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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사케 파전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말고 파전이네요. 최근 광화문과 종로를 자주 다니게 되면서 나름 괜찮은 곳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자주 가던 곳이 아니기에, 실패할 수도 있지만 나름 맛집이라고 하는 곳을 찾아내는 노하우를 알기에 찾게된 곳, 바로 광화문 사케 파전입니다. 이곳으로 검색하니, 블로그 글이 몇 개 안되더라구요. 광고성 글은 아닌거 같아, 신뢰를 갖고 갔습니다. 찍고나서 보니 파란 조명이 있었나봐요. 사진에 파란 빛이 많이 보이네요. (사진은 iphone5로 촬영했습니다.)

 

 

광화문 사케 파전

빗소리와 전 부치는 소리가 비슷해서 그런지, 비가 오면 이상하게 무의식적으로 저도 몰래 어느새 도착을 해버렸네요. 광화문이면 도심인데, 참 아날로그스러운 간판과 조명이네요.

 

 

광화문 사케 파전

간이식 테이블이 있어 밖에서도 먹을 수 있군요. 비가 오면 안되지만요. 옆집은 순대국 전문점이던데, 편식주의자답게 못 먹는 음식이랍니다.

 

 

광화문 사케 파전

테이블 몇개 안되는 곳입니다. 4인식으로 5~6개 정도 되는거 같아요. 등받이 의자도 아니고, 의자가 좀 높아서 다리 꼬고 앉으면 불편할 수 있답니다. 날씬한 분들은 예외겠지만요.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사모님은 주방, 사장님은 서빙을 담당하고 계신거 같아요. 처음 갔는데도 오랫동안 봤던 사이처럼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시더라구요. 처음이지만, 단골처럼 대해주시니 먹기도 전에 기분부터 좋아지네요.

 

 

광화문 사케 파전

기본으로 나오는 단무지와 해초무침입니다. 특이하게 해초무침에 오이가 들어 있네요. 리필 가능하니, 많이 드세요. 많이 드실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답니다. 사모님이 주방을 담당하는데, 주문과 동시에 꼬치 굽고, 파전 부치고 하더라구요. 꼬치는 밑작업이 되어 있겠지만, 파전 같은 경우는 채소부터 해물까지 주문 후 손질을 하시더라구요. 그리하여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늦습니다.

 

 

광화문 사케 파전

파전을 먹고 싶었으니, 파전부터 주문을 했습니다. 다른 테이블은 꼬치나 오뎅탕을 드시고 있어서, 과연 파전의 비주얼을 어떨까 고민했는데, 이런 진정한 파전이 나왔네요. 전이라고 하지만, 밀가루나 부침가루의 흔적이 잘 보이지 않아요. 그저 채소와 해물들을 붙여주는 역할만 할 뿐이네요. 허연 밀가루에 부추, 파, 오징어 몇개 정도 나오는 곳에 비하며, 오호 정말 파전스러운 파전이네요. 사모님이 "너무 늦게 나와 신경써서 만들었어요"라면서 갖다 주셔서, 우리만 이렇게 좋게 나온지 알았는데 다른 테이블도 비슷하게 나오더라구요. 오징어의 양이 좀 많았을까요. 암튼 신경써서 만들어 주셨으니 맛나게 먹어야겠죠.

 

 

광화문 사케 파전

부추와 파 그리고 두툼한 오징어까지 씹은 맛 하나는 끝내줍니다. 청양고추까지 있어 칼칼한 맛도 나고, 파전답게 고소한 맛도 나니,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렸더라구요. 파전 가격은 15,000원입니다. 

 

 

광화문 사케 파전

너무 일찍 사라져버린 파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꼬치구이에 도전했습니다. 솔직히 이자카야에 가도 꼬치구이를 잘 먹지 않은 1인인데, 사장님이 한번 믿어보라면서 강추를 하시길래, 눈 딱 감고 주문했어요. 역시나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더라구요. 20,000원으로 7개 꼬치가 나온다고 하더니, 8개가 나왔답니다. 사장님이 서비스로 하나더 주셨다네요. 왼쪽부터 꼬치 소개를 하자면, 돼지고기 - 베이컨 버섯말이 - 베이컨 메추리알말이 - 닭똥집 - 베이컨 부추말이 - 닭똥집 - 베이컨 토마토말이 - 마늘 - 닭 다리 입니다.

 

 

광화문 사케 파전

 닭똥집을 2개나 주셔서 차라리 닭 다리를 2개 주지 했는데, 일단 한번 먹어보라는 사장님 말에 따라 눈 딱 감고 먹었습니다. 어라,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한 맛에 쫄깃한 식감까지 느무 맛나네요. 아무래도 소스의 비밀이 있는거 같은데, 끝내 안 알려주셨지만 데리야키소스가 비결인거 같았어요. 같은 소스를 사용했지만, 소스의 향이 강하지 않아 내용물 본연의 맛도 나니 좋네요.

 

 

광화문 사케 파전

닭똥집보다 압권은 바로 베이컨 부추말이였어요. 꼬치 중에 베이컨 말이 종류들이 많았지만, 부추말이가 가장 맛나더라구요. 베이컨의 느끼함을 부추가 잡아주고, 부추의 식감도 살려 주더라구요. 이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을거 같은데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살짝 느끼함이 오면 마늘구이로 입가심을 해주면 되고, 토마토 베이컨 말이는 상큼한 토마토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네요. 꼬치구이는 없어보이고 뭔가 많이 부족한 메뉴같아서 꺼려왔는데, 광화문 파전사케 이곳은 다르네요. 오뎅탕도 맛나다고 하는데, 담에는 오뎅탕까지 먹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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