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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동네에 갔는데 배가 고프다면, 기사식당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더불어 기사식당은 혼밥에 최적화된 곳이다. 몇 명이 왔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4인 테이블에 혼자 앉아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신정동에 있는 동원기사 식당은 1인분 돌솥밥을 주는 곳이다. 이게 바로 7,000원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기사 식당답게 주차 중인 택시가 참 많다. 기사식당이라서, 기사분들만 가는 곳은 아니다. 혼밥하기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니, 과감히 들어갔다.



4인 테이블로 되어 있는 곳이지만, 대부분 혼자서 식사하는 분들이 많다. 일반 테이블은 자리가 없기에, 귀찮지만 신발을 벗고 좌식 테이블에 앉았다.



작년에 돈 내고 사 먹는 이웃 블로거님이 소개했을때는 모든 메뉴가 6,500원이었다. 일년만에 500원이 올랐지만, 다른 곳에 비한다면 대폭 인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징어볶음을 주문했는데 원산지 표시가 안되어 있다. 그렇다면, 수입산?



혼밥하기 딱 좋게 나온다. 엄청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사식당답게 깔끔하고, 단출하지만 국에 찌개에 따끈한 돌솥밥까지 있을 건 다 있다.



된장국은 셀프다. 직접 가지러 가려고 했는데, 아직 바쁘지 않다면서 이모님이 가져다 주셨다. 구운 김에 오징어 젓갈, 콩나물무침 그리고 배추김치. 딱 집밥 스타일이다. 



보글보글 익어가는 중.



여기서 국물이 반으로 줄고, 딱딱했던 양배추가 어느정도 물컹해지면, 그때 먹으면 된다. 



1인 돌솥밥인데, 생각보다 양이 많다. 든든한 밥 한끼 제대로 먹으라는 주인장의 따스한 마음씨인 거 같다.



따끈한 밥 한공기와 오징어 볶음만 있으면 굳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을 거 같다. 아직 돌솥에 온기가 남아 있을때, 찬물을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돌솥의 생명인 누룽지는 절대 포기할 수 없으니깐.



따끈한 밥에 스햄이 아니라, 오징어 볶음. 양배추의 달달함과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 뭐가 더 필요할까 싶다.



그래도 밑반찬이 있으니, 아니 먹을 수 없는 법. 대충 비빈 후에 김에 싸서 먹는다. 여기에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까지 넣어서 비벼도 좋다. 



맞은편 기사님을 보니, 냄비에 밥을 넣어서 볶아 먹던데, 나는 덮밥 형태로 밥에 올려서 먹었다. 누룽지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둬야 하는데, 따끈한 돌솥밥을 먹다보니 용량 초과다.



안되겠다. 인간에게는 디저트 배가 따로 있다고 하니, 누룽지는 디저트야, 디저트라고 주문을 외우고 먹기 시작했다. 남겨둔 오징어 젓갈을 올려서 먹고 또 먹다보니, 엄청난 포만감이 느껴진다. 그래도 좋다. 이게 바로 7,000원의 행복이니깐.


기사님들이 주로 오는 곳인 관계로 간이 강하지 않고, 조미료도 거의 없는 듯 싶다. 따끈한 돌솥밥이 주는 든든함에, 엄청나게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집밥을 먹은 듯한 만족감이 드는 곳이다. 혼자서도 당당히 먹을 수 있는 곳이지만, 기사님들이 많이 오는 시간대는 피하고 가는게 어떨까 싶다. 조금 일찍 가거나, 아니면 조금 늦게 가거나. 메뉴판에 노란 표시로 되어 있는 돼지불백과 갈치조림, 고등어 조림이 주력 메뉴인 거 같은데, 다음에는 가을이 제철인 고등어 조림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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