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찾기 속으로…
때는 바야흐로 내가 대학을 갓 입학했을 때 속으로 고고~~ 대학입학으로 받게 된 컴퓨터, 윈도우 3.1로 기억되는 그 컴퓨터 (이러면 내 나이 알 수 있을텐테… ㅋㅋ)를 선물 받던 날로부터 3일간의 눈을 감을 수 없었던 그 시절 그 추억이다.
엄마로부터 받게 된 대학입학 선물인 컴퓨터, 관련 학과를 들어갔기에 사달라고 조금 조르기도 했지만, 아직 입학식을 하지도 않았는데 덜컹 컴퓨터부터 사주었던 울 엄마!! 그때 왜 그랬을까?? 원하던 대학도 아닌데, 선물을 사주다니 말이다. (혹시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기 위해서…^^)
고등학교때까지 컴퓨터에 대해서는 마우스, 키보드, 본체 등등 각각의 지칭만 알았던 나는, 덜컹 컴퓨터가 들어오자 겁부터 났다. 뭐, 부팅해서 바탕화면까지는 본 적이 있으니 그리 어렵지는 않겠지 했는데, 역시나 거기까지가 다였다. 깔끔한 바탕화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선물을 사 주신 엄마께서…
엄마 : (컴퓨터 옆에 서서 날 지켜보면서) 야~~ 좀 해봐!! 혹시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 괜찮은 건지 한번 이리저리 살펴봐!!
나 : (부팅 후 윈도우까지는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그 다음은… ㅜㅜ) 무슨 이상이 있다고, 그래도 브랜드 컴퓨터인데, 옆에서 그렇게 붙어있지 말구 저녁이나 하시지요!!
그 당시 내가 받았던 컴퓨터는 바로 삼보컴퓨터였다. 그때는 삼성이나 LG보다 삼보가 더 명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닌가?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 삼보로 했던가? 솔직히 살짝 오래된 추억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런데 삼보는 확실하다. 컴퓨터와 함께 HP의 도트프린터까지 풀세트로 선물해주셨기에, (살면서 받았던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이기에) 기억이 확실히 난다.
좋은 컴퓨터이기에 별다른 이상이 없을 거라고 엄마를 안심시키고 난 뒤, 그래도 뭔가 하기는 해야겠는데, 뭐하면 좋을까 하다가, 마우스로 바탕화면 왼쪽 하단의 시작을 클릭했다. 그리고 마우스를 이러저리 왔다갔다 하던 중 눈에 들어오는 보조프로그램 속에 담겨 있던 게임에 눈길이 갔다. 이때는 아직 PC통신을 연결해 두지 않아서, 지금처럼 인터넷을 자유롭게 할 수가 없었다. (PC통신은 전화요금 폭탄이 생길 수도 있기에, 학교 다니면서 밤에만 엄마 몰래 살짝 했었다.)
다시 게임 속으로 들어가서, 내 눈에 들어온 게임 중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해서 이것저것 클릭하다가, 요거요거 딱 내 타입인데…. 그게 바로 지뢰찾기다!!
상대가 있어 매번 지는 것도 아니고, 하나하나씩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임도 아니고, 물론 시간과의 싸움은 있지만, 나 혼자서만 하면 되기에 나의 운명의 겜은 바로 지뢰찾기구나 했다. 이때부터 3일동안 난 치열한 싸움을 해야만 했다. 우리 엄마는 내가 미리 대학교 준비를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셨겠지만, ‘실은 저… 지뢰찾기만 3일 내내 했어요. 학교준비는 할 수 없었거든요. 왜나면 프로그램도 없고, 제가 그리 썩 컴퓨터를 잘 알고 있던 얘가 아니라서요’ (이제서야 용서를 빌면 너무 늦은거겠지...^^)
마력의 지뢰찾기로 나는 3일을 모두 올인했다. 처음에는 지뢰가 10개인 초급을 시작으로, 요건 한번만에 끝나더군!! 그래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10번을 더 했다. 그 결과 9초 였던가, 한자리수의 쾌거를 달성했다.
직후 바로 중급으로 도전을 했다. 중급은 초급에 비해 40개나 되는 지뢰였다. 역시나 한번으로 성공의 짜릿한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초급으로 다져진 내 예리한 눈빛과 능수능란해진 마우스의 지휘로 인해 역시나 그리 오래 거리지 않아 또 성공이라는 달콤한 맛을 보았다. 아마 이때가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을 맞이하는 새벽쯤 됐을 것이다. 그 새벽에 혼자 야호~~를 외칠뻔 하다가, 엄마한테 들기면 안 되기에 얼른 입을 막고 바로 고급으로 전투태세를 취했다.
역시나 최고 난이도인 고급은 총 99개의 지뢰가 숨겨져 있다. 난 요 녀석도 금방 끝날 줄 알았지만, 남은 이틀을 고급에 올인하고서야 내 인생의 큰 교훈을 배우고야 말았다. (인생의 큰 교훈은 좀 있다가…) 왜 고급이라고 했는지 알거 같다. 한번의 클릭만으로 지뢰를 발견하고, 요행을 바라고자 지뢰 없는 곳을 찾기 위해 클릭하다가 또 발견하게 되고, 그나마 잘 되고 있던 찰라 두개 중에 하나만 고르게 되는 운명에서 난 매번 지뢰를 선택하게 되고, 10개 미만의 지뢰를 남겨 놓고 굳어진 손가락의 실수로 인해 다시 또 지뢰를 밟아버리는 만행을 저질러버렸다.
몰랐다. 오른쪽 어깨가 너무 아프고, 손가락에 피가 안 통하는지 찌릿찌릿 저리기도 하고, 밥을 먹는데 숟가락 든 힘도 없게 되고… 이런 아픔을 알았는데도 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겜중독인데, 그때는 전혀 몰랐다. 머리 속으로는 하기 싫은데, 요번만 하고 그만 두자, 이번에는 왠지 성공할 거 같아~를 반복하다가 3일 낮과 밤을 내내 지뢰를 안 찾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3일째 되는 새벽!! 드뎌 찾게 되었을때, 넘 힘이 들었는지 그리 썩 기쁘지가 않았다. 아~ 이제야 끝났구나. 이 지긋지긋한 지뢰찾기가 이제서야 끝났구나. 성공의 기쁨보다는 미련의 아픔을 알았다고 해야 하나!? 난 이 날의 교훈으로 그로부터 어떤 게임도 시작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를 시작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아마 시작했으면, 폐인이 되었겠지. (자리주삼 저리가삼~~^^)
역시 나와 게임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그 이후로 다시는 지뢰찾기를 하지 않아야 되지만, 그래야 맞지만… 사람이란 참 우습다. 이걸 전통이라고 해야 하나? 난 컴퓨터를 새로 바꿀 때마다 가장 먼저 시작하는 프로그램이… 그래그래 바로 지뢰찾기다. 사무실 컴도 집 컴도 지뢰찾기의 최고기록이 다 나로 되어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아이러니한 이유는 무엇인지?!?!
가끔 남은 시간에 뭐할까 고민할 때, 지뢰찾기가 최고인줄 알았는데, 최근 지뢰찾기의 아성을 무너뜨린 녀석이 나타났다. 바로 ‘스파이더 카드놀이’다. 지략이 필요하다고 느낀 지뢰찾기보다 더 큰 지략이 필요한 스파이더 카드놀이, 초급보다는 중급이 훨씬 재미있는데 고급은 솔직히 너무 어렵다. 고급은 성공해보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만큼 너무 어려워서 애당초 포기하고, 중급만 하고 있다. 중급 역시 그리 만만하지는 않지만, 지뢰찾기에 비해 손가락이 그리 아프지 않아서 좋다.
나, 겜 중독은 아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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