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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후쿠스시에서 사바보스시(고등어 초절임 봉초밥) 먹은 후 이제 그만 먹고 싶었다. 배도 불렀고, 지치기도 했기에 이젠 그만할까 했다가, 나와 한 약속(5끼)를 지키기 위해 다시 왔던 도톰보리 초입으로 갔다. 타코야키, 튀김, 고등어 봉스시에 이어 남은 메뉴는 오코노미야키와 타코와사비다. 둘다 잘하는 전문점에서 먹을까 하다가 그러기에는 내 거지같은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거 같아 한 번에 해결하기로 하고 친구가 예전에 가봤다는 이자카야를 가기로 했다.

 

위치는 타코야키를 먹었던 그 라인의 어느 건물 3층이었던 거 같은데, 들어가보니 완전 울나라 이자카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긴 이자카야가 일본에서 왔으니, 그러겠지만 너무 비슷한 분위기였고, 그리고 빈 자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종업원이 단체손님이 앉아 있는 옆으로 자리안내를 했다. 여기 말고 저쪽으로 가고 싶다고 하니, 안된다고 하구 말이다. 어라~ 이렇게 서비스가 불량이야. 그럼 나가야지. 그래서 나왔다. 그래도 저기 맛 있는데, 오코노미야키도 있고 타코와사비도 있는데라는 친구의 불평에 이번에는 내가 찾을래. 내 느낌대로 찾아서 가자라고 하고는 겁도 없이 도톰보리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교토 산책에서 뒷골목에 작지만 맛나 보이는 이자카야가 많았던 것이 기억나, 무작정 도톰보리의 작은 뒷골목을 찾아 들어갔다. 그런데 고등어 봉스시를 먹고 나올때 부터 살짝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비의 강도가 강해졌다. 이런... 제길~~ 호텔에 우산 두고 나왔는데, 철저한 준비성으로 우산까지 갖고 왔는데 막상 비가 오니 없네. 이런 된장~~ 왠지 방사선 비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스카프로 머리를 감싸고 먹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느낌이 팍오는 이자카야를 찾아갔다. 그러다 발견!! 도톰보리의 큰 골목만 다니지 말고, 그 뒤에 있는 작은 골목도 다녀보시길. 꽤 괜찮은 집들이 많이 보인다.

 

 

 

 

규모는 99엔 튀김집보다는 살짝 크지만, 그래도 작다. 2층으로 되어 있는 구조인데 2층은 벌써 만석인지 시끌벅적 소리가 아래층까지 들려왔다. 하는 수 없이, 1층 조리대 옆 테이블에 앉았다. 이자카야는 맞는거 같은데, 오코노미야키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가부다. 저 작은 철판이 쉴틈도 없이 계속 오코노미야키를 만들고 있었다. 사전 정보도 없이 온 곳이므로, 주문을 해야 하는 친구는 살짝 당황한 듯 하지만, 다행히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 쉽게 해물오코노미야키와 생맥주를 주문했다. 여기 종업원 인물 좋다. 키도 크고, 주문 받을때 살짝 미소짓는 모습에 비 맞은 꼴로 헤헤~ 같이 웃어줬다. 몸은 무지 피곤했으나, 종업원의 미소로 느낌상으로 피로가 풀린듯... ㅎㅎ 

 

 

 

 

조리대 옆에 앉으니 좋았던 점은 어떻게 오코노미야키를 만드는지 전 과정을 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주문한 해물오코노미야키를 먼저 새우, 관자 등 해물을 먼저 철판에 올려 구운 다음 그 위에 야채가 잔뜩 들어간 반죽을 붓는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 한번 뒤집는다. 그리고 가만히 둔다. 그런데 생각보다 오코노미야끼의 부피가 꽤 컸다. 보면서 속까지 다 익을 수 있을까? 어떻게 속까지 다 익었는지 알지?라고 생각하던 차에 조리장분이 기다란 쇠 꼬챙이 하나를 꺼내더니, 오코노미야키에 쓱하고 집어 넣는다. 그리고 잠시 후 꺼낸 쇠꼬챙이를 손 바닥에 살짝 올려놓더니, 다 됐다는 표정을 지으신다. 아하~ 쇠 꼬챙이의 온도로 오코노미야키가 다 익었음을 아는 거구나. 일본에도 달인이 있구나. 오코노미야키의 달인!!  

 

 

 

 

테이블에는 오코노미야키를 먹을 수 있게, 젓가락과 저걸 뭐하고 하지, 뒤집개, 주걱 암튼 바구니에 담겨져 있다. 자리에 앉을때 우리보다 먼저 온 일본인 여성 고객이 2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분이 담배를 어찌나 피던지. 특히 우리는 그나마 조리대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앉았지만, 그녀들은 바로 조리하는 분 맞은편에 앉아서 요리를 하든지 말든지, 조리하는 분 앞에다 연기를 내뿜고 말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있었다. 옆에 앉아 있는 나도 담배연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요리사분들은 오죽할까 싶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이게 바로 일본식 서비스인가? 아무리 손님이더라도 아닌거 같아 보였다.  

 

 

 

 

주문한 맥주 등장!! 그런데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힘들긴 힘든가 부다. 주문하고 오코노미야키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원래 조리시간도 길지만, 2층에 단체 손님이 많았는지 우리가 주문한 해물 오코노미야키는 30분 정도 지나서 나온거 같았다. 이 기다리는 시간에 나의 몸은 완전히 방전되어 버려서 막상 메인이 나왔을때는 젓가락 들 힘도 없게 되버렸다. 

 

 

 

 

기다린 오코노미야키 등장이다. 접시를 보면 알겠지만, 조리할때 그 철판 그대로 나온다. 남아 있는 철판 열에 땜에 다 먹을때가지 따끈한 오코노미야키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요 아이디어 참 괜찮은거 같았다. 접시에 옮겨 담다가 내용물이 떨어질 수도 있을텐데, 조리한 철판 그대로 나오니깐 말이다. 그런데 무지 뜨겁다.  

 

 

 

 

어 그런데, 좀 이상하다. 울나라에서 먹었던 오코노미야키는 춤을 추는 가쓰오부시가 잔뜩 뿌려져서 나오는데, 여긴 그게 없네. 놓친건가 싶었지만, 다른 오코노미야키에도 가쓰오부시를 뿌리지 않네. 여기 스타일인듯. 생각과 다른 비주얼에 살짝 당황했지만, 맛이 중요하니깐. 먹어보자구.

 

 

 

 

뒤집개로 잘라보니, 해물이 먼저 보인다. 새우와 관자 그리고 오징어도 있었던가? 기억이 없네. 시원한 생맥주는 살짝 밍밍해졌지만, 그래도 잘 먹었다. 아니 솔직히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역시 무리였나보다. 맛이 느껴지지 않아 미각을 잃었나봐. ㅋㅋ 그리고 겉 표면이 너무 탔다. 속까지 다 익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너무 많이 탔다. 피곤으로 인해 미각은 잃었지만, 먹기 먹어야 해서 가장 싫어하는 짓을 했다. 젓가락으로 깨작깨작하면서 해물만 골라먹었다. 메뉴판에 오코노미야키외에 다른 메뉴들도 많던데, 아쉽게도 타코와사비는 없었지만, 달랑 저 오코노미야키만 먹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비오는 도톰보리를 빠르게 걸어 쉼이 필요한 나를 반겨줄 Hotel Monterey Grasmere Osaka (호텔 몬터레이 그라스미어 오사카)로 돌아갔다.

  

 

 

 

비가 와서 급하게 들어가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리고 비에 카메라가 젖을까봐 가방에 넣고 나왔는데, 한참을 가다가 아~ 맞다. 그리고 다시 와서 아이폰으로 급하게 간판을 찍었다. 맛을 제대로 못 느낀 오코노미야키를 전문으로 하지만 이자카야인 이곳!! 맛집이 맞을까? 뭐라고 읽어햐 하지??? 만약 다음에 정말 다음에 오사카를 오게 된다면, 피곤님이 내 미각을 가져가기 전에 가서 먹어보고 싶다. 아쉬어서... 정말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말이다.

 

 

완전 피곤해서 Hotel Monterey Grasmere Osaka (호텔 몬터레이 그라스미어 오사카)에 도착하면 바로 자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 밤이 아니던가! 오늘이 지나면 다시 한국으로 가야 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본 여행인데, 아무리 피곤하다고 해도 이렇게 잘 수는 없는법. 미리 사둔 에비수, 기네스, 삿뽀로 등등 맥주 파티를 했다. 에비수 맥중 중에 흑맥주도 아니고, 일반 맥주도 아닌 와인으로 치자면 로즈와인과 같았던 맥주를 마셨는데, 어라 맛있네. 색상도 로즈와인처럼 연한 붉은 색을 띠면서 너무 독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처음으로 마셔본 맥주였다.

 

잠이 안 올것만 같았던 이 날도 끝내는 잤다. 이 밤을 다시한번 붙잡고 싶었지만, 피곤했기에... 3일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이 추억이라는 캐리어에 차곡차곡 담으면서 잤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더불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주변에서 제발 먹지 말라고 했던 스시 데이가 밝아왔다.

 

ps... 아 그런데, 끝내 타코와사비를 먹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또 먹겠다고 다짐했던 타코야키는 끝내 한번만 먹고 말았네. 아무래도 오사카를 다시한번 가야겠다.^^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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