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먹지 못하는 마케팅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해태 허니버터칩. 드디어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이 귀한 분은 오늘에서야 만나보다니, 정말 영광이 아닐 수 없다. 포기했었다.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맘을 비웠는데, 그런데 이렇게 내 손안에 오다니, 아싸~~
이웃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편의점을 가르키더니, "저기는 항상 허니버터칩이 있다."
"뭐시라." 놀라움, 당황함, 기쁨,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과자가 진열된 곳에 그분은 없다. 있다고 하더니, 뻥이구나 하면서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알바생에게 조용히 물어봤다. "저기요, 여기 허니버터칩 있나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계산대 밑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바로 허니버터칩이다. "딱 하나 있네요." 스타라서 극진히 모셨나보다. 무슨 마약(?) 접선하는 것도 아니고, 몰래 숨겨둬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아니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안했다면, 여전히 못 먹었을테니깐.
"당장 주세요." 그렇게 내 손안에 허니버터칩이 들어왔다.
생감자 100%란다. 그럼요. 그럼요. 좋은 재료를 써야겠죠. 1,500원짜리이니깐요. 여기에 달콤~한 벌꿀까지 들어갔다. 그래서 허.니.버.터.칩.이다.
뒷면도 참 예쁘구나. 그런데 저 이미지처럼 저렇게 많은 벌꿀이 들어갔을까? 뭐 들어갔다고 생각하자. 아직까지 먹지 않았기에, 무조건 극찬이다.
허니버터에서 버터는 12시간의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프랑스산 고메버터란다. 잘 모르지만, 좋은 거라고 생각하자. 왜냐하면 엄청 어렵게 만났으니깐.
원재료명과 함량을 보니, 감자는 호주산, 천연향신료는 파슬리 후레이크, 국내산 아카시아 꿀은 0.01% , 프랑스산 고메버터도 0.01% 함량이란다. 엄청 쬐금 들어갔으면서 표기는 가장 많이 들어간 것처럼 하고 있다.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단순 거품이었을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얼마 후 사실로 증명됐다.
손가락을 이용해 잘라도 되지만, 아껴먹기 위해 가위라는 도구를 이용하기로 했다.
균일하게 자르니, 솔솔 허니버터칩 향이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만나는 순간, 이런 여백이 너무 많다. 여백의 미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한 여백이다. 엄청난 여백에 당황 그리고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가까이 다가가니, 고소한 버터, 고메버터 향이 난다. 음~ 기존에 먹었던 감자칩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내음이다. 이거 좋은데~^^;
그런데 진짜 너무 양이 적다. 크리넥스 티슈 한장 안에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양이다.
조금 더 가까이... 왠지 맛이 있을거 같다.
그래서 먹었다. 그런데 허니버터칩이면 달고 달고 또 달아야 하는데, 이건 짜다. 기존 감자칩보다 훨씬 더 많이 짜다. 순식간에 다 먹을거라 생각했는데, 물이 없으면 도저히 못 먹겠다. 버터향은 났는데, 막상 먹어보니, 버터 맛은 안난다. 그리고 꿀 맛도 안난다. 그냥 짠맛만 났다. 끝에 살짝 꿀인지, 버터인지 모르는 어떤 맛이 나긴했지만, 짠맛에 너무 놀란 나머지 제대로 음미할 수 없었다.
봉지에 조심스럽게 다시 담은 후, 머리끈으로 질끈 묶어두었다. 아무래도 과자로 먹기보다는 맥주 안주로 먹어야 할거 같다. 감자 본연의 맛도 잘 느껴지지 않고, 달달한 허니는 사라지고, 짠맛만 가득한 해태 허니버터칩. 역시 거품이었다. 뒤통수를 맞은 듯, 배신당한 느낌도 들고, 너를 위해 유사제품은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괜한 짓을 한거 같다. 허니버터 제품들 중 일순위는 너라고 생각하고 의리(?)를 지켰는데, 괜한 뻘짓을 했다. 앞으로 대형마트에서 너를 자주 보게 되더라도, 동요하지 않을 자신이 생겼다.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허니버터칩 레시피가 있으니, 이제는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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