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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볼륨매직하러 갔던 곳인 박준 뷰티랩!! 미용놀이 사진이 따로 없어서, 미용실을 배경 이미지로 사용^^)

 

 

 

두꺼운 종이로 스트레이트 펌 미용놀이를 했던 추억속으로

 

 

지금은 주기적으로 펌에 염색에, 화장까지 지긋지긋하게 해오고 있는 이 일이, 어릴 적에는 왜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이 먹으면 하기 싫어도 할텐데~~ 라고 말해주던 엄마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던 그 시절에 엄마의 화장대는 과히 최고의 놀이감 중 하나였다.

 

 

엄마의 화장대에는 항상 빨간 립스틱(루즈가 더 어울릴까나!! ㅋㅋ)이 있었다. 한때 원래 입술보다 두껍게 립스틱을 바르는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난 그 유행을 8살에 했다. 달려라 하니에 나오는 고은애처럼 원래의 입술보다 3배 정도는 확대해서 코끝이 바로 입술산이 되고, 턱 없이 하관을 모두 입술로 만들어 버렸던 그때, 뭐가 그리 좋은지 엄마 몰라 많이 했었다. 지금은 엄마의 화장대보다 내 화장대가 더 호사스러워졌고, 내 화장품을 엄마에게 양도하는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8살 나는 엄마의 화장대가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엄마의 잔소리 멘트 중 하나였던 '나이 먹으면 하기 싫어도 하는데...' 그렇다. 이제는 화장을 안하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만약 맨 얼굴로 나가게 되면 모자와 선글라스가 필수품이 되어 버린 나이가 되어 버렸다.

 

 

3개월에 한번은 미용실에 가야 하고 한달에 한번은 화장품을 사는, 더불어 네일아트에 패디큐어까지 여자라서 참 불편한 일들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했던 펌에 대한 추억을 꺼내 놓고자 한다.

 

 

유독 곱슬이 심했다. 그렇다고 완전 뽀글거리는 곱슬은 아니었고, 반곱슬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머리카락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앞머리는 동그랗게 구르푸를 말고 스프레이로 힘을 주고 다녔던 나. 그러다 알게 된 사실, 미용실에서 하는 펌 중에 머리는 피는 펌이 있다는 걸. 난 미용실에서 펌을 한다고 하면 다 아줌마펌으로 부리는 강하디 강한 뽀글만 알고 있었다.

 

 

비만 오면 앞머리가 젖어 반곱슬이 보일까 신경 쓰고 다니던 나에게 알려준 문화적 충격에 가까운 정보는 바로 스트레이트 펌!! 정말 몰랐다. 알았음 내가 대학 입학하고, 6개월이 넘도록 그 지긋지긋한 반곱슬을 그대로 하고 다녔을까?? 집에 여자라고는 엄마밖에 없던 나는, 엄마가 하는 펌은 항상 뽀글이던 그때, 스트레이트가 있는지 어케 알았을까. 남들은 여름방학때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고 하지만, 난 미용실로 향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후 스트레이트 새롭게 태어난 나의 머리가 보였다. 지긋지긋한 그 반곱슬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게 나타난 찰랑찰랑해진 내 머리!!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나 싶었다.

 

 

그러나 한달, 두달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 곱슬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염색 후 뿌리부터 나는 검은 머리가 짜증이 나듯, 나는 곱슬거리는 머리가 짜증이 났던 것이다. 염색이야 뿌리부분만 하면 되지만, 스트레이트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곱슬이 유독 심한 앞머리만 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앞머리만 펌을 한다고 되는 머리가 아니기에 전체적으로 부시시한 반곱슬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랫부분은 여전히 찰랑찰랑하지만, 새로 난 머리카락은 자신이 반곱슬임을 강하게 어필이라고 하듯, 예전보다 더 심하게 곱슬거려 보였다.

 

 

한달에 한번씩 스트레이트를 하는건 머리결이 심하게 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더 큰 문제는 바로 돈이다. 솔직히 비용적으로 부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에 고민을 하던 차에, 우연히 봤던 TV에서 두루마기 휴지 심으로 펌을 하는 모습을 본 후 바로 저거야' 했다. 그런데 이런 된장~~ 집에 있는 모든 두루마기 휴지를 구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집에 있던 휴지들이 다 신상이었다. 심이 보일때까지 기다리려면 너무나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할 만큼 양이 많았다. 그 심을 쓰자고 멀쩡한 휴지를 다 풀 수는 없는 법. 물론 풀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매를 버는 행위는 하고 싶지 않았다. 더불어 미용실에서 해주는 스트레이트용 펌 도구와 휴지 심은 다르기에, 안 되는구나 하고 낙심하던 차,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녀석이 눈 앞에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마분지, 즉 두꺼운 종이였다. 옷을 보호하기 위해 옷 속에 넣어 둔 빳빳한 저 종이로 하면 왠지 될거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엄마가 겨울에 입기 위해 보관해 오던 내복 상자와 그 속에 들어 있는 두꺼운 종이를 빼, 미용실처럼 길게 스트레이트용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앞머리에 테스트를 해보고, 괜찮게 나오면 전체 머리에 하자는 생각에 스트레이트 펌약을 사고 길게 만들어 놓은 종이를 가지고 미용실 놀이에 착수했다. 미용실에서 해주는 거처럼, 양을 조금씩 잡아 가느다란 빗으로 곱슬거리지 않게 일자로 잘 빗어서 종이를 받쳤다. 오호~ 종이라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일뿐!! 떨어지지도 않고 잘 붙여 있는 것이다. 그 상태로 한시간 정도 있은 후 중화제까지 잘 바른 후 30분을 더 보낸 후 머리를 감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지만, 이건 그 차원을 벗어나는 완전 미용실에서 한 것과 동일하게 찰랑찰랑 거리는 앞머리로 탄생했다. (역시 난 천재인가^^)

 

 

앞머리 스트레이트 테스트를 무사히 마치고, 이번에는 전체 머리에 도전해 보려고 했지만, 앞과 옆머리는 성공했는데 뒷머리에서 발목을 잡혔다. 뒷머리는 도저히 혼자서는 무리였던 것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엄마는 펌약 냄새가 싫다고 질색을 하니, 도움을 구할 곳이 없었다. 그때 나의 행동을 유심히 보던 오빠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거 나 한번만 하자(곱슬이 집안 내력인지라…^^)

 

안돼!! 나 하기도 벅차

 

해주면, 내가 너 해줄게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었던 지라, 오빠와 협상(?)을 한 후, 본격적인 미용놀이를 다시 시작했다. 홈메이드 미용실이라고 해야 하나. 두꺼운 종이로 만든 스트레이트 펌 기구는 재사용이 불가했다. 얘도 종이인지라 중화 후 너덜너덜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집에서 종이를 구할 수가 없어 문방구에 가서 종이를 구한 후 작업에 들어갔다. 나와 다르게 오빠는 머리카락이 짧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수월했다. 나한테 한 것보다 훨씬 더 미용실처럼 제대로 스트레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두꺼운 종이를 붙인 오빠의 모습은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참 가관이었다. (사진이 없는게 너무나 아쉽군.ㅎㅎ)

 

 

결과는 정말 성공적이었다. 미용실을 차릴만큼 정말 제대로 된 찰랑찰랑 머리결이 나왔던 것이다. 만족해 하던 오빠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흐뭇함을 느꼈다. 1호이자 마지막 고객인 오빠는 몇 번 더 나에게 부탁을 했고, 난 하기 싫다고 투덜대면서도 미용놀이 자체가 재미나서 계속 해주었다. 가는게 있으니, 오는게 있어야 하지만, 오빠는 끝내 날 해주지 못했다. 하기 싫어서 그렇게 했는지 몰라고, 내가 하던걸 잘 봤으면서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시작은 스트레이트였지만, 결과는 뽀글펌이 나올까 심히 염려가 되어 중간에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굳이 미용실을 안 가도 찰랑찰랑한 머리결을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난 미용실로 향했다. 괜히 남 좋은 일만 한, 그래도 여자라서 그런지 싫지 않은 추억이다.

 

 

다시한번 미용실 놀이를 해볼까?? 이번에 볼륨매직으로 도전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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