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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 대연횟집 (in 강릉중앙시장)

선어회는 서울에서, 활어회는 바닷가 마을에서 먹는다. 요즈음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어 서울에서도 활어회를 먹을 수 있지만, 수조 안에 오랫동안 갇혀있는 녀석(?)을 보면 살았을까? 죽었을까? 정답을 모르니 선어회를 찾는다. 하지만 바닷가 마을에 왔으니, 무조건 활어회를 먹어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먹을 지 모르니깐. 강원도 강릉중앙시장에 있는 대연횟집이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금성로 21에 있는 강릉중앙시장, 어시장은 지하에 있지요~

강문해변 근처에도 횟집이 있다. 바다를 보면서 먹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가격이 사악할 것이다. 고로, 합리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강릉중앙시장에 왔다. 지하에 있는 어시장으로 내려오기 전에, 건어물 매장에 들려 마른오징어를 구입했다(자세한 이야기는 커밍 순).

자주 오는 곳이 아니니 단골 점포도 없다.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갈 곳을 정했다. 건어물집 주인장의 추천 횟집이라는 거, 안 비밀이다. 참, 주말이 아니라 평일이라서 한산하다고 하고 싶은데, 아직은 먹을 수 있다지만 이래저래 타격이 있나 보다. 

 

도다리와 광어 / 홍민어라 불리는 점성어
참돔 그 뒤는 농어

산지에 있는 수산시장에 왔으니 물고기 구경은 필수다. 사진은 먼저 동의를 받은 후 촬영을 했다. 농어가 제철이라는데 혼자 먹기에는 사이즈가 부담스럽다. 움직임이 활발한 참돔에, 마치 자는 듯 조용한 도다리, 둘 다 무지 좋아하지만, 위대하지 못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왼쪽부터 자반고등어에 백골뱅이가 있고, 대구 옆에는 가자미인가? 뒤줄에는 이면수와 곰치인 듯 싶다. 그리고 고등어와 대구 사이에 있는 녀석(?)은 가시는 많지만 탕으로 먹으면 끝내주는 삼숙이다. 죽은 생선인데도 바닷가 마을답게 비린내 하나 없다. "하나씩 다 주세요"라고 하고 싶은데, 서울까지 들고 올 자신이 없다. 

 

흰다리새우(양식 대하)가 제철이지만, 동해 바닷가 마을에서는 인기가 없나 보다. 상태도 메롱(?)인 듯 싶고, 양도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문어는 수조 안 양파주머니(서로 물어뜯어서 따로 보관을 한다고 함)에 가득 들어있더니, 좌판에 괴물문어가 나타났다. 칼에 고무장갑 그리고 없어진 다리를 유추를 해보면, 소분 판매를 하는 듯 싶다. 

 

대연횟집!
메뉴판 아래에 있는 원산지 표시는 올 필승 코리아~

건어물집 주인장이 알려준 대연횟집에 도착했다. 주인장에게 00건어물 사장님 소개로 왔다고 했는데, 그닥 잘해준 느낌은 없다. 대신, 광어를 도톰하게 썰어줬고, 사진 촬영을 허락해줬다. 

여기서 잠깐, 사진 촬영은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이들을 위해... 맘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 꽤나 아주 많이 찍고, 연사에 동영상까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촬영을 한다. 횟집을 포함해서 어시장 사진이 200장이 넘는다는 거, 쉿~ 비밀이다.

 

이름표가 있으니 좋구먼~

우럭매운탕을 엄청 좋아하지만, 벌써 주문을 끝냈기에 사진만 담았다. 혼밥이라서 무리하지 않고, 광어+오징어(30,000원)를 주문했다. 회를 준비하는 동안, 사진 찍기 몰입 중이다. 동해하면 오징어 다음으로 대게인데, 언제나 그림의 떡이다. 혼자 먹기 부담스럽기도 하고 가격이 사악해서 시도조차 안한다.

 

뭐니뭐니해도 동해는 오징어~

계속 움직이는 바람에 연사에 동영상까지 열심히 담고 있는데 주인장이 다가온다. 오전에 왔으면 오징어가 많아서 사진 찍기 좋았을 거라고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만, 밥을 먹으면 움직이기 싫어해서 먹부림은 늘 마지막이다. 

 

오징어를 연사로 50컷 정도 담은 후, 만족한 표정을 지으면 자리로 돌아왔다. 물병과 함께 종이컵이 나왔지만, 저 컵으로 물을 마시지 않고 다른 컵이 아니라 잔으로 마셨다.

 

밑반찬 열전~

오징어젓갈은 아니고 오징어 무침이라고 해서, 새콤할 줄 알았는데 짠맛이 강하고 엄청 물컹거린다. 혼자서 회를 다 정복해야 하므로, 반찬은 손을 대지 않고 장만 먹었다.

막장 안에 참기름과 다진마늘이 들어 있고, 여기에 초장을 살짝 더해 나만의 막장을 만들었다. 청양고추도 넣어야 하는데, 매운맛에 겁나 약한 1인이라서 포기했다. 생와사비를 바라는 것은 사치일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막장에 찍어 먹었는지 모르겠다.

 

대연횟집 광어+오징어회 등장이요~
활어는 바닷가 마을에 와서 먹어야 진리!

예상은 했지만, 혼자 먹기에는 양이 꽤 많다. 그래서 소화촉진제를 주문했다는 거, 잠시 후에 나온다. 광어 살이 저렇게나 많은데, 영롱한 지느러미에 흠뻑 빠졌다. 

 

기계로 뽑은 면처럼 오징어회 굵기가 일정하다 싶었는데, 진짜 기계로 썰었다. 오징어도 광어도 회 자체가 오랜만이라서 매우 몹시 설렌다. 

 

소독에 소화촉진제까지 새로가 꼭 필요한 지금 이순간!

어쩜 이럴 수 있을까 싶다. 분명 오징어를 먹었는데, 입안 가득 달달함만 남았다. 부드러운 식감에 터지는 감칠맛은 애교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래서 산지산지 하나 보다. 대하는 서해가 답이듯, 오징어회는 무조건 동해가 답이다.

 

광어회가 저세상급 쫄깃함을 보유하고 있다니, 이래서 활어는 바닷가 마을이 정답이다. 도톰하게 썰어달라고 한 건, 신의 한 수 더하기 99이다. 생와사비가 살짝 아쉽지만, 막장도 괜찮다. 대신, 과하지 않게 조금만 올려서 광어의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즐겨야 한다. 

 

여럿이 먹을 때는 지느러미를 두고 눈치싸움을 해야 하지만, 지금은 혼밥 중이다. 고로, 다 내꺼. 담백한 광어회에서 유일하게 기름진 부위를 한점이 아니라 4점을 한번에, 아~ 겁나 행복하다. 

 

오징어회 거대 한쌈이랄까? 좋아하는 음식을 눈치 보지 않고 맘껏 먹을 수 있는 지금 이순간, 이래서 혼밥이 좋다. 참, 틈틈이 소독과 소화촉진제를 마셨다는 거, 안 비밀이다.

 

칼칼한 매운탕이 필요해~

오징어 다리와 내장에 붙어있는 살이라고 해야 할까나? 회로 먹기에는 애매한 부위를 매운탕에 넣어서 먹으니 이또한 별미다. 회를 좀 더 남겨야 하나 고민을 했을 정도로 무지 맘에 들었다.

대체로 횟집에서 매운탕은 서비스인데, 여기는 5,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이걸 계산할 때 알았지만, 그 전에 알고 있어도 주문을 했을 거다. 왜냐하면, 로이를 다 마시고 싶었으니깐.

 

남길 줄 알았는데, 아니 매운탕을 주문했을 무렵부터 신호가 왔다. 그런데 이번이 마지막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젓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꾸역꾸역 남기지 않고 쫄깃한 광어회와 달달한 오징어회를 완벽하게 해치웠다.

아직은 괜찮다고 하지만, 내년 이맘때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역시 활어회는 산지가 정답임을 다시한번 확실하게 느꼈다. 그러니 제발~ 나의 행복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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