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종플루라는 듣도 보지도 못했던 이상하고 나쁘고 무서운 병이 유행을 했었습니다. 신종플루를 고치 위해서는 타미플루라는 약을 먹어야 했는데, 이 약의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전국이 떠들썩 했었죠. 올해는 에볼라 바이러스라고 또 다른 무서운 전염병이 번지고 있는데, 2009년에는 신종플루가 그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유행, 트렌드를 멀리하는 1인이지만, 이상하게 나쁜 유행은 꼭 따라하게 되더군요. 그해 연말, 저에게도 그분이 강림을 하셨습니다. 그당시 병원 홍보실에 근무했던터라, 감기라도 걸리게 되면 바로바로 치료를 할 수 있어 건강하게 보냈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안일하게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정말 어느날 문득, 그렇게 저에게도 그분이 오실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그때를 생각하면서 제가 겪었던 5일간의 신종플루와의 전쟁을 까려고(?) 합니다. (일기 쓰는 습관이 이래서 좋은건가 봅니다. 자료가 남아있네요.ㅎㅎ)
2009년 12월 21일
며칠전부터 계속 감기 기운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벼운 감기려니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다.
요즘 면역력에 좋다는 홍삼을 꾸준히 먹고 있으니, 그냥 스치고 지나갈거라 생각했다. (이때, 신종플루 유행은 한풀 꺾인 시점이었습니다.)
2009년 12월 22일
37.7도의 미열이 계속 지속됐다. 음, 이때부터 조금씩 그냥 나도 모르게 두려움이 살짝! 그래도 마니 힘들지 않았으니깐, 예전에 인후염으로 열감기를 한적이 있으니, 단순 목감기라 생각하고 주사 한대 맞구, 맛난거 먹구, 푹 자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2009년 12월 23일
약으로는 안될거 같아, 출근하자마자 이빈인후과 고고씽~
원래 기관지가 안 좋아서, 인후염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의사샘이 혹시 모르니 한번 신종플루 확진검사 해보자는 말에… 그래 정확한게 좋으니, 하기로 했다. (정말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설마... 했었죠^^)
검사 후, 결과 나오는데 2~3일 걸리니깐 먼저 타미플루 처방해주겠다구 하시네. 솔직히 굳이 약까지 처방 받을 필요가 있을까 했지만, 이 처방이 정말 고마웠었다. 안 그랬음 지금의 나는 없을 수도...
사무실로 돌아온 후 반차 내고 집으로 갔다. 이 날부터 잠수를 타기 시작했으면, 겁나게 잡혀있던 송년 모임은 올 캔슬.
2009년 12월 24일
전날, 저녁 9시부터 자려고 누웠다. 병원에서 받은 약은 인후염 약과 타미플루, 난 이때까지 내가 신플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인후염 약만 복용하고, 타미플루는 검사결과 나오면 먹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주 바보 같은 생각이었죠.)
솔직히, 밥도 잘 먹고, 이때 어디 놀러나 갈까 하는 정말 미친 생각까지 했었다.
일찍 잠에 들었는데, 순간적으로 온 몸이 불덩이로 변했다. 내 몸 안 구멍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뜨거운 김이 나기 시작했다.
잠옷 윗도리를 벗었지만 여전히 열이 내리지 않아, 낑낑 걸리고 일어나 찬물에 수건을 적셔 이마에 대니 그나마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곧 찬 물수건은 뜨끈해지고, 다시 또 열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갔다. (왔구나. 그분이 오셨네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못 올 줄 알았는데 아침이 찾아왔다.
급 식욕감퇴로 인해, 몇 숟갈만 입 안에 쑤셔넣고 타미플루부터 찾았다.
어라…. 약 먹은지 두어시간이 지나니, 열이 내리기 시작, 이때부터 극심한 콧물과 기침 동반 시작!!
그래도 열이 내리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이때 온도가 38.2도였나. 다행이다 싶었다.
2009년 12월 25일
아~~ 신플과 함께 2009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구나!!
어째, 좀… 궁상 맞아 보이는 듯.
여전히 열은 좀 있구, 콧물과 기침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그 전날보다 살 만해졌다.
2009년 12월 26일
이렇게 무서운 신종플루는 갔다. 완전히~~
가벼운 감기로 시작된 신플, 정말 무서운 눔으로 변해버렸다.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이다. 신종플루!!
유비무환이라고, 단순 인후염으로만 알았다면, 의자샘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면, 진짜 큰 일날뻔 했었죠. 굳이 타미플루까지 구입해야 되나 싶었지만, 만약 고집을 부렸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상상만 해도 끔찍해지네요.
24일 새벽에, 아주 신기한 체험을 했었습니다. 몸이 뜨거워지면서 정신이 몽롱해질때, 눈 앞으로 태어나서 2009년 12월 23일까지의 제 모습이 파노라마 처럼 지나가더군요. 스냅사진처럼 하나하나씩 지나가는데, 너무나 생생하게 보여지더라구요. '아~~ 나 가는구나!, 이렇게 가면 안되지만, 어쩔 수 없구나. 가야하면 가는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이렇게 죽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던 순간이었죠. 다시는 눈을 못 뜨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눈 뜨고 약 먹고 밥 먹고 일하고 그렇게 지금까지 잘 살고 있네요.
ps... 신종플루 걸렸다고 하니깐, 사무실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했고, 한동안 사람들이 만나주지 않더군요. 다 나았다고 해도 말이죠. 이때부터 알게되었죠. 감기, 가볍게 생각하면 큰 일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 신종플루란 무엇인가□■ 정의
증상
치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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