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능의 법칙
40대 여성의 사랑이야기 보다는 우정이야기
섹스앤더시티와 싱글즈가 생각나는 영화 '관능의 법칙',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40대 그녀들의 사랑을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때로는 현실같이, 때로는 판타지같이 느껴졌던 영화다. 영화제목처럼 사랑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여자들의 우정이 더 다가왔다. 나이를 먹으면서 가족, 남편이 아닌 친구가 있다는게 이렇게 소중하구나 하고 느껴졌다.
영화 줄거리는 간단하다. 40대인 3명의 여자들의 사랑 이야기다. 골드미스 엄정화(신혜), 싱글맘 조민수(해영), 육감주부 문소리(미연)은 기숙사에서 같이 젊은 시절을 보냈다고 하니, 대학 동기와 선후배 관계쯤 되는거 같다. 그런 그녀들이 40대가 되면서 일과, 사랑에 대한 솔직한 그녀들의 수다를 시작한다. 관능의 법칙을 보면, 엄정화, 조민수, 문소리 중 감정이입이 되는 사람은 누굴까하고 생각나게 할만큼 그녀들의 개성이 다 다르다. 영화 제목처럼 참 관능적인 장면, 많이 나온다. 사랑하는 모습들도 다 다르게 나온다. 아마도 엄정화처럼 되고픈 사람들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지만... ㅎㅎㅎ
섹스 앤더 시티가 생각났던 장면. 그녀들의 수다가 시작되는 해영의 레스토랑. 브런치를 먹으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는 그녀들의 아지트다. 어제 밤 남편이 이랬어, 그 사람은 나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해, 그 인간 내 부하직원이랑 결혼한다 등등 함께 밥을 먹으면서 서로서로 보고(?)를 한다. 섹스 앤더 시티는 캐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관능의 법칙은 동등하게 이야기들가 진행된다. 그래서 왠지 옴니버스 영화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서 이렇게 함께 모여 서로에게 보고하는 장면을 넣은건가 싶다. 관능의 법칙과 섹스앤더시티가 겹쳐서 느꼈지는건 아마도 엄정화는 캐리같고, 문소리는 사만다같고, 조민수는 미란다같아서 그런듯 싶다.
조카뻘되는 한참 어린 남자와 만나는 엄정화(신혜), 우선 부럽다. 그리고 그 어린 남자가 참 현실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엄정화의 사랑이야기는 판타지다. 여자라면 한번쯤 꿈꿔 볼 그런 판타지. 그래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그 둘은 사랑일까? 남자는 여자때문에 승승장구하고, 여자는 남자때문에 힘들어진다. 뭐,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이지만, 그래서 판타지라고 더 느껴진다. 차라리 비열한 남자로 나오면 더 현실적이었을텐데 말이다.
일주일에 3번은 해야돼. 그녀를 위해 약까지 먹는 힘든 남편이지만, 그래도 그녀를 사랑한다. 약을 먹는다는 사실을 안 그녀는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과연 그를 위한 것일까? 아니다 그녀 자신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 그러나 끝내 그는 그녀를 만족시켜주지 못한다. 여기에 외도까지 한다. 그러나 역시 해피엔딩이다. 사랑과 의리를 외치는 그에게 그녀는 다시 간다. 여기는 판타지와 현실이 공존한다. 그리고 코믹도 있다. 나도 바람피울거야. 그러다 퍽치기를 당하는 장면은 정말로 그녀에게 모욕감을 제대로 선물한다. 외도는 했는데, 너에게 지친 나를 대화로 힐링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는 남편은 판타지다. 고개 숙인 남편을 위해 민간요법, 발지압 그리고 얼음과 초콜릿까지 준비한 그녀는 현실이다. 그리고 마지막 그녀에게 다시한번 모욕감을 선물한 그 장면은 정말 작은 반전이었다.
재혼보다는 지금의 연애가 더 좋다는 싱글맘 해영의 그, 영화속 커플 중 가장 현실적인 커플이다. 딸의 결혼으로 이제는 제대로 연애는 물론 결혼까지 해볼까 하다가, 그가 연애만 하자고 하고, 여기에 더해서 아픈 그녀. 서로 헤어진다. 그러나 다시 만난다. 그리고 계속 사랑을 하겠지. 수술 후 다시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데, 그때 하필이면 그 주머니가 터진다. 얼마나 비참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그러나 그는 그녀 곁을 지킨다. 또 역시나 해피엔딩.
지루하지 않고 잼나게 잘 봤다. 그러나 공감보다는 판타지가 더 강했던 영화. 사랑도 중요하지만, 우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된 영화. 더불어 섹스 앤더 시티 시리즈가 다시 보고 싶어지네. 싱글즈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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