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놓쳐서는 안될 볼거리 중 하나는 단연코 경회루라고 생각합니다. 넓은 연못 한가운데에 멋진 정자가 있는 그림같은 곳이 바로 경회루죠. 그런데 이렇게 멋진 곳이 아주 오랫동안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이었습니다. 그러다 일반인 출입이 가능하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서 한번 가봐야지라고 생각만 했다가 이제야 가게 되었네요. (사진은 소니 nex-3n으로 촬영했습니다.)
태종 12년(1412)에 습지였던 곳을 확장해 연못으로 만든 경회루는 왕이 신하들이나 사신들과 함께 큰 연회를 열던 곳입니다. 단일 평면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누각으로, 1층에는 돌기둥을 세우고 2층은 마루를 깔았습니다. 2층의 마루바닥은 가운데는 높고 주변은 낮은 3단 구조로, 중앙에 위치한 가장 높은 1단은 3칸, 한 뼘 아래의 2단은 12칸, 가장 낮은 바깥쪽의 3단은 20칸으로 되어있다. 이는 주역(周易)의 원리에 기초한 것으로 중앙의 3칸은 천지인(天地人)을, 12칸은 1년 12달을, 바깥의 20칸에 세워진 24개 기둥은 24절기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멋진 경회루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불에 타 돌기둥만 남아있었는데, 1867년 고종 때 재건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청동으로 만든 두 마리의 용을 연못에 넣어 물과 불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이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경회루의 돌기둥과 석상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자국이 선명하지만 다른 부분은 모두 건재합니다. 총상의 흔적은 잠시 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연못 속에 넣었다던 용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경회루에 들어갈 수 있는 함흥문 앞에는 경회루 특별관람 예약지 대기장소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경복궁에 왔다고 아무나 다 경회루를 관람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사람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을 통해 경회루 관람이 가능하답니다. 바로 인터넷에서 예약을 하면 됩니다.
경회루 특별관람 예약 홈페이지에 가서 원하는 날짜를 정하고, 예약하기를 클릭한 후, 인원과 이메일만 작성하면 예약 완료입니다. 회원가입을 할 필요도 없고 생각보다 아주 쉽고 간단합니다. 출력해서 해당일 5분전까지 함흥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관계자가 나와 이메일 확인 후 바로 입장하면 된답니다. 문을 미리 열어놓지 않고 있어서, 혹시 안하는건 아닌가라고 걱정하지 마세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곳이이게, 일부러 문을 닫아 놓고 있다고 합니다.
차례차례 메일 확인 후 들여보내주기에, 들어오자마자 급하게 찍었더니 사진이 좀 이상하네요. 여기가 바로 경회루입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건 태어나서 첨이네요.
다리를 지나면서 바라본 사정전의 모습입니다. 좀 색다르네요. 참, 경회루를 관람할때, 해설사가 함께 하는데요. 관람시간은 약 40분 정도 됩니다. 20분의 해설사의 설명이, 나머지 20분은 개인시간입니다. 경복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경회루의 이곳저곳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1층에는 이렇게 돌기둥이 있는데요. 안쪽은 둥근형태의 돌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둥근형태는 하늘을 뜻한다고 하네요.
바깥쪽은 네모란 돌기둥으로 땅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왠지 하늘은 임금, 땅은 백성을 뜻하는거 같죠.
천장 무늬가 참 이쁘죠. 그런데 돌기둥을 잘 보게 되면, 땜질한 부분이 보인답니다. 바로, 저 부분이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자국이라고 하네요. 여기서도 우리의 아픈 역사의 흔적이 있네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해설사에게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신발을 벗은 후 함께 2층으로 올라갑니다. 왠지 힘을 주고 올라가면 무너질거 같아서, 까치발을 하고 조심조심 올라갔습니다.
짜잔~ 경회루 내부의 모습입니다. 빛 때문이라서 그런가, 왠지 모르게 신비하게 보이네요.
왕의 연회 장소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군요. 그런데 경회루의 진면목은 이렇게 멋진 누각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경회루에서 바라본 경복궁의 모습입니다. 경회루에 앉아 있으니 근정전도 보이고...
강녕전과 교태전도 보이네요. 그런데 경회루에서 바라보니, 참 다르네요. 아마도 아래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위에서 궁궐을 내려다 봐서 그런가봐요.
경회루에 바라본 인왕산의 모습니다. 이런 곳에서 술을 마시면 왠지 하나도 안 취할 거 같네요. 사방이 다 한폭의 동양화이니깐요.
사정전의 모습입니다. 예전에 저도 저 사람들처럼 저기에 서서 경회루를 보면서 들어가 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꿈이 현실이 됐네요. 참, 새들로 부터 경회루 내부를 지키기 위해 철망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2층에서 바라본 연못의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왕이 진짜로 저 배를 탔다고 하네요. 저 배는 그때의 배가 아니라고 하네요. 2층에서의 관람을 마치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가야할 시간이네요.
같은 풍경인데, 살짝 다르죠.
역시나 사정전의 모습도 다르게 느껴지네요. 저기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쟤들은 뭔대, 저기 있대?", "그건 말이죠. 인터넷에 예약만 하면 되거든요"라고 알려주고 싶네요.
들어왔던 곳으로 다시 왔습니다. 시간이 돼서 나가야 하거든요. 참 경회루에 들어오는 문이 3개가 있는데요. 하나는 임금, 하나는 신하, 마지막 하나는 내관, 궁녀가 출입하는 곳이라네요.
짧은 40분의 경회루 관람이 끝이 났습니다. 경회루 관람을 마치고 나니,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약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으니, 다음번에는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네요. 참, 경회루 예약시 추가로 돈을 낼 필요는 없어요. 경복궁 관람료만 내면 된답니다.
왕의 놀이터(?) 경회루, 역시 뭔가 다르긴 다르네요. 왜 이런 생각을 했나면요. 이 날 좀 더웠거든요. 그런데 경회루는 추웠답니다. 정말 우리 선조의 지혜는 대단한거 같아요. 연회를 하다보면 술을 마셔야 하고 술에 취하면 더워지는데, 경회루는 한여름에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고 하니 진짜 명당 중에 명당이죠. 기회만 된다면, 경회루에 앉아서 술 한잔 하고 싶네요. 살아 있는 동양화를 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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