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은 한 편의 동화이자, 판타지 무비다. 우리나라와 다른 미국식 인턴제도 그리고 내가 만든 회사에 CEO를 영입한다는 내용은 먼나라 이야기같다. 우리나라라면 절대 놓치지 않고, 자손대대로 물려줄텐데 말이다. 그냥 영화로만 보면 재미있다. 말이 필요없는 최강 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눈물까지 사랑스런 앤 해서웨이, 이 둘의 만남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현실에 대입하지 않기!! 동화같은 영화, 인턴(The Intern)이다.
(출처 - 다음영화)
어릴적 읽었던 동화의 마지막은 항상 이렇게 끝이났다.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영화 인턴은 시작부터 이건 동화구나 라고 느끼게 만든다. 주인공이 왕자, 공주가 아닐뿐, 영화는 그림이 예쁜 동화책이다.
영화 줄거리는 간단하다. 누가봐도 CEO로 보이는 70세 할아버지 로버트 드니로는 인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어리버리 비서였던 앤 해서웨이는 이번에도 비서, 아니다. 이번에는 엄청난 성공신화를 이룬 CEO가 됐다. 어린 사장과 나이 든 인턴의 만남. 줄리(앤 해서웨이)는 벤(로버트 드 니로)이 부담스럽다. 다른 부서로 보내고 싶지만, 그 일도 쉽지 않아 그를 투명인간처럼 대한다. 그러나 벤은 항상 줄리 주변에 있고, 그녀보다 먼저 퇴근도 하지 않고, 그녀가 자신에게 업무는 주는 순간을 기다리면서 묵묵히 그녀를 지켜본다.
줄리에게 벤은 투명인간이지만, 다른 직원들에게 벤은 고민 상담을 해주는 진정한 멘토다. 그런데 줄리에게 난처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짠하고 벤이 완벽하게 해결해 주면서, 둘은 나이와 직급을 떠난 진정한 동료가 되어간다. 그리고 결론은 그녀는 CEO, 그는 인턴으로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늙고 힘 없고 2G폰에 페이스북을 모르지만, 그에게는 살아온 인생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남은 여생 그냥 편히 살아도 되지만, 아직 그는 배가 고프다. 의류 쇼핑몰에서 시니어 인턴을 뽑는다고 한다. 자기 소개를 동영상으로 직접 찍어서, 유투브에 올려야 하지만, 괜찮다. 시간은 더 걸릴테지만, 도전 정신이 있기에 그는 해냈고, 그리고 당당히 인턴이 됐다.
"마지막 질문,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는 거에요.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 나이 70인데..."
"음... 없던 질문으로 하죠."
왜 면접관들은 10년 후 내 모습이 궁금할까? 그때까지 이 회사에 내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판에 박힌 질문을 하는구나.
2~30대 직원들 사이에서 당당한 70세 벤. 복장 자율화라고 하는데도 늘 깔끔한 슈트에 매일 면도를 한다. 같이 입사한 인턴 동료는 최첨담 디지털 장비로 책상을 꾸민다. 그러나 벤은 볼펜, 계산기, 수첩 등 아날로그 장비뿐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오랜 인생경험과 사회생활 노하우가 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페이스북을 시작하고, 스마트폰으로 기변도 한다. 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먼저 상사가 원하는 업무를 해나간다.
성공신화의 주인공 줄리(앤 해서웨이), 그녀는 너무 바쁘다. 투자자들의 권유와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만들기 위해 그녀는 전문 CEO를 채용하기로 한다. 자신이 만든 회사를 잘 운영할 수 있는지 직접 만나지만, 하나같이 맘에 드는 인간이 없다.
영화를 보면서, 설마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건 아니겠지. 설마, 인턴으로 왔다가 CEO가 되는건 아니겠지. 설마 이게 맞다면, 에이, 정말 이런 뻔한 결말은 아닐거야. 이런 생각으로 인해,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어느 순간부터 미스테리 영화로 변해버렸다. 엔딩 타이틀이 올라올때까지, 조마조마 했다. 정말 내가 생각한 그 결말로 끝이 날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엄청 긴장하면서 봤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혼자서 미스테리 영화를 본 듯한, 괜한 착각만 해버렸다.
영화 초반은 줄리와 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웃음 짓게 했는데, 중반부터 영화 스토리가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틀어저 버렸다. 전업주부인 남편이 나오는 순간부터, 영화는 CEO와 인턴의 이야기가 아니라, 불안한 가정를 지키고자 하는 여자와 그녀의 아픔을 들어주고 힘을 보태주는 키다리 아저씨로 변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재미 있다. 치킨 할아버지가 생각나는 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이 좋았고, 사랑스런 앤 해서웨이가 나왔으니 말이다. 어쩜 옷을 그리도 잘 입던지, 영화 속 그녀가 입은 옷들은 아마도 완판되었을거 같다. 2시간의 동화이야기는 모두다 행복하다는 결말로 끝이 난다.
전문 마사지 관리사까지 있는 회사. 팀웍을 위해 한층에 모든 직원이 다 있는 회사. 앤 해서웨이가 CEO인 회사, 사장이 직접 고객 전화를 받는 회사. 포장 하나까지 고객을 생각해서 꼼꼼하게 관리하는 회사. 좋은 일이 있으면 골든벨을 울리고 같이 축하해주는 회사. 나이가 많던 적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회사. 모든 직원이 맥 컴퓨터를 쓰는 회사. 그러나 현실은 임금피크제, 열정페이,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동법 개악이다.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고 봐야만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영화, 인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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