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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눈이 내린 듯, 하애졌어~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한지 1년하고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500개 정도 포스팅을 했고, 매일 천명이 넘는 분들이 찾아주고 있다. 뭐 아직은 그냥 그런 블로거이지만, 그래도 가끔씩 다음 투데이 블로그에도 나오고 그럴때마다 인기인이 된 거처럼 좋아하는 그냥 평범한 블로거다.

 

초창기보다는 확실히 방문자도 많아졌고, 더불어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잘 봤다, 재미나다, 맛나 보인다, 나도 가고 싶다 등등 주로 긍정적이고 좋은 댓글이 많은 편이다. 반대로 오타를 잡아주거나, 내용상 잘못된 부분을 알려주는 정말 고마운 분들도 있다. 댓글을 볼때마다, 힘이 되고 살(?^^)이 되고 있지만, 가끔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을까'하면서 힘이 쭉 빠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악플을 만났을 때다. 블로그 초기에 악플은 주로 광고성 댓글이라서 신고를 하거나 삭제를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악의적인 댓글을 종종 만났다. 처음에는 티스토리 회원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글을 본 지인들이 댓글을 달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다 달 수 있도록 변경을 했다. 대신 본 내용과 상관없는 광고성 글을 잡고자, 관리자 승인 후 출력부분을 체크했다.

 

모든 사용자가 댓글을 달 수 있게 되니, 확실히 댓글 수가 증가했다. 정보와 관련된 글에는 주로 감사인사 댓글이, 잘못된 내용을 고쳐달라는 귀한 댓글까지, 남겨주는 분들이 너무 고마웠다. 이런 고마운 댓글과 함께 악플도 시작됐다. 내용과 상관없는 그냥 원색적인 악플이라, 금지어와 ip 차단 등 스팸설정을 했었다.

 

그렇게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내용과 상관있는 악플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영화 리뷰를 쓰면서, 나는 참 좋게 봤다라고 하면 뭐가 좋아, 하나도 재미없어, 뻥치시네와 같은 악플이 달렸다. 내가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그냥 내가 본 내 느낌을 작성한 거 뿐인데, 굳이 악플까지 달 필요가 있을까 하면서도, 혹시 내가 올린 글을 보고 영화를 봤다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블로그가 하기 싫을만큼 엄청난 충격적인 악플을 받고야 말았다. 음식 리뷰였는데, 친절하게도 2번이나 댓글을 남겼다. 첫 댓글은 넌 맛있게 먹었는지 모르지만, 난 완전 맛없게 먹었다(내용을 순화시켜서 올렸습니다) 였다. 그리고 곧이어 나온 댓글 '여기 댓글을 관리하시는 군요'란다. 아니 내가 국정원도 아니고, 무슨 댓글관리를... 한참을 보고 또 봤다.

 

하긴, 광고성 댓글이나 원색적인 욕 댓글은 삭제하고 있으니, 이것도 관리라면 관리겠지. 그러나 내가 느낀 뉘앙스는 이게 아니다. 좋은 댓글로만 관리를 한다는 의미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고, 좋은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에게 고마울 따름인데, 댓글 관리라니 좀 억울하다.

 

티스토리 회원의 댓글을 받으면 답변을 달고, 나도 그분의 블로그에 가서 댓글을 담긴다. 댓글은 블로그에서 친분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혀 몰랐던 정보도 알고, 관심이 없던 분야에 대한 정보도 쌓고 있는데, 관리라니... 내가 이런 악플을 만나기 위해서 그동안 사진 찍고, 후보정하고, 관련 정보 서치하고, 글 작성까지 하루에 짧게는 한시간, 길게는 5시간을 투자했나 싶다.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니,

친구1 "그만큼 니 블로그가 인기가 있다는 거야. 자랑으로 들린다 야~"

친구2 "별거 아니니깐, 그냥 무시해버려. 그런거에 신경쓰기 시작하면 힘들어진다."

 

진짜 그런걸까? 내 블로그가 좀 알려져서 그런걸까? 그냥 무시하면 되는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걸까? 친구 말대로 과감하게 무시하고 싶다. 그런데 잘 안된다. 앞으로 더 많은 악플들을 만날텐데, 그때마다 이렇게 괴로워하면 안되지만, 그래도 적응이 너무 안된다.

 

악플들은 현재 미승인 상태로 있다. 그냥 확 지워버리고 싶지만, 이것도 신경써서 남긴 댓글이기에 삭제를 못하겠다. 남들이 보면 이건 악플도 아니야라고 하겠지만, 솔직히 힘이 쫙 빠진다. 오죽했으면, 밤새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꿨을까? 점점 내공이 쌓이면 좀 나아질 수 있을거 같은데, 아직은 견디디 참 힘들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완전히 주관적인 블로그라는 사실을 모든 글마다 남길까? 그럼 악플이 좀 줄여질려나~ 머리가 너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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