게 해준 인물이다.
여자가수는 무조건적으로 싫었던 시절이지만, Elsa는 달랐다. 난 그녀가 진짜 천사인줄 알았다. 어떻게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녀의 노래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착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대학진학을 불어불문학과로 하려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던 적도 있었다. 만약 내가 이 곡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면, 불어를 전공으로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곧 현실을 알게 됐고, 내가 그녀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됐다. 그냥 천사같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불어가 그리 어려운 줄 몰랐기에...
유투브에서 검색을 하니 뮤직비디오가 있던데, 이번에 처음 본 듯하다. 1980년대 시절이라 사자머리에 헐렁이는 바지 그리고 풋풋한 연애를 하는 듯한 자전거 장면까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왠지 낯설지 않아 좋다. 둘이 한때 연인이니 뭐니 그런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뮤비 속 다정한 그들의 모습이 연인처럼 보이기도 하네. 아님 말구.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소녀 감성이 물밑듯이 밀려오는 거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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