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은 딱 추어탕인데, 짱뚱어탕이다. 갯벌에서 산다는 짱뚱어, 예전에는 겁나 많았다고 하는데 간척사업으로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목포에 왔으니, 향토음식을 먹어야 하는법. 살짝 두렵긴 하지만, 도전!! 전남 목포 갯뻘마을이다.
밑반찬이 많이 나오는 백반과 짱뚱어탕 중 선택을 해야만 했다. 무난하게 백반을 선택해야 하지만, 목포까지 왔으니 과감하게 짱뚱어탕으로...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짱뚱어를 “빛깔은 검고 눈이 튀어나와 물에서 잘 헤엄치지 못한다. 즐겨 흙탕물 위에서 잘 뛰어 놀며 물을 스쳐 간다.”라고 기록하면서 눈이 튀어나온 모양을 두고 철목어(凸目魚)라 하였다.
짱뚱어는 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인 조간대(潮間帶)에 서식한다. 간조 때에는 뻘을 기어 다니면서 먹이를 먹고, 만조 때에는 굴을 파고 숨는다. 공기 호흡에 의하여 육지와 바다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영암군에서는 너른 갯벌에 살고 있는 짱뚱어를 탕으로 끓이거나 구이, 회 등으로 요리하여 먹는다. 영산강 하굿둑이 생긴 이후 영암에서 짱뚱어가 거의 잡히지 않지만, 인근 신안, 해남 등지에서 잡히는 짱뚱어로 지금도 요리를 해 먹고 있다.
짱뚱어는 해양 오염 지표 종으로 이용될 만큼 청정 갯벌에서만 사는데, 주변 소음에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주로 홀치기 낚시로 잡는다. 또한 힘이 세고, 잡은 후에도 쉽게 죽지 않는 강한 생명력 때문에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이용되어 왔다. 주로 여름철에 먹는데, 제철에 나는 채소 등과 함께 끓여 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디지털영암문화대전)】
내부는 이렇다. 맞은편에 방도 있다. 단 신발을 벗어야 하면, 양반다리를 해야만 한다.
짱뚱어 전문점답게 탕에, 사시미에, 전골에 튀김까지 다양하다. 어라~ 추어탕도 있네. 아마도 못먹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든 메뉴인 듯 싶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시골된장을 쓴단다. 더불어 짱뚱어를 직접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입구에 짱뚱어를 전시(?)했구나. 원산지가 올 국내산이다. 쌀은 무안직거래, 배추는 직접 재배를 한단다. 서울에서 보기 힘든 원산지 표시다.
짱뚱어탕을 주문하면 이렇게 나온다.
양파김치가 너무 익었는지 아삭함이 사라졌다. 목포는 식당마다 동일하게 나오는 밑반찬이 있다. 바로 속젓(갈치속젓같은데, 아닐 수도 있으니). 늘 도전을 하지만, 너란 속젓은 나에게 어렵다. 속젓과 양파김치 사이에 있는 장아찌, 처음에는 깻잎장아찌인 줄 알았다. 얼마나 삭혔으면 이리도 깻잎향이 안날까 했는데, 함께 식사를 했던 분이 뽕잎이란다. 새순으로 만들어서 이렇게 부드럽단다. 아하 그렇구나~
서비스로 나온 추어튀김. 혹시 짱뚱어튀김일까 했는데...
비주얼은 그냥 딱 추어탕인데, 짱뚱어탕(9,000원)이다.
살과 뼈를 다 갈아서 만들었다고 하더니, 짱뚱어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걸쭉한 국물 속에 보이지는 않지만, 짱뚱어 몇마리가 들어 있겠지. 그나마 우거지가 있어서 다행이다. 짱뚱어는 낯설지만, 우거지는 좋아하니까.
추어탕에는 산초가루를 넣어서 먹는데, 여기는 산초가루가 없다. 혹시 비린맛이 나거나 흙맛이 나면 어쩌나, 국물 맛을 보기 전까지 엄청 걱정을 했다. 하지만 네버~ 전혀~~ 역한 맛은 전혀 없고, 겁나 구수하다. 추어탕이 얕은 개울이라면, 짱뚱어탕은 깊은 계곡이다.
짱뚱어를 보고 두려웠던 맘이, 낯설었던 맘이 스르륵 사라져버렸다. 국물이 진국인 관계로, 역시나 남김없이 완탕을 했다.
만약에 간척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추어탕보다 짱뚱어탕이 더 대중화가 되지 않았을까? 짱뚱어탕의 구수하고 깊은 맛을, 추어탕이 따라올 수 없으니 말이다. 큰일났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추어탕을 먹는데, 이제는 못 먹을 거 같다. 그런데 짱뚱어 사시미는 과연 어떤 맛일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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