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를 타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다. 거북목이 될까 겁나서 고개를 들어 유리창 너머를 바라보지만. 주변 상황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데 덜컹거리는 강도가 심한 맨 뒷좌석에 앉았더니, 스멀스멀 멀미가 올라온다. 스마트폰을 멈추고 유리창 밖을 바라봤다.
그때 버스는 중앙차선 거의 끝에 정차를 했고 하차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내렸다. 신호가 바뀌고 앞 버스가 이동하자, 이어서 내가 탄 버스도 출발했다. 그때였다. 어떤 한 남성이 버스를 타지 못했는지 우물쭈물한 상태로 버스를 바라보고 있다.
'극 I인가? 열어달라고 기사에게 손짓하면 될 텐데...'하고 있는데, 버스는 다시 멈췄고 앞문이 열렸다. '내성적인 사내여! 지금이 기회야 어서 타.' 혼자서 응원까지 하면서 바라보고 있는데 어라, 앞으로 와서 탈 생각은 안 하고 되려 뒷걸음질을 한다.
'아니 떠먹여 주는 상황인데 왜 저러지?'하고 있는데, 사내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꽂혀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을 따라가니, 만원 버스 안 다들 덥고 짜증 난 표정뿐인데 딱 한 사람만 웃고 있다. 세상에 그들 둘만 있는지, 서로가 서로가 바라보는 눈빛에서 사랑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아~ 버스를 타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녀를 배웅하려는 거였구나. 이윽고 녹색불로 바꿨고, 남자는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버스 안에 있던 여자의 시선은 남자에게 향했고, 혹시라도 뒤돌아보면 손인사라고 하려고 했는지 손을 들었지만, 남자는 무선이어폰을 착용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멀미를 하지 않고 게임 삼매경에 빠졌더라면 놓쳤을 거다. 맨 뒷좌석에 앉았고 넓어진 시야로 인해 한 편의 짧은 사랑 영화를 감상했다. 폭염이 계속되었던 8월의 어느 날, 죽어있던 사랑 세포가 기지개를 켰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찌는 듯한 더위에 다시 깊은 숙면에 빠졋다.
ps... 그나저나 챗gpt에게 제대로 전달을 못했나? 아니다. 분명 버스전용차선이 있는 정류장이라고 했는데, 이미지 속 남성은 차로에 서있다. 아무리 사랑이 먼저라고 하지만, 실제로 저렇게 했다면 위험한 상황에 벌금까지 내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서 완성본인 줄 알았는데, 차선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다시 그려달라고 할까? 그러기에는 느무 귀찮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은 다시 보게 된다고 해도 못 알아보겠지만 둘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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