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에 가면, 본점 최대포도 있고, 진짜 원조 최대포도 있다.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곳이란다. 둘 중 어느 집이 원조이고 본점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선택은 본점이다. 사실 어디로 갈까 고민했었다. 그런데 길 건너 그 집이 보였다. 본점 최대포가 보였다.
한 화면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엄청나다. 여름 끝물이지만, 여전히 습한 날씨다. 이런 날 고기 먹는건 진짜 싫은데, 고기가 제일 좋다는 지인이 무조건 고기를 먹어야 한단다. 그래 가자 가자 가자!!
세련된 고깃집은 아니다. 그런데 왠지 정감이 간다. 더불어 왠지 맛도 있을거 같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지만, 문이란 문은 다 열어 놓고 있어 시원하지는 않다. 자리에 앉자마자, 추운날 오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는 오로지 고기뿐이다. 우리의 선택은 갈매기(가격 1인분 12,000원)부터 시작해, 소금구이 그리고 양념구이다. 다 먹을 수 있다는 생각했다. 고기 킬러와 함께 있으니 가능할거라 생각했다.
주문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기본찬과 고기가 나왔다. 기본찬은 생양배추와 깻잎, 상추가 있는 쌈채소와 쌈장, 소금, 초장, 마늘과 양파 그리고 무생채와 파무침다.
파무침을 좋아하기에, 사정거리 안으로 이동시켜 놓고는 굽기에 돌입했다.
갈매기살 2인분이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 소금구이랑 양념구이까지 먹어야 하는데, 내 위가 버텨줄지 걱정이다.
한점을 올리고, 또 올리니 고기 굽는 맛난 소리가 들려온다. 맛나게 익어라~ 익어라. 노래가 시작된다. 그런데 연기가 너무 많이 난다. 선풍기 바람으로 인해 연기가 테크노전사가 됐다. 집에 갈때, 누군가의 마음의 소리가 벌써부터 들린다. '쟤, 고기 먹은 티 너무 낸다.'
엄청난 연기로 인해, 이 넓고 넓은 판에 고작 6점만 올려놓고 구웠다. 이렇게 하니 테크노전사가 사라졌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우리 테이블은 연기 없이 고기만 잘 익고 있는데, 앞, 뒤, 옆 테이블에서 난리가 났다. 넓은 판에 고기를 가득 올려놓고 굽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했으면 연기가 나도 억울하지 않을텐데, 다른 테이블에서 놀러온 연기로 인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기향수로 코팅이 되어갔다. 페브리즈가 있어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연기였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거 같다.
연기때문에 살짝 불편해졌는데, 이런 이런~ 갈매기살이 이렇게나 촉촉하다니. 완벽하게 익혔음에도 육즙이 살아 있다. 국내산이라서 그런가? 집에 갈때 고기 먹은 티를 확실히 내고 싶을만큼 만족스런 맛이다. 깻잎에 싸 먹어도, 그냥 먹어도 비계가 느껴지지 않으니, 이래서 갈매기가 나는 참 좋다.
다음 고기가 익을 동안 양배추로 가글도 하면서 그렇게 먹고 또 먹었다. 그런데 끝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는 먹지 못했다. 가을이 왔다고 하지만, 불과 함께 한 시간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점점 많아지는 사람들로 인해, 연기천국이 되어 버렸다. 역시 고기는 여름에 먹으면 안되나보다. 불이 있어 따뜻함이 느껴질 때쯤, 다시 갈매기, 소금구이, 양념구이에 도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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