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엽기떡볶이를 먹었는데, 정확히 일년 후 엽기떡볶이를 다시 먹었다. 포스팅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텐데, 작년 5월 [배달음식] 동대문 엽기떡볶이 - 매운맛에 흠뻑 빠지고 싶은 날!!이란 제목으로 올렸다. 그때 14,000원이 너무 비싸고, 넘 맵고, 다시는 주문을 하지 않을거 같다고 했는데, 요즘 매운 음식을 많이 먹다보니 나도 모르새 매운맛에 중독이 됐나보다. 일년 전 결심을 잊고서, 다시 주문했으니 말이다. 대신 이번에는 맛 없는 떡보다는 어묵(오뎅이라고 해야 맛있는데...)이 더 많이 들어간 어묵떡볶이로 주문했다(iphone5로 촬영).
혼자 있는 따분한 주말, 시체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드라큘라 놀이가 하고 싶어졌다. 그럼 피가 있어야 하는데, 하다가 생각난 동대문 엽기떡볶이. 요건 뻥이고, 매운 음식을 자주 먹다보니 중독이 됐나보다. 한동안 안 매운 음식들만 먹다보니 나도 모르게 매운맛이 그리워졌다. 집 근처에 죠스 떡볶이가 있지만, 배달이 안된다.
그리 멀리 않은 거리라 나갔다 오면 되는데, 귀찮다. 만원 정도면 떡볶이에 튀김에 어묵까지 먹을 수 있는데, 나가기 싫어 그냥 14,000원이라 하는 엽기 떡볶이를 주문했다. 알고 있었다. 다시는 주문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는 나의 손가락은 주인 말을 들을 생각은 안한다. 아니, 주인의 속마음을 간파하고 있다고 해야 맞겠지.
주문을 할때, 사리를 추가할까 했지만 어차피 혼자 먹을거 양을 늘릴 필요는 없기에 추가 사리없이 달라고 했다. 대신 "단무지 많이 주세요." 이 말은 잊지 않고 꼭 했다. 매운맛 정도를 물어보기에, 중간으로 해달라고 했다. 완전 맵게 해달라고 하고 싶었으나, 기본적으로 맵게 나온다고 해서 그럼 중간으로 주세요라고 했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40분이 지났다. 그리고 도착을 했다. 대형 용기에는 떡볶이가 있을 것이고, 기본적으로 나오는 쿨피스와 단무지 그리고 더 달라고 요청한 단무지까지 다 왔다.
기본적으로 치즈가 들어가 있는데, 진짜 쬐금 들어가 있다. 지난번에는 치즈 사리를 추가해서 나름 퐁뒤 먹듯이 그렇게 먹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먹어야할거 같다. 어묵떡볶이답게 떡보다는 어묵이 많이 들어가 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의 특징인 비엔나 소시지도 보이고, 미약하지만 치즈도 보인다. 그런데 어묵이 정말 많다. 메인이 어묵이니깐, 많은건 당연한데 많아도 넘 많다. 대신 떡이 별로 없다보니, 갑자기 떡이 더 먹고 싶어졌다. 만약 떡이 많았다면 어묵을 더 먹고 싶어했겠지. 사람 맘이 참 웃기는거 같다.
어묵은 넙대대한 어묵과 동그란 어묵 2가지 종류만 들어 있다. 부산어묵이라고 하는 그 어묵 같은데, 좀 다른 종류가 있음 좋겠다. 먹다보니 살짝 질리기 때문이다. 그럴때마다 비엔나로 입가심을 하긴 했지만,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많이 맵다. 어묵에 간이 제대로 배여, 먹다보면 매운 맛이 훅 들어온다.
그런데 괜찮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단무지 부대를 추가했으니 말이다. 단무지 부대가 사라지면 정예요원인 쿨피스가 있어 어떠한 매운맛도 이겨낼 수 있다. 그렇게 하나 하나 어묵만 쏙쏙 먹다보니, 또 떡만 남았다.
작년처럼 남은 떡과 양념에 어묵을 더 넣어 새로 만들어 먹을까 했는데, 어묵을 넘 많이 먹었다. 한시간이 넘도록 이 매운 맛에 빠져있다보니, 한동안 떡볶이에 떡, 어묵에 어 자만 들어도 몸서리를 칠거 같다. 이러다 내년 5월이 되면 엽기떡볶이를 다시 찾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전혀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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