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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동 제주미항 (in 롯데백화점)

등 푸른 생선을 좋아하지만 집에서는 먹을 수 없다. 어무이는 짜장면을 좋아하지만, 아부지는 비린내가 나는 생선을 싫어한다. 고로, 고등어는 집이 아닌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 양념으로 승부하는 조림보다는 소금과 불만으로 녀석(?)의 감칠맛을 이끌어내는 구이를 좋아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있는 제주미항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혼밥러에게 백화점 식당가가가 좋은 이유, 가끔 있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브레이크타임이 없다. 늦은 오후에 가면, 4인 테이블을 혼자 차지해도 눈치 보이지 않는다. 백화점이라는 특성상 청결에 꽤나 신경을 쓴다. 

사실 다른 곳을 가려고 했다가, 제주라는 이름에 확 꽃혔다. 여름에 떠나지 못한 휴가를 겨울에 가려고 했다. 제주에서의 3박 4일을 계획했는데, 빈대가 무서워서 포기했다. 설마가 사람을 잡을 수 있기에 가능한 집 밖을 벗어나면 안 된다. 그래서 더 끌렸는지 모른다.

 

오후 3시는 늦은 점심? 이른 저녁? 아니면 간식? 암튼 애매한 시간에 도착을 하니, 창가석을 제외하고 한산하다. 영등포가 아니라 제주에 있는 식당이라 상상하고 싶은데 바깥 풍경(타임스퀘어, 영등포 우체국)이 겁나 익숙하다.

 

메뉴판 하단에 원산지 표시가 있는데, 고등어구이는 제주산, 고등어조림은 노르웨이산이란다. 만약 고등어조림을 먹고 난 후에 원산지를 봤다면 속은 느낌이 들었을 듯싶다. 하지만 처음부터 구이를 먹으려고 했기에, 고등어구이 정식(13,000원)을 주문했다.

 

제주미항 고등어정식 등장이요~
따끈한 보리차는 참 맘에 들어요~
버섯볶음 / 도라지무침
백김치 / 깻잎장아찌
멸치볶음 / 무피클

상차림이 끝났는데 알 수 없는 비릿한 냄새가 났다. 바로 고등어부터 확인을 했는데 아니다. 그럼 남은 바다먹거리는 미역국이다. 먹지 않고 옆으로 치울까 하다가 아까워서 국물을 찔끔 맛봤는데 괜찮다. 냄새는 커녕 깔끔하고 시원하다. 끝내 범인(?)은 잡지 못하고 잘 먹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제주산 자반고등어
고등어구이에 흰밥은 천하무적!

고등어가 제주산이라고 했으니, 당연히 생물인 줄 알았다. 그래도 정확한 정보를 위해 직원에게 물어보니, 자반고등어로 반마리씩 포장을 해서 냉동상태로 온다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자반인 듯 아닌 듯 생물같은 녀석이라고 해야 할까나? 짠맛은 거의 없고, 퍽퍽하다고 느낄 정도로 살이 꽉 차있고 담백하다. 그리고 어찌나 잘 구웠는지, 가시 끝부분은 튀김 같다.

 

따끈한 밥에 스햄이 아니라 고등어구이~

6가지 반찬이 나왔지만, 고등어구이 하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 밥에 고등어를 올려 먹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있으니, 연출용으로 찍고 요것만 먹었다. 반찬도 간이 세지 않았는데, 고등어에 정신이 팔려 너무 홀대했다.

 

담백한 살코기를 끝내고 나니, 비린내(고등어의 풍미)를 품고 있지만 대신 겁나 기름진 검은 부위와 껍질이 남았다. 바삭한 가시처럼 껍질도 잘 구웠다. 육고기의 껍질(비계)은 못 먹으면서, 생선의 껍질은 없어서 못 먹는 특이한 식성을 가진 1인이다.

 

고등어구이는 고갈비라 불리는 뼈를 발라 먹으면서 끝내야 하는데 없으니 바삭하고 기름진 껍질을 먹으면서 마무리했다. 반마리라서 아쉬울 줄 알았는데 오동통해서 생각보다 든든했다. 물론 고등어회보다는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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