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야경이 참 좋다고 하지만, 빌딩 숲에서 만나는 야경은 솔직히 좋지만은 않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멋진 야경 불빛 속에서 오늘도 야근 중인 우리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는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낮에 가도 참 좋지만, 당분간은 밤에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여기저기 예쁜 봄꽃이 피고 있지만, 밤에만 볼 수 있는 멋진 장미는 여기가 아니면 볼 수 없으니깐. LED 조명이지만, 별빛이 내려온 듯한 DDP 잔디정원이다.
매화일까? 목련일까? 아니면 벚꽃일까?
다 틀렸습니다!! 장미꽃입니다.
캔디와 안소니가 좋아했던 화이트장미다. 그러나 생화는 아니고, 조화다. 종이로 만든 장미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어둠이 내리면 전혀 다른 장미로 변하기 때문이다.
DDP에서 장미정원을 보고 싶다면, 이간수문을 찾으면 된다.
이간수문은 도성 내에 성 밖으로 물을 배수시키기 위한 시설물로 홍예식 아치형태의 수문이다. 2개의 홍예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간수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형태는 오간수문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2만 5550송이의 장미라고 하더니, 와우~ 정말 많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그런 장미로 보인다.
여전히 그저그런 장미다. 아무래도 밤까지 기다려야 할 듯 싶다. 그래서 기다렸다.
어둠이 오니, 2만 5550개의 별빛이 내려왔다.
낮에 봤던 거기가 맞나 싶을만큼 완전 다르다.
서울 야경이 참 좋다고 하지만, 여기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함이 느껴진다.
야경이 좋은 이유, 모자이크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다들 커플이구나. '나는 혼자 왔는데..., 뭐 그래도 좋다.'
"당신에게서 꽃내음이 나네요. 잠자던 나를 깨우고 가네요~"
미러리스 카메라로 보케놀이는 힘들다. 나름 한다고 했는데, 많이 어설프다.
낮에 만난 그저그런 장미가, 밤이 되니 황홀한 장미로 변했다.
이간수문의 밤.jpg
그저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그렇게 하염없이 바라만 봤다. 자연이 아닌 LED장미였지만, 참 이상하게도 은은한 장미향이 느껴졌다. 12시가 되면 신데렐라의 마차가 호박으로 변하듯이, 장미정원도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란다. 지난달까지 한다고 해서 아쉽게 놓치는구나 했는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더 늦기전에 별빛이 내려온 장미를 보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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