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도 먹고 싶고, 메밀국수도 먹고 싶은데, 혼자서 다 먹을 수 없기에, 일행이 있을때 와야지 했던 곳이다. 그런데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양념반, 후라이드반처럼 완당반, 메밀국수반으로 구성된 메뉴가 나왔다. 여기서 공깃밥까지, 무슨 생각이 필요할까 들어가자. 부산에 갔을때 먹지 못하고, 매번 서울에서만 먹는 부산의 명물 18번 완당이다.
늘 여기 서서 고민을 한다. 완당과 메밀국수 중 무엇을 먹을까? 결론은 다 먹고 싶은데, 하나만 선택하자니 너무 힘들다. 결정을 내리기 힘들때에는 포기하는게 속편하다. 고로 포기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입간판에 보이는 반반. 어라~ 이런 메뉴가 없었는데...
내부 모습은 일년 전 그때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있다면, 둥글레차가 추가 됐다는 거 정도.
추운 겨울이 왔으니, 따뜻한 둥굴레차가 생겼나 보다. 향은 둥글레가 맞는데, 색깔이 넘 옅다. 설마 저만한 통에 둥글레차 티백을 하나만 넣지는 않았겠지. 그래도 정수기 물보다는 백만배 낫다.
내부가 넓고, 혼밥하는 분들이 많아서, 12시 땡 점심시간에 가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혼밥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지, 혼자 왔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어차피 혼자인지, 아닌지는 주문할때 알 수 있으니, 들어오자마자 몇명이냐고 물어보는 건 그만했으면 좋겠다. 물론 바쁜 시간에 혼자서 4인 테이블을 차지하면서, 혼밥을 할 자신이 없으니, 그만 물어봐주시길...
테이블에 있는 김치와 단무지는 먹을만큼 덜어서 담으면 된다. 간장과 고추로 맹든 가루와 후추는 기호에 따라 완당에 추가하면 된다. 수저와 냅킨은 테이블 위에는 없고, 테이블 옆에 있다.
입간판에 있던 메뉴는 바로, 완당반, 메밀반 그리고 공깃밥 세트다. 7,500으로 가격도 그리 나쁘지 않다. 어차피 만두까지 먹을 자신은 없으니, 이제는 완당과 메밀국수 사이에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아하~ 그렇구나. 작년에는 18번 완당이라는 가게명이 그리 이상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살짝 다르게 다가온다. (주어생략) 18년 법칙과 18번 완당, 다른거겠지.
주문하고, 사진 몇장 찍고 둥글레차를 담아서 자리에 오니, 벌써 나와 있다. 패스트푸드는 아니지만, 나오는 속도는 겁나 빠르다.
완당과 메밀국수가 반반으로 들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작년에 먹었던 완당과 비교하니 뭔가 다르다.
왼쪽이 2015년 완당. 오른쪽이 2016년 완당. 틀린그림 찾기의 정답은 고명이었다.
어라~ 한 공기도 아니고, 반 공기도 아니고, 밥 인심은 후하지 않은 거 같다. 그러나 메뉴판에 공깃밥은 원하면 무료로 준다고 했으니, 추가로 더 달라고 하면 줄 거 같다.
메밀국수 부분.
완당처럼 굳이 씹을 필요없이 후루룩 넘어가는 메밀국수다.
완당부분. 완당과 메밀국수의 비율은 정확히 반반이 아니라, 완당이 더 많다. 아무래도 주인공은 완당이니깐.
얇디 얇은 반죽으로 인해 젓가락보다는 숟가락으로 먹어야 좋다. 살짝 밍밍하지만, 옅은 국물과 함께 후루룩 부담이 없다. 작년에 처음 먹었을때, 밍밍하고 순하디 순해서 별루였다고 했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다. 하지만 그 밍밍함과 순함으로 인해, 체끼가 있어도 충분히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원래는 죽을 먹어야 하는데, 죽을 너무 싫어한 나머지 그나마 죽처럼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서 선택을 했다.
완당은 아주 작은 만두.
순하게 먹어야 속도 편하고 좋을텐데, 너무 밍밍하다. 속이 아프지 않을만큼, 후추를 조금만 추가했다.
딱 알맞게 익은 김치를 올려서 후루룩~ 메밀과 완당에 부족한 식감을 숙주와 김치가 대신해준다.
음식물 쓰레기 제로를 위해 밥 투하.
체한 사람이 맞나 싶을만큼 자알~ 먹고 있는 중이다.
밥알 한톨 남김없이, 음식물 쓰레기 제로에 성공했다.
맵고 강한 자극적인 음식이 더 끌리는 법이지만, 가끔은 밍밍하고 순한 음식이 끌릴때도 있다. 완당을 먹을까? 메밀국수를 먹을까? 이제는 고민하지 말고, 반반으로 먹어야겠다. 공깃밥까지 함께 나오니, 밥까지 야무지게 다 챙겨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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