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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에서 걸어서, 상상마당을 지나, 원래 가고자 했던 양꼬치 & 칭타오를 먹을 수 있는 곳에 갔다. 헐~ 13팀이나 대기를 하고 있단다. 양꼬치는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좁은 골목을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곳. 분명 홍대인데, 처음 간 골목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합정동이며, 홍대입구역보다는 상수역에서 더 가까운 곳이다. 참 많이도 걸어서 온 곳, 족발애감동 홍대점이다. 양꼬치 대신 선택한 족발, 요즘 족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으니, 편식없이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족발은 어렵다.



참 어렵게 찾아간 곳이다. 홍대에 오면 지하철역 주변, 주차장 주변 그리고 산울림소극장 주변에서 놀다가, 여기는 처음이다. 홍대가 이렇게도 넓은가 했는데, 알고보니 상수역 부근까지 내려온 것이다. 이럴바에는 그냥 상수역에서 만날걸, 괜히 홍대입구역에서 만났다.



족발애감동 홍대점, 실내 포장마차같은 참 독특한 분위기다. 냉방이 어찌나 강하던지, 걸어오면서 흘린 땀이 순식간에 날아가버렸다. 예전에 강남에서 자동차 세차장이 밤에는 실내포장마차로 변했는데, 왠지 여기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화장실은 밖에 있는데, 남녀 구분이 되어 있다.



무엇을 먹을까? 개인적으로 매운 족을 먹고 싶었으나, 와본 적이 있다는 지인이 별루라고 하면서, 그냥 앞다리를 먹으란다. 먹어본 사람이 말하니 따라야 하겠지. 그런데 사이드메뉴에서 어리굴젓 비빔밥이 보인다. 족발집에 어리굴젓이라, 독특하다.



족발 앞다리(가격 34,000원)가 나왔다. 더불어 함께 나온 기본찬은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콩나물국, 돼지와 찰떡궁합인 부추무침 그리고 어디서 먹듯 늘 빠지지 않는 새우젓과 무김치 그리고 쌈채소, 마늘, 쌈장. 

그런데 빨간 동그라미 안에 보이는 "너는 누구니? 조개젓? 갈치속젓? 아니면 뭐니 너는?"

"이 바부야, 메뉴판을 정독하고도 몰라"라고 어리굴젓이 말했다. 

녀석의 정체는 어리굴젓이다. 족발에 어리굴젓이라 그 조합이 신기했다. 늘 새우젓만 먹다가 어리굴젓이라니, 개인적으로 어리굴젓 엄청 좋아하는데, 족발과 같이 먹으면 어떨까? 다른 기본찬에는 눈길도 안주고. 어리굴젓만 바라봤다.



찬 성질을 갖고 있는 돼지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부추는 참 좋은 궁합이다. 그래서 족발을 먹을때 많이 먹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냉한 체질이라서 더더욱 부추를 많이 먹게 된다. 얌전하게 나오면 참 좋을텐데, 너무 터프하게 나왔다.



어랏~ 고기가 안 보인다. 요즘 족발 껍데기를 먹을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좀 너무해 보였다. 껍데기 부대 속에 분명히 맛난 살코기가 있을텐데, 눔들을 찾으려면 두가지 방법을 택해야 한다. 첫번째 방법은 마구 휘저으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먹으면 안된다고 배웠으니, 할 수 없다. 그럼 남은 방법은 어쩔 수 없다. 위에 있는 껍데기부터 먹다보면 숨어 있는 살코기가 보이겠지.



그런데 너무 과하다. 그리고 야들야들해야 하는데, 요건 흐느적거린다. 야들야들과 흐느적 별 차이가 없는거 같지만, 나에겐 확연한 차이다. 야들야들은 먹을 수 있는데, 흐느적은 먹기 힘들기 때문이다.



야들야들이라고 생각하고 먹자. 족발 한점, 쌈장, 새우젓, 부추무침 그리고 마늘까지, 부추랑 같이 먹으니 괜찮다. 껍데기가 살짝 부담스럽지만, 부추가 있어 참을만 하다.



어리굴젓이 있으니, 같이 먹어보기로 했다. 이번에 가장 큰 껍데기랑 함께. 상추에 무김치, 부추무침, 마늘, 새우젓 그리고 어리굴젓 & 족발, 모든 재료를 다 넣어서 큰 쌈을 만들었다. 너무 크다. 한 입에 안 들어 온다. 살며시 껍데기를 제거한 살코기만 남기고, 생각보다 커다란 어리굴젓도 내려놨다. 새우젓은 괜찮은데, 어리굴젓은 아직 잘 모르겠다. 껍데기랑 어리굴젓을 빼고 먹으니, 늘 먹던 그 맛이다. 별다른 차이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옆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있던 지인이 '너 뭐하니'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올렸던 어리굴젓을 왜 빼냐면서 말이다.



그래 먹는다. 이 집만의 특징이니, 먹어봐야겠지. 다른 구차한 재료들은 다 빼고, 족발과 어리굴젓만 담아 먹었다. 음 ~ 괜찮네, 생각보다 괜찮네, 이래서 어리굴젓이 나오는구나. 그런데 끝맜이 좀 다르다. 개운해야 하는데, 어리굴젓 특유의 쓴맛(?)이 올라온다. 깔끔한 새우젓에 비해 어리굴젓은 자기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려주는거 같다. 이래서 소주가 필요한가? 소주를 마시니, 입 안이 개운해졌다. 그리고 다시 족발 & 어리굴젓을 먹는다. 이 다음을 뭐, 자동적으로 소주잔에 손이 간다. 족발 & 어리굴젓은 밥도둑이 아니라, 술도둑인가, 자꾸만 반복하게 된다. 



반복의 결과, 개운한 국물이 땡긴다. 얼음동동 시원한 물막국수(가격 6,000원)를 주문했다. 



시원했는데, 먹고 나니 추워졌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을 찾았는데, 너무 추우니 이제는 따뜻한 곳을 찾아 밖으로 나가야겠다. 개인적으로 족발 & 어리굴젓보다는 족발 & 새우젓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먹는데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어리굴젓의 쓴맛이 좀 거북했다.







하트는 저에게 커다란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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