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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처음 알게 된 꽃무릇.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정읍 내장사에 가야 꽃무릇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작년에는 못 갔으니, 올해는 세곳 중 한곳은 꼭 가보려고 했는데, 올해도 작년처럼 서울에서 꽃무릇을 만날 수 있는 길상사로 향했다. 

 

길상사의 4계절을 담아보려고 했던 나의 다짐은, 여름 연꽃을 담지 못해 실패했다. 그래도 가을의 시작 꽃무릇은 꼭 담고 싶다. 작년에는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지기 시작하는 꽃무릇을 만났다.

올해는 늦지 않기 위해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촬영날짜는 13일, 아마도 15일부터 절정인 듯 싶은데, 명절 연휴에는 올 수 없을 거 같아, 미리 댕겨왔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심호흡 한번 하고 들어갔다.

 

와~ 와~~ 와~~~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는다. 1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너 참 예쁘구나!!

 

햇빛에 반짝반짝, 꽃무릇이 빛나고 있어요~

 

꽃이 져야 잎이 나오는 꽃무릇. 둘은 영원히 만날 수 없기에, 꽃말 역시 참 슬프다. "이룰 수 없는 사랑" 

 

한동안 심했던 미세먼지가 사라지니, 파란 하늘이 짠하고 나타났다. 길상사는 대웅전이 없다. 대신 극락전이 대웅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른 가을이라서 그런가, 코스모스가 별로 없다.

 

법정스님 진영을 모시고 스님 저서 및 유품이 전시되어 있는 진영각으로 가는 길. 길상사에서 꽃무릇이 많은 두번째 장소이기도 하다.

 

작은 보라색 꽃과 꽃무릇 콜라보.

 

주변에 나무가 많아 늘 그늘져 있는 곳이라 그런지, 피지 못한 꽃무릇이 많이 있다. 작년에는 지기 시작하는 녀석들을 만났는데, 올해는 막 피기 시작하는 녀석들을 만났다. 여러개 작은 꽃잎이 나오더니...

 

꽃잎 끝에서 아주 작은 침(더듬이?)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완전한 모습으로 꽃이 핀다. 봐도 봐도 참 신기하다.

 

진영각. 여기를 올때마다 무소유를 생각하지만, 언제나 소유하고픈 마음만 강해진다.

 

법정 스님이 계신 곳에도 꽃무릇이 있다. 아주 잠깐 있었는데, 여기서 엄청난 피를 나눠줬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때 손을 흔들면 안된다. 늘 하던대로, 움직임 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손등과 팔에 모기의 흔적이 많이 생겼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점이었는데, 지금은 누군한테 맞은 거 처럼 엄청 부었다.

산모기가 무섭다고 하더니, 와 진짜 대단하다. 혹여~ 꽃무릇 보러 길상사에 간다면, 긴팔과 긴바지 그리고 장갑은 필수다. 모르고 갔다가, 손등에, 팔에, 발목까지 영광스러운(?) 훈장을 달고 있는 중이다. 

 

간지럽고 아프지만, 너(꽃무릇)땜에 참는다.

 

작은 돌탑 옆 꽃무릇.jpg

 

스님과 꽃무릇.jpg

 

담장 옆에도 꽃무릇. 길상사 꽃무릇은 군락을 이룰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경내를 걷다보면 곳곳에 피어 있는 꽃무릇을 만날 수 있다.

 

빨간색 보색은 초록색. 이렇게 쨍한 꽃무릇은 처음인 듯 싶다.

 

길상사 범종각. 늦가을에 다시 온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겠지.

 

잠시 쉬면서 하늘도 보고, 경내도 보고, 모기의 흔적도 다시 살펴봤다.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는 곳인데, 일찍 온 탓에 볼 수 없었다.

 

연꽃은 가고, 꽃무릇이 왔다. 8월에 와야 했는데, 아쉽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꽃, 꽃무릇. 추석 명절 전날은 녀석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무조건 길상사로 떠나야겠다. 앞으로 나의 추석은 꽃무릇부터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추석 명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기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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