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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천만 관객을 기원합니다

 

 

 

최근에 봤던 영화 중 최고를 뽑으라고 하면, 단연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고 말하겠다. 영화란 이래야지, 더운 여름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지루할 틈도 주지 않는, 슬퍼지러 하기 전에 바로 웃기는, 더 웃길 수 있는 캐릭터들이 많지만 서로를 배려하면서 함께 웃겨주는, 코믹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더 보고 싶게 만든 영화다. 더불어 얼음을 훔친다는 설정과 사극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들의 천연덕스런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차태현식 코미디가 사극에서도 통한다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사극에서도 통할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어쩜 저리도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하는지, 차태현보다 훨씬 웃기는 배우들이 많았지만, 그 안에서 뒤지지 않고 충분히 차태현식 코미디를 완성했다. 이문식, 성동일, 고창석 등 천연덕스럽게 코믹연기를 잘하는 배우들 틈에서도 살아남더군. 과장되게 연기하는 조연들에 비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사극이라는 조금은 제한된 환경에서도 웃음코드를 잃지 않고 잘 보여줬다.

 

특히, 만사형통이라는 뜻의 '오우케이'는 진짜 차태현이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었지, 다른 인물이 했다면 그만큼 못했을 거 같다. 웃음도 함께 슬픔도 보여줘야 했지만, 그 슬픔이 처지거나 지루하지 않도록 중심을 잘 잡으면서 극을 이끌어 간다. 극중 이름이 덕무다. (난 영화를 보면서 자꾸만 동무라고 들려서, 이름이 동무인가 했는데…^^)

 

 

 

 

  혼자만 정극을 보여준 오지호   

 

 

가벼울 수 있는 코믹영화를 나홀로 묵묵히 정극으로 진지하게 연기한 동수역의 오지호. 다들 웃기는데 총력을 다하지만, 그만은 추노에서처럼 묵직하고 공명정대한 별감역을 잘 소화해냈다. 그도 웃기고 싶었을 텐데, 끝까지 정극을 보여준 배우다. 살짝 코믹적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코믹보다는 캐릭터 자체에서 나오는 순진함이라 생각한다. 불협화음일거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은근 두 배우의 조화가 무척 잘 어울렸다. 받쳐주는 오지호가 있었기에, 차태현식 코미디가 더 돋보였던거 같다.

 

 

 

 

  이문식, 성동일, 고창석, 신정근 그들이 있어 영화는 더 빛났다  

 

 

코믹의 대가들이 모두 나와서 자칫하면 그들만의 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노련한 배우들이다 그들은. 각 캐릭터에 맞게 그 안에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코미디를 충분히 발휘했다. 주인공이 슬픔에 잠겨, 자치 영화가 지루해지려고 하면 이들이 나서서 영화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영화를 보면서 소리 내서 웃어봤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 안 웃을 수가 없더군. 처음에는 살짝 미소만 지었다가, 어느새 박수까지 치면서 깔깔~ 크게 소리 내서 웃었다. 그 웃음이 과장되거나 만든 웃음이 아니라 캐릭터와 함께 진정성이 잔뜩 묻어나는 웃음이기에 크게 웃을 수 있었다.

 

특히 석창역을 연기한 고창석은 (본명을 뒤집어서 캐릭터 이름으로 한건가? 작가가 귀찮아서 그랬나 ^^) 어쩜 캐릭터를 그렇게 잡았는지, 헤어스타일은 청나라 최신 유행인가? 그의 등장만으로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웃음부터 나온다. 수균역을 연기한 성동일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는 많이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존재감을 충분히 보여준다. 더불어 악역에서 주로 보았던 대현역의 신정근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 역시 한 코미디를 해주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외 양씨역의 이문식과 재준역의 송종호 역시 충분히 영화 속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송종호는 코피 연기의 일인자라고 해주고 싶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도둑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훔쳐야 한다는 포맷은 같다. 그런데 두 영화는 큰 차이점을 보여준다. 왜 훔쳐야 하는지, 그 이유를 극 초반에 보여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극 후반에 반전의 효과로 보여준 도둑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극 초반에 왜 훔쳐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줘 공감대를 형성한다. 극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훔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기발한 아이디어 함께 그 속에서 충분히 웃음 코드를 유발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이에 반해 도둑들은 그냥 대단한 다이아몬드니깐 그걸 훔치려고 하는 줄 알았는데, 극 후반에 반전이라면 반전이겠지만 그 이유를 보여준다. 차라리 처음부터 보여줬다면 좋았을걸, 영화를 보면서 도둑이니깐 훔치는데 별다른 이유가 없잖아 했다가, 커다란 이유가 나오자 '와 대단한 반전인데'가 아닌 '뭐야 저거'가 되어 버렸다. 이 차이점 때문에 나는 도둑들은 재미없게 봤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겁나 재미나게 봤다. 그래서 나는 도둑들이 천만 관객을 앞에 두고 있다고 하지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천만 관객 몰이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영화가 끝났다고, 바로 일어나서 나가지 말기!! 왜냐면, 더 재미있는 장면들이 나오니깐 말이다. 특히, 엔딩크레딧에 송중기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영화 속에서는 그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난, 내가 영화를 보다가 놓쳤나 싶었는데, 아니다. 그의 등장은 역사 속 어느 인물이 되어 나오는데, 그 설정이 픽션인데도 왠지 실화같다는 느낌을 들게 만든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속담이 생각나게 하니깐 말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도둑들보다 먼저 천만관객을 찍었음 좋겠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2)

8.2
감독
김주호
출연
차태현, 오지호, 민효린, 성동일, 신정근
정보
시대극, 액션, 코미디 | 한국 | 121 분 | 2012-08-08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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