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동안 29세로 살고 있는 여자와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는 남자가 있다.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과 영화 뷰티인사이드다. 다른 스토리, 다른 배우, 다른 나라 그런데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든다. 늙지 않는다는 점과 남들처럼 살아 갈 수 없다는 점때문이다. 역시 사람은 평범하게 사는 게, 남들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걸, 또 느끼게 해준 영화 뷰티인사이드다.
(출처 - 다음영화)
영화 뷰티인사이드는 남자 주인공이 한사람이 아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참 많이 나오지만, 유연석의 내래이션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기에, 대표 남자주인공으로 정하기로 했다. 첫 장면부터 뷰티인사이드가 어떤 영화임을 단번에 알려준다. 멋진 여자와의 하룻밤을 보낸 남자라고 보기엔 외모가 살짝 떨어진(?) 남자가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여자가 깨기 전에 서둘러 그 곳을 빠져 나온다. 몸에 맞지 않은 바지를 고무줄로 연결해서 입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그는 남자주인공 우진이다. 오늘은 자신의 모습이 싫지만, 어차피 잠을 자면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기에, 오늘 하루도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간다.
그는 왜 매일 매일 다른 사람으로 변했을까? 영화는 정확히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18세 우진이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니, 전혀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엄마에게 달려간다. 울면서 "나 왜 이래"라고 말하자, 엄마는 조용히 그를 안아준다. 그리고 그는 폐쇄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너무나 뻔한 스토리임을 파악했다. 놀라지 않은 엄마, 왠지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가 말한 "내가 너의 아버지다"(I am your father)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너는 니 아버지를 닮았단다." 아무런 과학적인 근거없이 그냥 유전으로 넘겨버린다. 영화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은 그래도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는데, 뷰티인사이드는 유전이라니. 아무리 영화가 허구라지만, 너무 허무맹랑하다.
■■ 잠깐만~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 리뷰 보기!!
그래서 영화는 멜로로 잘생긴 꽃미남들을 투입해서 눈요기에 집중했는지 모르겠다. 가장 비중이 많았던, 왜냐하면 여자주인공 이수(한효주)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혀야 했기에, 잠도 안자고 한 사람으로 며칠을 보낸다. 그 인물이 바로 박서준. 참 설정하면 좋구나 했다. 이런 남자가, 밥을 같이 먹자고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자고 하고, 좋아한다고 고백하는데 어떤 여자가 싫다고 할까? 그렇게 둘은 러브러브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가 변했다.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고, 역시 다른 사람(꽃미남이었으니, 이번에는 완전 아저씨로)으로 변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보다가 드디어 고백을 하기로 한다. 여자 우진이 이수에게 본인은 그때 봤던 박서준과 같은 인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아니 그녀를 두고 떠난다. 영화가 여기서 끝나면 안되는 법. 이수는 다시 그의 집으로 간다.
헐~ 이번에는 일본 여자 우진이다. 동성애도 아니고 참 어색한 만남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녀 아니 그를 이해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만의 알콩달콩 연애가 시작된다.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이수,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못생긴 남자, 잘생긴 남자, 꼬마아이, 아저씨, 외국 남자 등등 남들이 보면 여자 카사노바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우진과 연애를 한다.
미생과 송곳에서 악역으로 나온 이 남자, 뷰티인사이드에서는 로맨틱 가이로 나온다. "얼굴은 조폭같이 생겼으면서 로맨티시스트처럼 구네." 그들도 민망했었나? 우진의 비밀을 아는 친구는 그를 보자 이렇게 핵직구를 날린다. 여기서 어찌나 빵 터졌는지, 누가봐도 그렇게 생각했을 텐데, 친절하게도 알아서 자진납세를 하니 말이다.
유일한 베드신이자 아마도 가장 우진스러운 아니 이런 우진이었음 하는 인물, 이진욱. 내가 이수였다면, 이런 우진과 함께 평생 살고 싶었을 거 같다. 영원히 잠을 안 잘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이니 말이다. 그래서 유일한 베드신을 포함했겠지. 리얼 베드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장 달달했던 장면이다.
영화는 우진의 관점에서 갑자기 이수로 관점이 옮겨가면서, 느슨하고 지루해졌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을 먹고, 잠을 못자고, 그러다 쓰려진다. 그리고 우진은 자신때문에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너를 사랑해서 행복했지만, 너는 나를 만나서 힘들었구나. 그럼 사랑해서 보내줄게." 이딴 신파는 참 싫은데 말이다. 더구나 우진의 어머니가 말하는 자신의 사랑이야기에서는 종료 버튼을 터치할까 말까 정말 고민했었다. 아 진짜 잼나게 보고 있었는데, 굳이 이렇게 프레젠테이션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하면서 툴툴거리기 시작했다.
건축학 개론에 납득이가 있었다면, 뷰티인사이드에는 상백이가 있다. 우진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친구다. 혼자 살아가는 우진에게 상백이는 참 좋은 친구이자 든든한 세상 밖 인물이었다. 이수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한번만 줘라. 너처럼 예쁜 여자를 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여성 관객에게 이진욱이라면, 남성 관객에게는 박신혜인 듯. 빵 터진 장면이다.
결말은 뻔하다. 만났고 헤어졌고 다시 만났다. 판탄지 로맨스라고 하지만, 너무 엉성한 스토리가 맘에 들진 않았다. 그러나 꽃미남들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흐믓해 하면서 보긴 봤다. 대놓고 판탄지라고 해서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현실적인 면을 보여줬음 더 좋았을 텐데 살짝 아쉽긴 하다. 영화를 보는내내 공중부양을 한 거 같다.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던 영화 뷰티인사이드, 차라리 아델라인: 멈춰진 시간(The Age of Adalin)을 다시 보는 게 더 좋았을 뻔 했다. 판타지 영화이지만 너무 판타지로만 끝나서 아쉬었던, 이진욱이 좀 더 많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던 영화 뷰티인사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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