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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과 1월 1일은 여느 하루와는 참 다르다. 늘 그랬던 거 거럼, 아무렇지도 않게 맞이할 수가 없다. 떠나 보내는 12월 31일과, 찾아올 1월 1일 그 중간 어디쯤에서 희망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도깨비처럼 뚝딱한다고 희망이 나오지는 않는 법. 그렇다고 그냥 보낼 수는 없기에, 희망이 나올때까지 샅샅이 뒤졌다. 놓친 영화 올레티비로 다시보기, 지난해 9월에 개봉한 일본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


 

꼴찌, 사고뭉치, 구제불능, 문제아 등 사야카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있다. 다르지만 뜻은 하나, 아무리 공부를 해도 대학은 절대 갈 수 없다는 말이다. 학교에서 포기한 그녀, 하지만 그녀를 믿는 엄마와 아주 작은 가능성이더라도 칭찬으로 학생을 춤추게 만드는 학원 선생이 있기에, 그녀는 불가능에 도전하기로 한다. 사립대 중에서 탑에 뽑히는 게이오 대학으로의 진학. 그 어려운 걸 해내려고 한다.


그녀가 진짜 대학에 갈까? 이 궁금증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든다. 기초 지식이 없는 만년꼴찌가 고 2때부터 시작해 게이오(우리나라로 따지자면, Y나 K대 정도)대학에 입학을 한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다 불가능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건 실화가 아니라, 영화이니깐 가능하겠지. 과연 어떤 기법을 사용해서 그녀를 대학에 보낼까? 매우 부정적인 입장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무조건 강압적으로 공부를 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그녀가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학교선생이 포기했던 그녀이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키팅선생같은 학원 선생을 만난 후, 그녀는 변한다. "넌 이런 것도 모르니." 학교 선생들은 그녀를 이렇게 대했다면, "넌 다른 사람과 관점이 달라서 그런거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그리고 넌 남들보다 이런 점은 우수하네." 학원 선생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보다는 그녀만의 장점을 찾아내, 칭친을 해준다. 


영어 문제를 다 틀린 그녀에게 선생은 혼을 내기 보다는, 왜 이렇게 생각을 했는지 그녀와 이야기를 한다. 그 과정에서 사야카가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만을 위한 공부 방법을 알려준다. 역사에 약한 그녀에게 만화로 된 책을 선물해 역사 공부를 하게 하고, 논술이 부족한 그녀에게 뉴스를 자주 보라고 하는 등등 학교에서 하는 획일적인 공부방법이 아니라, 그녀만을 위한 일대일 공부방법을 제시한다.


좋은 선생이 있다고 해도, 본인이 하기 싫으면 안할 것이다. 사야카도 처음에는 할 맘도 의지도 없었지만, 오빠만을 자식으로 여기는 아버지에게, 학교에서 개무시하는 선생에게, 게이오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로 한다. 즉, 동기부여가 생긴 것이다. 내가 아닌 남때문에 시작하긴 했지만, 그녀는 열심히 한다. 초등 4학년 수준의 기초지식에서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습득을 해나간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였기에, 힘이 들어도 참고 견대낸다.



그런데 시간이라는 엄청난 문제가 생겼다. 한다고 해도, 모의고사 성적은 오르지 않으니,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녀 앞에 든든한 지원군 엄마가 있다. 엄청난 학원비때문에 야근까지 하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 밥도 스스로 챙겨 먹으라고 했지만, 돈때문에 그만 두게 할 수는 없었다. 그걸 알게 된 사야카는 다시 굳은 다짐을 한다. 학교에서는 무조건 자고, 매일 매일 학원에 와서는 열공을, 집에 가서도 열공을 하기로 말이다.


사야카가 학교에서 대놓고 잠을 자는 바람에, 엄마는 학교에 오게 된다. 선생은 엄마에게 아이가 잠을 너무 많이 잔다. 아무리 대학을 포기했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대부분의 엄마라면,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잘 조치하겠다 식으로 대답을 할텐데,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에 와서도 새벽까지 공부를 하는데, 그럼 우리 딸은 언제 자야할까요?" 선생을 더 당황하게 만드는 대답을 한다. 이 면담의 결론은 잠을 자더라도 너무 티나게 하지 않겠다. 이렇게 멋진 엄마가 있으니, 사야카의 대학 도전은 불가능은 아니었을 거 같다.


 

획일적인 학교 교육은 문제가 많다. 사람이 다른데, 교육의 방향은 하나다. 짜여진 수업시간, 입시만을 위한 교육, 개인보다는 집단을 중요시 하는 교육. 그 안에서 버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문제아, 꼴찌라는 수식어를 붙어 스스로 포기하게 만들어 버린다.  


집단이 아닌 개인을 위한 교육이었다면, 앞서서 가는 사람에게는 그에 맞춘 교육을, 뒤쳐져서 힘들게 따라오는 사람에게는 또 그에 맞는 교육을 제시한다면, 속도의 차이는 생기겠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이는 없을 거 같다. 그런 교육은 학교가 아닌 학원에서 한다. 사야카가 츠보타 선생을 만나지 못했다면, 게이오 대학은 절대 꿈꾸지 못했을 거다. 초등학교 수준의 기초지식이라고 그녀를 절대 무시하지 않는다. 고래도 춤을 춘다는 칭찬을 참 잘하는 선생이다. 칭찬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확실히 알았다. 단점을 먼저 보기보다는, 아주 작더라도 칭찬부터 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미모가 공부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없다. 결론은 있다. 노는 언니 사야카, 친구들과의 만나는 약속도 지키고, 공부도 하고 바쁘다 바빠. 노래방에서도 카페에서 친구들은 수다를 떨어도, 그녀는 공부를 한다. 결국 친구들로부터 당분간 만나지 말자는 통보를 받는다. 너 대학 떨어진 후에 우리 핑계댈까봐~란다. 더불어 사야카는 멋드러진 머리도 과감하게 자른다. 왜냐하면,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예쁨은 공부에 방해가 되나보다. 더불어 예쁨을 위해서는 치장은 필수이니, 공부을 더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낭비하면 안된다.


 

영화는 그렇게 중반부를 지나 드디어 모의고사 날이 왔다. 하위 2%였던 사야카가, 상위 2%가 됐을까? 그리고 남들이 다 무시했던 게이오 대학에 합격했을까? 영화 초반에 가졌던 질문에 대한 답은 후반부에 오면 밝혀진다. 솔직히 그렇게 해도 안된다고, 역시 안되는 눔은 안된다는, 절망적인 결말을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감동과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결론은 무조건 해피엔딩이 되야 한다. 결국 그렇게 된다.


하하~ 역시 영화는 허구이니깐, 이런 결말이 가능하지 했다. 그런데 진짜 몰랐다. <영화는 극 중 ‘츠보타’ 선생의 실제 주인공인 ‘츠보타 노부타카’ 원작의 『비리갸루: 학년 꼴찌의 갸루가 1년 만에 편차치를 40 올리고 게이오 대학에 현역 합격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영화를 다 본 후에, 리뷰를 쓰기위해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됐다. 허구라고만 생각했을때는 판타지 영화구나 했는데, 실화임을 알게 된 후는 그동안 없었던 뭉클한 감동이 쓰나미가 되어 찾아왔다. 긍정의 힘이, 칭찬의 힘이,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어 준다는 걸 알았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사야카처럼 절대 포기하지 말고, 자책하지 말고, 긍정의 힘을, 칭찬을 힘을 믿고 돌진하면 된다. 불가능이라고 처음부터 시도조차 안한다는 건, 아주 나쁘다. 


고로 2017년,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을 수 있게, 숨쉬기 운동만 해도 애플힙에 꿀벅지가 되길, 사는 족족 로또에 당첨되길... 아무리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해도, 허무맹랑한 도전은 생각부터 하지 않는게 건강에 좋다.


그네가 멈추고, 진실이 밝혀지는 건, 불가능은 아니기에 된다고 본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벚꽃이 필때쯤 그네먼지, 시리먼지, 그리고 미세먼지 없는 봄날을 맞이하고 싶다. 더불어 개인적인 희망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그래도 한번 가져보고 싶다. 사야카처럼 긍정의 힘을 믿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기에 말이다. 혼밥, 혼술 그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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