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진짜 금강산도가 아니라, 두륜산도 식후경을 했다. 영암 월출산 등산(?)에 이어 해남으로 건너와 곧바로 두륜산 등산(?)하려고 하니, 몸에서 무리라는 신호를 보낸다. 배고프다고~ 새벽부터 아무 것도 못 먹었다고 배가 난리를 치는 바람에, 두륜산 케이블카를 앞에 두고 진짜로 아무 식당에 들어갔다. 별다른 검색없이, 먹고 싶은 메뉴로 찾은 곳, 전남 해남 산마루터다.
내가 정말로 해남에 올 줄은 몰랐다. 서울에서 해남은 멀고도 먼 곳이다. 그곳을 이렇게 와서 밥까지 먹었다니, 지금 생각해봐도 참 대단하다. 해남까지 왔으니, 엄청 유명한 곳을 찾아 가야하지만, 월출산 여파로 인해 아무거나 아니 밥을 먹기로 했다. 뭐니뭐니해도 밥심이 최고이니깐.
아침이라고 하기엔 늦은 시간이고, 점심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 식당 문을 열었다는게 신기할 정도다. 운이 좋았다.
이렇게 넓은 곳에 손님은 우리뿐이다.
주방 앞에 있는 돌솥. 찰밥은 12,000원, 영양밥은 10,000원이란다. 더 맛있다고 하기에, 찰밥으로 주문했다.
테이블 위에 있는 너의 정체는 뭐니? 답을 아는데, 이러고 놀고 있다. 빨리 밥을 먹어야지, 너무 배가 고픈가 보다.
역시 남도는 남도다. 반찬만 12가지. 한정식이다.
가장 맛깔난 반찬은 파김치. 요거 하나만 있어도, 한그릇 뚝딱할 거 같다.
세팅을 할때 가운데를 비워두기에, 밥솥을 놓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반찬 2개가 추가됐다. 톳나물과 검은콩조림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다 좋았다. 그리고 김은 조미김이 아니라, 그냥 김이었다면 더 좋았을 뻔 했다.
김치고등어찜과 호박전. 따끈따끈하니, 딱 좋다. 너무 배가 고팠기에, 개별 반찬 사진은 없다. 너님과 함께 먹기 바빴다.
연두부가 들어간 순한 청국장. 냄새도 맛도 좀더 진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고슬고슬 맛좋은 밥냄새가 나더니, 솥이 등장했다.
음... 디지털에 냄새를 넣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고슬고슬 뜨끈뜨근 아주 맘에 드는 찰밥이다.
먹을만큼 담은 다음에 뜨신 물을 넣어 둔다. 왜냐하면, 누구나 다 아는 누룽지로 마무리를 해야 하니깐.
열반찬 필요없다. 허기진 나에게는 밥과 국만 있으면 된다.
그래도 반찬을 그냥 둘 수는 없는 법. 밥에 파김치 그리고 고등어를 올려서 삼합으로 먹는다. 다른 반찬들도 올리고, 중간중간 청국장도 먹고, 그렇게 먹다보니, 어느새 누룽지까지 완벽하게 클리어 했다.
식(食)이 끝났으니 이제는 경(景)을 할 차례. 식당에서 두륜산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걸어서 2~3분이다. 근처에 주차장이 있기는 한데, 직원용인 거 같다. 식당 직원분이 차를 두고 가도 된다고 해서, 걸어서 갔다.
밥도 든든히 먹었으니, 두륜산아~ 멋진 풍경을 보여주렴. 그런데 하늘을 보니, 불길하다. 아 진짜~ 태어나서 해남은 처음인데, 해남아~ 진짜 너 이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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