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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빵은 그저 주전부리 중 하나로, 빵이 밥이 될 수 없다고 여긴다. 빵을 먹어도 밥을 먹어야 하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그렇지만 유명하다는 빵집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법. 결론은 앞으로는 그냥 지나쳐야겠다. 나에게 있어, 빵은 내 취향이 아니니깐. 전남 목포에서 있는 코롬방제과다.



코롬방제과는 목포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엄청 유명하다더니,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장난이 아니다. since 1949, 오래된만큼 그만큼 다르겠지. 빵을 싫어하는 내가 먹어도 만족할 수 있겠지. 빵이라면 소시지빵, 햄버거, 샌드위치만 먹는 촌스러운 입맛의 소유자이기에, 유명 빵집에서 촌티를 벗고 싶었다.



코롬방제과는 새우바게트와 크림치즈바게트가 유명하다고 해서, 다른 빵은 별로 없을거라 생각했다. 촌스러운 입맛 + 촌스러운 생각이다.



새우바게트와 크림치즈바게트를 찾아 추~울발!!



여깄니? 촌스러운 입맛에게는 찹쌀도너츠가 최고인데, 역시 너부터 보인다. 집을까 말까 하다가, 참았다. 고급스런 입맛으로 보여야 하니깐.



아니면 여기에 있니?



아니, 유명하다면서 왜 없는거야~



서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빵들만 보인다.



혹시 너니? 쉘브론이란 빵이란다. 딱봐도 초코초코빵이다. 



벌써 다 떨어졌나? 그냥 햄버거랑 생크림빵이나 살까?



혹시 몰라서, 직원에게 물어보러 카운터로 갔더니, 글쎄 크림치즈 & 새우 바게트가 여기 있단다. 옆으로 가서 봤더니, 카운터 뒤편에 바게트가 산처럼 쌓여있다. 아하~ 인기 있는 빵은 진열할 필요도 없이 나오자마자 나가는구나 했다. 


"새우랑 크림치즈 하나씩 주세요."

"새우는 4,500원 크림치즈는 5,000원입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네, 2개를 다 먹을 수 있을까?' 

"이거 2~3일 보관해도 괜찮나요?"

"아뇨. 하루정도는 상온에 둬도 되지만, 그 이상은 안됩니다."

"그럼 새우 바게트 하나만 주세요."



거한 점심을 먹은 관계로, 빵은 포장을 해서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유명하다고 하니, 맛도 유명할거야.'



작은 생수병보다 크다. 2개를 샀다면, 다 먹지 못하고 버렸을 거 같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서 다행이구나 했다.



비주얼은 마늘바게트처럼 보인다. '바게트 속에는 커다란 새우가 들어있겠지. 어서 빨리, 너의 속을 보여주렴.' 



헉~ 새우가 없다. 그냥 노란 크림(머스터드)만 있다. 새우향이 났는데, 새우가 없다니 새우향이 나는 바게트인가? 그래도 유명한 빵이니, 뭔가 다르겠지 하면서 먹었다. 음.... 새우맛이 느껴지기는 한데, 달다. 머스터드 크림이니 겨자맛이 나야 하는데, 달다. 살짝 새콤한 맛이 나지만, 달다. 결론은 달다. 그것도 마이 달다.



그냥 먹으면 무지 달지만, 기네스와 함께 먹으니 좀 괜찮다. 단 빵에, 씁쓸한 흑맥주의 조화가 나쁘진 않다. 그런데 완빵을 못했다. 유명하다고 해서 꾹 참고 다 먹으려고 했지만, 딱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버렸다.


혹시 크림치즈 바게트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음날 코롬방제과에 다시 갔지만 그냥 나왔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할 거 같아서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무리 유명한 빵집이라도, 빵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는 걸 말이다. 빵순이였다면 참 좋아했을텐데, 밥순이라서 발길을 밥집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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