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양파의 블로그를 잘 보고 계신 지인 한 분이 "내가 잘 가는 맛집이 있는데, 네가 포스팅 좀 해주라"는 말과 함께 데리고 간 곳, 구로동 구로구청 주변에 있는 지인 맛집 '진미명가'입니다. 처음 가는 곳에서 맛집을 찾기 어려울때, 구청이나 경찰서 근처 또는 기사식당에 가게 되면 성공까지는 몰라도 실패는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 공무원과 택시 기사님들은 항상 맛집만 다닌다는 속설이 있는지라, 위치만으로 왠지 맛집일 듯 싶어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길치는 아닌데, 이날따라 길에서 엄청 헤매는 바람에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을 했버렸네요. 벌써 음식 세팅은 끝나 있어서 앉자마자 사진 찍기부터 했어요. (사진은 iphone5로 촬영했습니다.)
바로 들어가는 바람에 나올때, 찍은 입구의 모습입니다. 토속음식, 한식 진미명가라고 하네요. 간판 전화번호가 3자리 국번이니, 연륜이 있는 곳 같죠.
내부의 모습입니다. 앉아서 먹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내부는 꽤 큰 편입니다. 장사가 잘 되서, 확장했다고 하더라구요. 마지막 손님인거 같아서, 내부 모습을 찍을려고 했는데, 지각하는 바람에 겨우 여기만 찍었어요. 사진도 찍어야 하고, 먹기도 해야 하니 맘이 급하더라구요.
차림표 1. 특선으로 삼계탕과 오리백숙이 있네요. 요건 복날 와서 먹어볼까?!?!
차림표 2. 대체적으로 이쪽의 메뉴를 많이 주문합니다. 꽃게된장정식, 고등어 무찜 그리고 오겹살, 이렇게 지인이 주문했어요. 단골이라 그런지 차림표에 없는 메뉴를 주셨네요. 단골의 장점이 바로 이거죠.
앉자마자 기본찬에 그저 놀라울 뿐이었어요. 뭐가 이리 많던지, 다 먹고 나서야 3가지 메뉴를 주문해서 그런거였구나 했어요. 첨에 오겹살을 먹었는데, 왠 김이 있지 했거든요.
기본찬 하나 더. 오른쪽에 보이는 녀석이 두릅 장아찌라고 하던데, 비싼 녀석이라 꾹 참고 먹어보려고 했지만, 제 입맛에는 아니더라구요. 그냥 생 두릅이 더 나은거 같아요. 저렴한 입맛땜에 좋은걸 못 먹네요.
고기와 함께 나오는 일반적인 된장찌개인줄 알았어요. 도착하니 다 식어 버려서 옆 테이블 불판에 다시 끓였어요. 이때까지는 맛없는 된장찌개인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더군요.
오겹살이 살짝 구워져 있네요. 제때 도착했으면, 이럴 일이 없었을텐데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굽다 불을 꺼버려서 육즙이 좀 빠진거 같아요.
도착했으니 본격적으로 먹방에 들어가야겠죠. 노릇노릇 맛나게 익어가고 있네요.
꺳잎을 깔고, 고기 한 점, 파김치, 마늘 그리고 쌈장을 살짝 넣고 한입 거하게 먹어 줍니다. 음... 고기가 좀 질기네요. 다 저 때문이겠죠. 굽다가 쉬는 바람에 육즙이 빠져나갔으니깐요.
이번에는 깻잎을 깔고 고기를 얹고 돼지기름으로 샤워한 배추 김치에 마늘과 쌈장으로 마무리한 쌈을 또 먹어줍니다. 맛은 좋네요. 제때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살짝 아쉽지만요. 여기가 끝인 줄 알았습니다. 먹기 전에 지인에게 어떤 음식들이 나오는지 물어보지 못했거든요. 다 먹은줄 알았는데, 진정한 메인이 남아 있더군요.
고등어무찜입니다. 고등어 한 조각에 커다란 무가 극강의 비주얼을 뽐내면서 침샘을 마구마구 자극합니다.
고기 먹을땐 밥이 필요 없지만, 고등어무찜은 밥이 필수죠. 첨에 구박받던 된장찌개와 함께 합니다.
고기집에서 공깃밥을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일반적인 된장찌개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커다란 게가 들어 있네요. 아하 꽃게된장이군요. 모양만 내는 꽃게인줄 알았는데, 살도 많은 진실한(?) 꽃게더군요. 이런 줄 모르고 안 먹겠다고 구박만 했네요. 미안하게 말이죠. 당당히 메뉴판에 있는 꽃게된장정식을 몰라보다니 말입니다.
자 그럼 고등어무찜이 왜 밥도둑인지 알려드릴게요. 먼저, 고등어 살과 무를 밥과 함께 살포시 얹어서 먹어 줍니다. 음~ 고등어의 단맛과 함께 양념이 그대로 담아 있는 무의 깊은 맛이 느껴지네요.
이번에는 기본찬에 나와 있는 생김에 싸서 먹어줍니다. 비린맛이 날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러하지 않답니다. 김의 고소한 맛까지 더해져서 밥이 계속 들어 가네요. 좀 전에 오겹살을 클리어 한 사람이 맞는지, 왜이리 마구마구 들어가는지.
고등어무찜의 또다른 복병은 바로 국물이죠. 고등어와 무만 먹으면 200% 부족하답니다. 남은 밥에 국물과 함께 고등어 살과 무를 잘게 뽀개서 쓱쓱 비벼줍니다. 그리곤 입으로 쏙쏙 넣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살짝 짜다고 생각되면 김에 싸서 먹어도 되고요. 고기 먹을때 나온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어도 됩니다. 역시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하나봐요. 어찌나 든든하던지, 실은 공깃밥 추가해서 더 먹었답니다.
간장게장만 밥도둑이 아니었네요. 고등어무찜이 진정한 밥도둑이네요. 지인의 맛집, 진짜 맛집이네요. 아 진짜 제 시간에 가서 천천히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먹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늦게 가는 바람에 차려진 밥상에 바로 돌격을 했더니, 살짝 아쉬움이 있네요. 그래도 오랫만에 든든한 한끼를 먹었네요. 꽃게된장적식과 고등어무찜이 11,000원이던데, 가격대비 만족도는 높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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