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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힘들지, 먹다보면, 마시다보면 조금씩 늘어난다. 술이 그랬고, 굴(석화)이 그랬다. 그런데 커피는 아무리 마셔도 안된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을 하니 믹스커피 한잔 정도는 마실 수 있게 됐다. 단 오후 3시를 넘기면 안된다. 그러면 그날밤, 숙면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알콜이 몸 속에 촉촉히 스며들었을때는 괜찮다. 카페인보다는 알콜이 더 강해서 그런 듯 싶다.


별다방 커피가 좋다, 콩다방 커피가 좋다면서 선호하는 커피브랜드가 있던데, 나에게 모든 커피는 그냥 쓰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쓴맛이 느껴지지 않는 달달한 믹스커피다. 차라리 믹스커피를 주지, 요런 커피는 참 부담스럽다. 준다는데 안 받을수 없고, 그렇다고 다시 누군가에게 줄 수도 없고, 또 버릴 수도 없으니, 이거 참 난감하다.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방법을 찾았다. 



탐앤탐스 액상커피 블랙, 액상이라 물이나 우유에 바로 부어 마시면 된단다. 원래는 커피를 즐겨마시는 후배에게 주려고 했는데, 찬 우유에 바로 넣어서 마셔도 된다고 해서, 후배와의 약속을 미루고 마트부터 갔다. '미안하다~ 너에게는 다른 걸 줄게.' 고 카페인 함유라고 하니, 무조건 오전에 마셔야겠다. 저녁에 이거 하나 원샷했다가는 하루 아니 3일간 잠을 포기해야 할 거 같다. 



미디엄 로스팅으로 볶은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브라질의 원두가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어 마일드한 풍미가 매력적인 탐앤탐스 하우스 블렌드란다. 음~ 그렇구나. 그런데 그냥 쓴맛만 날 거 같다.



6개가 한세트다.



커피맛 1도 모르는 나에게 또 들어온 캡슐커피 선물. 머신이 없으니, 누군가에게 주려고 했다. 그런데 용기 측면에 유통기한이 나와 있었는데, 그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주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으니 어떡하지??



혹시 액상커피가 아닐까 싶어, 안을 확인해보니 가루커피다. 필터용지라도 있으면, 멋지게 드립커피를 만들어 볼텐데, 커피관련 용품을 커피잔밖에 없다. 버리기로 마음을 굳히고 쓰레기통을 찾고 있는데, 방 안 가득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의 향. 아하~ 이거 어쩌면...



모든 캡슐커피를 다 모아모아서, 방향제로 만들었다. 가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찌꺼기를 갖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한번 사용해서 그런지 향이 약했다. 허나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보송보송한 커피가루라 그런지, 향이 엄청 강하다. 저 상태로 두었다가 실수로 엎을 수 있기에, 옷장 속에서 잠자고 있던 스타킹으로 입구를 막았다. 버리면 그냥 쓰레기였을텐데, 나름 친환경주의자답게 잘 사용한 거 같다. 향이 다 사라지면, 거름으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다시 돌아와서, 액상커피는 방향제로 사용하지 못하니 결국 마셔야 한다. 커피가 1이라면 우유는 10정도 될까? 커피우유가 아니라 우유커피라고 해야 할 거 같다.



오호~ 에스프레소보다 더 진한 거 같다. 저걸 그냥 마신다면, 커피가 아니다. 사약이다.



이건 커피를 마시는건지, 우유를 마시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암튼 커피맛 나는 우유를 만들었다.



흔들면 잔여물이 남지 않는다고 했던 거 같은데,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여기에 우유를 넣어서 커피와 잘 섞이게 흔들어준 후(4번 정도 반복해야 잔여물이 사라진다^^) 뒤에 있는 커다란 머그잔에 부었다.



시중에서 파는 커피우유보다 백만배 더 맛나다. 기존 커피우유는 너무 달기만 해서 싫었는데, 적당해서 좋았다. 커피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개인적으로 흰우유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요렇게 마시니 두루두루 다 좋았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배가 너무 부르다. 커피는 식사 후에 가볍게 마시는게 좋은데, 요건 많이 과하다. 그럼에도 좋은 점이 더 많다. 1,000ml 흰우유를 이틀만에 마신 적이 거의 없었던 거 같은데, 드디어 성공을 했다. 


우유를 마시면 소화가 안됐는데, 요렇게 마시니 복통도 없고, 다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갈 필요도 없으니, 나름 괜찮은 거 같다. 더불어 밤에 잠도 잘 잔다. 우유커피가 성공을 했으니, 투게더 아이스크림 한통으로 비엔나커피에 도전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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