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가 몸에 좋다는 사실은 다 안다. 그래서 올해는 건강을 목표로 삼고, 견과류 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아몬드를 선택했다. 그런데 일반 아몬드는 껍질 때문에 먹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껍질 없는 아몬드를 찾다보니, 칼몬드가 눈에 들어왔다. 껍질도 없고, 먹기 좋게 잘게 다듬어져 있고, 더불어 칼슘의 왕이라는 멸치까지 함께 먹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건강식품이 아니겠는가. 가운데가 살짝 들어가 있는게 콜라병 몸매를 생각나게 만들어 주고, 그립감도 좋아 완전 맘에 들었다.(iphone5로 촬영)
아몬드가 80%가 들어 있고 멸치는 국산이란다. 완벽한 건강식품이다. 건강과는 거리가 있는 몇가지 재료들이 있지만, 그래도 몸에 좋은 멸치랑 아몬드가 있으니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제품 하단부에 슬리브드 아몬드 79.57%, 멸치 17.44%란다. 그리고 위해요소 중점관리우수식품으로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확인도 해줬으니, 완전한 건강식품이라고 믿어도 되겠지.
지퍼팩으로 되어 있다지만 비닐 봉다리에 들어있는 아몬드를 먹느니, 통조림처럼 완벽하게 밀폐가 되어 있는 칼몬드가 건강식품으로 더더욱 믿음이 간다. 그래 칼몬드로 건강해지자구.
손가락으로 가볍게 열어보니, 건강 건강 건강을 노래하고 있는 녀석들이 세배를 하고 있다. 그래 그래 기다려라~ 내가 다 먹어주리라.
그런데 녀석들이 무슨 말을 하려고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다가가 보니, 새해 복 많이 받으란다. 어쩜 이리도 인사성이 밝은지, 내 건강은 니들이 책임져 주겠니라고 대답해줬다.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많이 먹으면 독이 되는 법. 하루에 아몬드를 몇개 정도 먹어야 된다고 하지만, 칼몬드가 있다면 굳이 몰라도 된다. 그냥 저 뚜껑에 넘치지 않을 만큼 담아서 먹으면 되니깐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건강식품으로 샀는데, 자꾸만 무언가가 마시고 싶어진다. 생수를 마셔도, 보리차를 마셔도 이상하게 계속 허전하다. 왜 이럴까? 일반 아몬드는 물로도 충분히 갈증이 해소됐는데, 칼몬드는 마셔도 마셔도 계속 허전하다. 그 허전함을 냉장고 속에서 잠자고 있던 5,0 오리지널이 해결해줬다. 물로는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을 말이다.
그리고 알았다. 나는 건강을 빙자해서 안주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건강은 개뿔, 이날 칼몬드는 안주로 장렬히 운명을 달리하셨고, 밀맥주를 시작으로 흑맥주로 마무리하면서 신나게 달렸다. 그리고 껍질때문에 먹기 싫어했던 비닐봉다리에 담겨 있는 아몬드를 다시 구입했다. 칼몬드는 건강식품이 절대 아니다. 그저 안주일 뿐이다. 그런데 내가 진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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