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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계너를 왜 난 먹지 못할까???

 

 

사회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고 얼마 후 회식을 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회식메뉴 중 최고봉은 단연 삼겹살’. 지글지글 불판에서 삼겹살이 익어가고, 한잔 두잔 상사들의 술잔을 받으면서 사회생활이란 이런 거구나 하고 있었다. 속으로 회식 문화 나쁘지 않아 이러면서 말이다.

 

 

어느덧 노릇노릇하게 익은 삼겹살을 불판에서 내 앞 접시로 옮긴 후, 난 자연스럽게 삼겹살에 붙어있어 비계를 젓가락으로 발라내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말이다. 그때 들려온 상사의 말.

 

 

스테이크 먹니? 아니면 비계만 따로 모아서 나중에 한꺼번에 먹으려고?”

 

 

~~ 아 그게 아니라, 제가 비계를 먹지 못해서요(정말 못 먹었기 때문에, 난 그렇게 말했다.)

 

 

오호~ 부잣집 따님이구나!! 비계를 먹지 못하다니, 그럼 맨날 살코기만 먹었나봐

 

 

, 사태 파악을 못하고 왜 나한테 태클을 거는 걸까 하고 살짝 열 받은 상태였다. 내 옆구리를 콕 찌른 내 동기가 말대답하지 말라는 눈치를 주기 전까지 말이다. 동기와 밖으로 나온 나는

 

 

저 상사 나한테 왜 그러니? 내가 싫은거야? 왜 트집을 잡고…” (상사 앞에서 대 놓고 싫다는 말도 못했으면서, 뒤에서 담화는 참 잘했지.ㅋㅋ)

 

 

잠깐만, 너 진짜 비계 못 먹니?”

 

 

~ 어릴적부터 아빠가 비계를 떼고 고기만 주셔서, 비계를 먹은 적이 없어. 그래서 지금은 비계를 전혀 먹지 못해

 

 

아이고, 정말이야~~”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못하는 표정 같았다.  ㅡㅡ;)

 

 

근데, 그러면 안되는 거야. 왜 나한테 트집인거지

 

 

그거야니가 너무 까탈지게 구니깐 그러지. 삼겹살의 생명은 그 고소한 비계인데, 그걸 못 먹는다니. 혹시 삼겹살만 그러니?”

 

 

아니, 모든 육고기의 비계는 못 먹어. 수육, 보쌈, 족발도 비계는 못 먹고, 그런데 신기한거 닭백숙의 껍질은 못 먹는데, 치킨의 껍질은 무지 잘 먹는다. (이러고 내가 웃었다. 참 어려서 그랬던거겠지 ㅋㅋ)

 

 

끝으로 동기녀석이 한 마디 해주었다. 본인도 나와 같은 사회 초년생이면서 선배처럼 말이다.

 

 

어디 가서는 삼겹살 못 먹는다고 해라. 너 그러다 사회생활 못한다.”

 

 

 

 

 

그리고 몇 번 비슷한 일을 겪은 후에는 삼겹살을 못 먹는다고 했다. 남들 앞에서 비계를 제거하고 먹는 나를 좋게 봐주는 사람이 없다는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조금 속상하다. 난 비계를 먹지 못하는게 아닌데, 단지 그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인데. 아주 어릴 때 부터 아빠가 항상 입으로 비계를 제거하고, 살코기만 주셨다고 한다.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밥을 주는 거처럼, 아빠 옆에 앉아서 아빠가 입으로 떼고 주는 고기를 잘도 받아 먹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까지도 난 당연히 비계는 아빠에게 토스를 했다. 고기 떼기가 귀찮아 지면, 비계와 살코기 비율을 적절하게 맞추어 삼겹살을 잘라야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비계와 살코기를 따로따로 잘라서 먹었다. (왜냐고 나 때문에…^^*)

 

 

삼겹살만 그런게 아니다. 위에서 잠깐 말했듯, 보쌈, 수육, 족발 등의 돼지 고기에 이어 소고기까지 비계란 비계 종류는 다 나에게 있어서는 아빠의 몫이었다. 특히 닭백숙을 먹을 때 나오는 비계는 어쩜 그렇게 비계만 잘 발라내서 아빠를 드렸는지. 고기는 싹 빼고 비계만 아빠에게 예전부터 지금까지 아빠가 전담마크를 해준다.

 

 

그런데 회식을 할 때, 아빠와 함께 할 수는 없는 법! 그날의 좋지 않았던 추억이 몇 번 반복된 후에는 회식 메뉴를 정할 때, 육고기는 빼달라고 요청하거나, 어쩔 수 없을때에는 가장 비계가 적게 붙어 있는 고기를 선택해, 쌈을 완전 많이 비계가 씹히지 않도록, 모든 쌈 종류를 총동원해서 그렇게 먹었다. 20대에는 숨기면서 살았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 주장이 강해, 싫은건 싫다고 말하는데, 난 그걸 못했다. 속으로는 하고 싶었는데, 참는게 더 나은거라고 그렇게 배워서, 참았다. 그래서 아빠가 살짝 미워지기도 했다. 왜 나에게 이런 편식을 만들어 주셨을까? 하면서 말이다. (지가 안 먹은걸 누구에게 핑계를 대!!)

 

 

그런데 안 먹었던 거 아닌거 같다. 초등학교때인가? 한번은 오빠의 장난으로 비계만 가득 담긴 쌈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때의 그 잔혹한 기억 때문에 더더욱 비계를 멀리한게 아닌가 싶다. 얇디 얇은 상추 안에 숨어 있던 대왕 비계가 내 입안에 들어 왔을 때, 그 물컹거리는 느낌은정말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어릴적 무섭고 섬뜩한 추억이 되어 버렸다. 정말 그 식감이 너무 싫었다. 그때부터 모르고 먹게 된 비계가 입안에서 씹히게 되면, 바로 뱉어버리는 습관까지 가지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별거 아닌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편식주의자로 만드는 첫번째 계기가 될 수 있다는ㅎㅎ)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아빠의 사랑(?)이겠지. 딸내미에게 좋은 것만 주기 위한그런데 잠깐!! 정말 나에게 좋은 것만 주기 위한 거였을까??? 사람들은 삼겹살의 생명은 노릇하게 익은 비계라고 하고, 족발은 쫀득하고 젤라틴 덩어리인 비계가 최고라고 하고, 보쌈에서는 야들야들거리는 비계가 가장 맛나다고 하는데, 정말 아빠는 나에게 좋은 것만 주려고 했던 것일까? 정말~~~ ㅋㅋㅋ

 

 

이틀 후면 초복이다. 그날, 나의 그 위대한 스킬을 보여주겠어!! 아부지~ 닭 껍질만 발라내서 멋지게 토스해 드릴게요!!!!!

 

 

 

 

 

Ps…

내가 편식주의자가 되어버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계이다. 그리고 또 하나 곱창!! 곱창을 못 먹는 이유도 다음번에 하기로 하고, 나의 이 편식을 친구녀석이 이렇게 정의 내려 준 적이 있다.

 

 

, 참 대중적인 음식을 못 먹는구나!!”라고 말이다.

 

 

아닌데, 아닌데, 아닌데

 

 

더불어 완전 웃긴 편식주의자인 나!!. 왜냐고, 육고기의 비계는 전혀 먹지 못하는데, 물고기의 비계(껍질)는 완전 환장하다. 또 이기적인 편식주의자인 나!! 왜냐고, 육고기의 내장은 못 먹는데, 물고기의 내장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다. 내 입맛 왜 이런거니???

 

 

 

, 웃기고 이기적인 편식주의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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