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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작가 중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우라사와 나오키"라고 말합니다. 충격적인 소재의 몬스터를 시작으로, 아이들 장난이 장난이 아님을 알려준 20세기 소년, 무거운 주제만 다루는 작가라 생각했는데, 테니스의 해피와 유도의 야와라까지 한동안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극심한 편식에 시달렸던 때가 있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를 처음 만났던 작품이 바로 몬스터였습니다. 몬스터라는 책 제목만 보고 골랐는데, 어쩜 이런 스토리가 있을 수 있는지. 읽는 내내 심장을 조이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누가 봐도 천사인 그가 악마였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만화라고 그저 가볍게만 봤는데 대하드라마 같은 스토리 라인에 완전 깜놀했었죠. 선과 악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됐고, 그저 의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인데 몬스터로 변한 아이를 끝까지 추적하는 그(덴마). 살인 누명까지 쓰게 되지만, 몬스터를 잡겠다는 그의 집념이 참 대단했었죠. 쌍둥이 요한과 안나 그리고 뇌 전문의 덴마. 그리고 왜 몬스터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밝혀지면서 알게된 놀라운 사실까지, 정말 걸작입니다. 얼마 전 올레TV로 몬스터를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봤는데, 역시 보고 또 봐도 대단한 작품임은 틀림없는거 같습니다.

 

그냥 어린아이들 장난이, 현실이 되는 20세기 소년. 좀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우라사와 나오키입니다.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요? 한권 한권 나올때마다 예약까지 하면서 기다리게 만들었던 만화입니다. 영화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영화는 못 봤네요.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어요.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는지 모르지만요. 7~80년대 향수와 함께 진짜 친구가 누구인지 보는내내 나도 모르게 추리를 하게 만들었던 20세기 소년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무거운 주제만 한다고요. 아니요. 위트있고 재미난 만화도 할 줄 아는 진정한 작가죠. 유도를 소재로 한 야와라. 스스로 원해서라기 보다는 늘 누구를 위해서 유도를 하는 야와라, 그러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유도임을 알게 됩니다. 사랑도 하고 싶고, 평범한 여자로 살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는 천재성으로 인해 진정한 유도선수로 거듭나는 그녀 야와라. 왜? 천재들은 자신의 재능을 알지 못하는 건지.ㅎㅎㅎ 유도선수로 만들기 위해 음모까지 꾸미는 할아버지의 노력이 웃펐습니다. 야와라와 비슷한 스포츠 만화인 테니스를 소재로 한 해피까지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은 그의 이름만으로도 대단한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의 최신작인 빌리 배트, '세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두루마리를 중심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절묘하게 오가는 세계가 그려진다. 만화와 현실의 조합이라는 신선한 발상으로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고 긴장감 넘치게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다'는 책소개를 보니 왠지 20세기 소년과 느낌이 비슷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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