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져보는 혼자만의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더운 날에는 시원한 메밀소바가 딱이지 해서 간 곳, 신도림 테크노마트 지하1층 푸드코트와 연결되어 있는 식당, 기소야다(iphone5로 촬영).
여기라면 메밀소바를 먹을 수 있을거 같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들어갔다.
여기에 앉을까 고민을 했지만,
메밀 소바 사진이 있는 여기에 앉았다. 앉자마자 바로 저거 주세요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앉은 테이블 왼쪽으로 다양한 메뉴 사진들이 있었다. 근데 하필이면 가쯔나베(가츠나베) 사진을 가장 먼저 보게 됐고, 나도 모르게 직원분에게 가쯔나베를 가르키면서 이거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분명 메밀소바였는데, 그 짧은 순간 다른 선택을 해버린 것이다. '이열치열이 좋다고 하니깐, 뜨끈한 걸로 면역력이나 키우자.' 또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시작했다.
가쯔나베 정식(6,500원)이다. 밥한공기, 미니 우동, 양배추 샐러드 그리고 가쯔나베(가츠나베), 김치, 단무지 이렇게 나왔다.
유부 동동 미니우동. 너무 자주 많이 먹어 익숙한 맛.
처음에는 소스가 따로 비치되어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젓가락으로 양배추를 섞어주니, 바닥에 소스라기 하기에는 너무나 엉성한 간장이 들어 있다. 간장소스는 양배추를 다 소화할 수 없을만큼 양이 너무 적어, 그냥 생으로 양배추를 먹었다.
은근 양이 많았던 밥. 그러나 아쉽게도 별로 먹지 못했다. 이상하게 돈가스를 먹을때 나오는 밥은 항상 남기게 되던데, 이번에도 또 남겼다.
가쯔나베 한뚝배기 하실래요~ 라고 말해도 될만큼, 완전 뜨끈뜨끈한 가츠나베다. 그냥 평범한 계란물인데, 요렇게 나오면 왜이리도 좋은건지. 남몰래 숨겨둔 식욕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느무 뜨겁다. 한입 베어물다가, 입천장 데일뻔 했다. 그래서 천천히 먹기로 했다. 우선 국물부터 음~ 역시 달다. 양파에서 나온 단맛에 간장의 단맛 그리고 계란의 단맛까지 강한 단맛이 느껴지지만, 각기 다른 단맛이라 괜찮다. 국물을 밥에 살짝 비비고, 그 위에 계란을 얹으니 어릴때 자주 먹던 간장 계란밥으로 변했다. 화려한 계란 옷을 입은 팽이버섯은 경쾌한 식감에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준다. 바삭함이 사라진 자리에 촉촉함으로 재탄생한 돈가스, 입천장 주의보를 발령해야 하지만 괜찮다.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으니깐. 여름에는 시원한 메밀소바도 좋지만, 뜨끈한 가쯔나베도 좋은거 같다. 오늘 점심은 선택을 잘 바꾼거 같아,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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