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항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볼거리를 찾아 가야 하건만, 비오는 제주가 참 밉네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면 모를까, 소나기처럼 퍼붓는 비를 보니 실내에서만 있고 싶어졌습니다. 3일 동안 마실 물과 주전부리가 필요했기에, 마트에 가서 장을 봤죠. 그래도 여전히 10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네요. 잠을 못잔 우리들에게 카페인이 필요하기에, 스타벅스에서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왔네요. 그럼 밥 먹으로 이동해야겠죠. 8시쯤 도착해서, 지금까지 먹고, 먹을거 사고, 또 먹으러 가네요.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렌트카의 네비과 휴대폰의 올레네비와 티맵까지 모든 네비게이션을 총 동원해서 육우고기로 유명한 우미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제주도하면 흑돼지고기를 먹어줘야 하겠지만, 여행 전 여러 블로그들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6만원이라는 가격에 육회에 육사시미 그리고 구이모듬까지 다 먹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더불어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물에 사는 녀석을 먹지 못하는 그녀는, 고기는 또 무지 좋아한다고 하니 아니 갈 수 없겠죠. 해안도로로 돌아서 가려고 했지만, 중간에 가스도 넣어줘야 해서 네비가 알려주는 길로 바로 갑니다. 제주도가 섬이라고 작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우미정까지 가는데, 시간이 꽤 소요되니깐요.
큰 도로에서 작은 골목으로 들어와서 우회전을 하니, 우미정 간판이 보이네요. 간판 뒤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왼편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는 저 곳입니다. 좌회전해서 바로 주차하면 됩니다.
주차 후, 저보다 소중한 애니를 위해 그냥 막 찍고 뛰어 들어갑니다.
1시쯤 됐는데, 손님이 한 테이블밖에 없네요. 혹시 잘못 선택한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들어왔으니 자리에 앉아야겠죠. 주인장에게 주문을 합니다. "셋이 왔으니, 육회+생모듬+구이모듬 대로 주세요" "여성분 3이서 대는 많아요. 그냥 소로 드시고요. 부족하면 단품으로 주문하는게 더 좋아요" 아니 우리가 대를 먹겠다고 하는데, 주인장은 자꾸만 소를 먹으라고 하네요. 이렇게 착한 주문이 있을 수 있을까요? 서울에서는 3명이면 대부분 대를 주문하도록 유도하는데, 여기는 소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알아서 조절해주더군요. 그래서 40,000원인 소로 주문을 하니, 주인장이 "혹시 간이나 천엽 드시나요?"라고 물어보네요. 먹어 본적은 없지만, 주시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겠죠. 함께 달라고 하니, 주방으로 들어가시네요. 그리고 바로 탁탁탁하는 소리가 나는 걸로 봐서, 바로 육회를 만드는거 같았어요.
고기들이 나올 동안 에에컨 옆에 붙어있는 안내글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휴무와 영업시간, 원산지 표시를 해두었네요. 나름 신경을 쓴거 같아 보이는데, 이상하게 웃음이 나네요. 이걸 보니 소박한 시골 맛집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아까 들었던 의구심이 서서히 사라지더군요. 고기 원산지가 국내산이 아니라, 제주산이라고 되어 있네요. 참 주문할때, 왜 이렇게 가격이 착하냐고 물어보니, 직접 농장을 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고기 원산지를 당당하게 제주산이라고 한거 같아요. 참, 육우는 고기를 얻을 목적으로 살찌게 기르는 소를 말한다고 하네요.
늘 그렇지만, 밑반찬부터 나옵니다. 고기 집인데, 콩자반을 왜 주는지 모르지만 암튼 평범한 밑반찬입니다. 그런데 저 고추 무지 매워요. 쌈장에 찍어 먹었다가 한동안 입이 얼얼해져서 혼났거든요. 생양파처럼 보이지만, 양파 피클입니다.
깻잎과 상추 그리고 이름모를 채소쌈 녀석입니다. 깻잎의 향이 참 좋더군요.
고기 집에서 항상 주는 양파와 소금입니다. 원래는 소금+참기름=소금장인데, 개인적으로 소금만 찍어 고기를 먹기에 다시 달라고 요청했어요. 저와 같은 사람이 있는지, 테이블에 소금과 참기름이 있더군요. 접시만 새로 주셔서 소금만 덜어 담았습니다.
고기를 먹는데, 요녀석이 빠지면 서운하겠죠. 제주도에 왔으니, 이슬이와 처음이가 아닌 한라산으로 마셔봅니다. 낮술 먹고 취하면 어떻게 된다고 하지만, 뭐 어때요. 여행이잖아요. 이럴때 살짝 일탈을 해줘도 괜찮겠죠. 한잔씩 따르고 제주여행의 축배를 듭니다.
생모듬(육사시미)이 나왔습니다. 요건 그냥 소금보다는 기름장이 나을거 같아, 기름장에 찍어 입안에 살짝 넣어 줍니다. 복어 사시미처럼 너무 얇은게 살짝 흠이지만, 쫄깃한 식감이 참 좋네요. 참기름때문이겠지만, 고소한 맛까지 나더군요. 혹시 모를 기생충(?^^)은 한라산으로 녹여주면 되겠죠. 육사시미가 있다는건 그만큼 신선도가 좋다는 뜻이겠죠. 양이 적은 감이 들지만, 이제 시작이니 다 먹어봐야 알거 같네요.
바로 나온 육회입니다. 노란 노른자가 앙증맞아 보이네요. 더불어 생간과 천엽도 함께 나왔습니다. 신선도가 좋아 보여 먹어보려고 했는데 역시 자신이 없네요. 다행히 일행 중 한명이 잘 먹었습니다. 맛나다고 먹어보라고 하는데 도전정신이 약해서 포기했어요. 간은 구워서 먹으려고 해봤지만, 역시나 도전정신이 부족하네요.
노른자를 터뜨려서 육회에 비벼 먹으면 됩니다. 그런데 굳이 비비지 않고 그냥 육회만 먹어도 맛있어요. 배의 달달함과 참기름의 고소함 그리고 고기의 쫄깃한 식감이 입 안에서 합창을 하네요. 낮인데 자꾸만 한라산이 절 부르네요.
육회와 사시미가 사라질 무렵, 구이모듬이 나왔습니다. 등심, 안심, 차돌박이 그리고 알려주셨는데 기억이 안나는 부위까지, 총 4종류가 나왔습니다.
고기와 함께 구울 버섯과 양파도 함께 나왔고요.
요런 돌판에 기름덩어리로 먼저 기름칠을 한 후, 고기를 구우면 됩니다. 저 기름덩어리는 빼지 말고 계속 두라고 하더군요.
가장 먼저 등심부터 구워봅니다. 센불에서 굽다가, 어느정도 익으면 뒤집어서 살찍 익힌다면 가위질을 하면 됩니다.
저때문에 고기가 너무 익어 버렸어요. 딱 맛나게 먹을 단계가 됐을때, 사진을 찍는다고 난리치는 바람에 고기가 넘 익어 버렸거든요. 옆에서 보던 주인장이 고기가 어느 정도 익으면 불을 꺼야 좋다고 하시네요. 진작에 알려주시지. 맛난 등심이 웰던이 됐지만, 그래도 무지 맛났어요. 이렇게 먹고 나서 한 덩어리씩 구워서 먹고 다시 구워 먹기로 했어요.
이번에는 차돌박이만 올려서 후닥닥 구워 먹었습니다. 역시 차돌은 기름이 많군요. 이럴땐, 한라산으로 입가심을 하면 되겠죠.
살치살, 부채살인거 같은데, 기억이 영 안나네요. 이번에는 레어를 만들기 위해 하나만 구었습니다. 한쪽 면이 익고, 뒤집은 후 가위질을 할때 불을 끕니다. 그리고 바로 입으로 들어갑니다. 어라~ 원래 이런 맛이였군요. 어쩜 이리도 부드러운지, 육즙도 완전 그득하니 이제서야 제대로 된 고기 맛을 봤습니다. 바보같이 왜 한우만 좋아했는지, 육우도 이리 맛있는데 말이죠. 한우보다 저렴하고 맛도 좋고, 앞으로는 육우도 즐겨 먹어줘야 겠어요.
마지막으로 안심까지 다 먹었습니다. 양이 적으면 갈비탕이나 육회를 추가주문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양이 엄청 많네요. 안심을 먹을때 넘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고 했는데, 막상 구우니 먹게 되더라구요. 요렇게 먹고 40,000원이면 참 착하다고 할 수 있겠죠. 서울에서는 절대 이 가격으로 먹을 수 없을거에요. 수입산이 아니면 말이죠. 모두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푸짐하고 맛나게 자알 먹고 일어납니다.
나올때 보니, 내부를 안 찍었더군요. 바로 저 자리가 저희가 먹었던 곳이에요. 완벽하게 클리어 했죠.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이제는 숙소인 디 아일랜드블루 호텔로 체크인을 하러 갑니다. 이번에는 네비가 알려주는 방향이 아닌, 해안도로로 가기로 했어요. 우미정에서 나오면 해안도로로 빠질 수 있거든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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