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강원 강릉중앙시장 풍강건어물 & 팡파미유 & 이모네

여행지를 정할때, 전통시장은 절대 빠트리지 않는다. 간혹 호구가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볼 수 없는 새로움과 정겨움 그리고 사람 내음이 물씬 나기 때문이다. 강릉역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강릉여행 당일치기 마지막 코스로 이만한 곳은 없을 거다. 강릉시내에 있는 강릉중앙시장이다.

 

강원도 강릉시 금성로 21에 있는 중앙시장!

강릉중앙시장 1층 대로변으로 건어물 가게가 들어서 있다. 자주 왔다면 단골 가게가 당연히 있겠지만, 오랜만에 오니 올 때마다 새롭다. 중앙시장이라는 이름답게 시장 규모가 꽤 된다. 많고 많은 건어물 가게 중 어느 집으로 갈까? 아무 가게는 아니고, 그냥 끌리는 가게로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호구가 되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물건 보는 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오징어랑 황태 지분이 가장 많은 듯!
내 눈에는 너(오징어)만 보인다~

마른오징어는 너무 딱딱해서 턱이 아파서 반건조 오징어를 사려고 했다. 그런데 주인장이 마른오징어는 그저 부드러울 뿐, 맛은 마른오징어가 훨씬 좋다고 자꾸만 꼬신다. 딱딱해서 싫다고 하니, 이건 오동통해서 덜 딱딱할 거라고 계속 꼬신다.

반건조 오징어는 냉동고에 있어 무겁기도 하고 사방팔방 마른오징어만 보이니 맘이 변했다. 뜨거운 물에 살짝 넣았다가 구우면 반건조 오징어처럼 변한다고(집으로 오는 KTX에서 검색함) 하니, 덜 무겁고 주인장이 계속 강추하는 마른오징어(10마리 60,000원)로 결정했다. 오징어마다 가격 차이가 있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가 아니라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번이 마지막일 듯 싶어 좋은 눔(?)으로 골랐다.

 

마른오징어에는 꼭 있는 나무판자(정확한 명칭 모름)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있는지 이번에 알았다. 사실은 가게 주인장이 알려줬는데, 나무에 새겨진 글씨를 보고 오징어를 골라야 한단다. 하긴, 강원도에 왔는에 포항 구룡포에서 건조한 오징어는 좀 아닌 듯 싶다. 

 

시장 먹거리는 여기 다 모였네~

마른오징어를 구입하고, 바로 이곳으로 오지 않고, 지하 1층에 있는 어시장에서 광어와 오징어회를 먹었다. 든든하게 먹고 나니 다 귀찮아졌지만, 강릉역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렇다면 소화도 시킬겸, 시장 구경에 나섰다. 

티각태각은 해앙심층수로 만든 부각을 파는 곳이다. 가지, 비트, 고추, 호박, 꽃게, 황태, 김, 우엉, 연근 등 종류가 겁나 많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짐이 많아서 원상태를 유지하면서 가져오기 힘들 듯 싶어 시식만 하고 포기했다.

 

팡파미유 강릉시장점!
육쪽마늘빵 / 육쪽커피빵과 육쪽양파빵

육쪽마늘빵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가 아니어도 비슷한 모양의 마늘빵을 먹을 수 있는 빵집이 많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조의 맛이 궁금했다.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없으니 냉큼 가서 팡파미유 육쪽마늘빵(4,500원)을 샀다.

 

닭강정은 큰 매리트가 없어서 통과~

닭강정은 무사히 잘 피했는데, 새우튀김과 오징어순대 앞에서는 꽤 흔들렸다. 하지만, 갓튀긴 튀김이 들어갈 자리(위)가 없어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만 배불리 맡고 지나쳤다.

생각해 보니, 강릉을 포함해 강원도에 여러번 갔는데 오징어순대를 한번도 먹은 적이 없다. 왜?? 다른 먹거리가 많아서, 아니면 그냥 먹기 싫었나 보다.

 

연탄빵은 들어봤는데, 커피콩빵(10개, 4,000원)은 처음이다. 요건 지금 당장 먹지 않아도 되고, 모양이 흐트러질 염려도 없기에 계산을 했다.

 

강릉중앙시장에서 강릉역까지 1.6km로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지도앱이 알려줬다. KTX 시간도 널널하니 걸어서 갈까? 이딴 고민을 하기도 전에 택시부터 잡았다. 짐도 많고, 낮술로 인해 걸어가기에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고 짧고 굵었던 강릉 여행을 마치고, 서울행 KTX를 탔다.

 

오징어 상태 좋구요 좋아요~

다음 날, 아침 녀석(?)의 실체가 궁금해서 비닐봉다리는 뜯었다. 산지에서 산 마른오징어라서 그렇다고 하자. 우선 기분나쁜 냄새는 전혀 없다. 언제 말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몸통이 꽤나 오동통하다. 다리도 빨판이 잘 살아 있고, 타우린이라고 하는 흰 가루도 적당히 있다.

당장 구워 먹었어야 했는데, 이날 이후로 녀석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이번이 마지막일 될 수도 있어, 오래 두고 먹자고 했더니 정말 오래두고 먹기 위해 꽁꽁 숨겨두었나 보다. 지난 주말에 먹으려고 마요네즈도 샀는데 먹지 못했다. 왜냐하면, 어무이 손에 들어가면, 본인이 아니면 아무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서비스로 받은 버터구이 오징어를 씹었다. 그날 바로 먹지 못해서 냉동고에 넣었는데, 넣었다는 거 잊어버리고 주말이 될 때까지 어무이에게 맡긴 오징어만 생각했다. 주말 아침에 아이스 커피를 만들기 위해 냉동고를 열었다가 발견했다. 아~ 꿩대신 닭이로구나!

 

예상은 했지만, 육쪽마늘빵 모양이 엉망이 됐다. 그렇다고 맛은 엉망이 되지 않았다. 원조의 맛이 궁금했는데, 평준화가 많이 됐나 보다. 모양도 맛도 팡파미유를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대신, 내용물은 다른 빵집에 비해 가득한 느낌이다.

 

강릉커피콩빵!

커피 거리에 연탄빵이 유명하더니, 이제는 커피콩빵인가 보다. 일반 커피콩에 비해 몇 배 크기인지 알 수 없지만, 거대 커피 콩이다. 이름처럼 뚜껑을 여니 커피향이 난다. 그런데 커피향보다는 모카번 냄새쪽에 더 가깝다. 모카번은 부드러운데, 커피콩빵은 겁나 퍽퍽하다. 단독으로 먹기에 힘들 수 있으니, 커피 혹은 음료 혹은 물과 함께 먹어야 한다.

부서지더라도 차갑게 식더라도 부각과 오징어순대도 샀어야 했는데, 이렇게 후회할 줄 알면서 왜 포기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강릉에 또 가기 위한 큰 그림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 갈 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때는 꼭 오징어순대를 먹으리라~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