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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매실나무)의 꽃을 매화라고 한다. 꽃은 매화라고 하며 열매는 매실이라고 한다. 사군자(四君子) 중 하나인 매화는 이른 봄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운다. 봄 꽃의 시작은 개나리인 줄 알았다. 몇 년전 하동에 갔을때 처음 본 매화와 홍매화, 그 향에 취해 멍하니 꽃만 바라봤다. 매화는 당연히 광양, 하동, 안동 등 남쪽 지방에 가야 볼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서울에서도 홍매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천년사찰 봉은사다. 매일 '봉은사 홍매화'로 검색하면서, 다시 한번 그 향에 취할 수 있는 날만은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소니 nex-3n으로 촬영)

 

 

봉은사(奉恩寺)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수도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1교구에 속한다. 이 절의 기원은 794년에 연회국사가 창건한 견성사이다. 그뒤 1498년에 정현왕후가 성종의 능인 선릉을 위해 이 절을 중창하고 봉은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1562년 보우선사가 중종의 능인 정릉을 선릉의 곁으로 옮기고 이 절을 현재의 위치로 이건했다. 임진왜란·병자호란 때 소실된 것을 1637년에 중건했으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중건·중수했다. 1912년에 31본산 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1939년 화재로 주요전각들이 소실된 것을 1941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출처 - 브리태니커)』

 

 

봉은사 생각보다 엄청 넓다. 빌딩 숲 한가운데에 이런 고즈넉한 사찰이 있다니, 산림욕하러 멀리 갈 필요가 없을거 같다. 홍매화를 만나기 전에, 산수유가 먼저 본인부터 보고 가라고 나에게 손짓을 했다.

 

 

노란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앙상한 나무들 사이에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작고 소박하게 그러나 봄 꽃답게 노란 산수유꽃이 흩날리고 있다. 좀 더 기다릴걸, 너무 급하게 온거 같다. 내일부터 비가 온다는 해서, 부랴부라 나왔는데 이른 감이 있다. 그래도 산수유는 '와주셨군요'라고 인사를 하는 거 같아, 괜시리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산수유와의 짧은 인사 후, 다시 홍매화를 찾기 위해 나섰다. 서울의 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혹시 니가 홍매화? 아니구나. 30분 정도 걸었는데, 홍매화는 아직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나의 애간장을 얼마나 더 녹여야 너를 찾을 수 있을까?

 

 

기다림에 지쳐갈 무렵, 드디어 봉은사 홍매화를 만났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하동에서 봤던 그 홍매화가 맞다. 숨박꼭질이라고 한 듯, 녀석은 배시시 웃으면서 나에게 인사를 한다. 홍조 띤 얼굴로 말이다. 나는 몇 년 전 그때처럼 또다시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향에 흠뻑 취해버렸다.

 

 

서울에서 홍매화를 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수줍은 듯 녀석은 더욱더 붉어지고, 나는 그 향에 더욱더 취해갔다.

 

 

며칠만 더 기다릴걸. 그럼 만개한 홍매화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걸 참지 못하고 달려온 내가 좀 미안하구나. 그래도 너의 모습을 멀리 가지 않고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기쁘고 고마울 따름인지.

 

 

한참을 서서 보고 또 보다가, 다른 홍매화를 찾기 위해 떠났다. 그런데 왜 이리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던지, 계속 뒤를 돌아보고 또 돌아봤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더이상 홍매화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봉은사에서 홍매화 나무는 한 그루였다. 산수유는 많이 보였는데, 홍매화는 딱 한그루라니, 오호 통재라~

 

눈 씻고 찾아봐도 다른 홍매화는 만날 수 없었다. 숟간 이걸 보기 위해서 꽉 막힌 강남대로를 달려왔는지, 후회가 살짝 밀려왔다. 광양처럼 수 백그루의 홍매화를 기대했던거 같다. 솔직히 살짝 후회하기도 했지만, 서울에서 홍매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로 했다. 한 그루였지만, 그 향만은 수백만 그루 속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너무나 강렬했기에 내년 봄의 시작도 봉은사에서 하기로 마음 먹었다.(봉은사 이야기는 34-1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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