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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계절은 가을을 지나 겨울이 왔다. 아직은 늦가을이라고 하고 싶은데, 영하의 날씨로 인해 너무 춥다. 통합궁궐권이 딱 하나 남았는데, 손도 시럽고 발도 시럽도 나가기 귀찮다. 만약 누군가가 하라고 시켰다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안했을텐데, 나와의 약속인지라 밖으로 나갔다. 경희궁을 시작으로 돌담길을 지나 덕수궁이 원래 계획이었으나, 요건 살짝 수정을 했다. 그냥 덕수궁만 보는 걸로... 2016년 고궁의 가을 마지막은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덕수궁이다.

 


조금만 일찍 올걸, 수문장 교대식이 막 끝났을때 도착을 했다. 기념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를 지나쳐 후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뜬끔없는 시리즈, 고궁 물품보관함은 어디에 있을까? 덕수궁은 입장하자마자 왼편에 보이는 안내소 옆으로 작은 공간이 있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면 물품보관함이 있다.



하늘도 좋고, 낙엽도 좋고, 땅에 떨어진 노란 은행잎도 좋고, 늦가을 속으로 출발이다.



나무는 어느새 앙상해졌지만, 땅에는 소복이 쌓인 낙엽으로 인해 아직은 가을임을 알려주고 있다.



늦가을이 주는 선물은 바로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다. 바람에 따라 한 잎, 두 잎 서서히 떨어진 은행잎이 만들어낸 노란길은 걷기 미안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다.



멋진 길을 만들어주기 위해, 은행나무는 그렇게 남김없이 다 베풀었나보다.



우수수 은행잎 비를 만들어야 하는데, 혼자라 버겁다. 그냥 한줌 집어드는 걸로 만족했다.



이게 바로 늦가을이구나. 안왔으면 큰일날뻔 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덕수궁은 늦가을에 가야지 했는데, 진짜 잘한 거 같다.



때마침 바람이 분다. 바람에 따라 은행잎 비가 내린다. 이럴땐, 혼자라서 참 외롭지만 덕분에 도촬을 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늦가을의 낭만은 바로 이거야라고 말해주는 거 같다.



인공적으로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의 힘. 그런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항상 가방에 걸고 다니는 노란리본, 아이들이 생각나서 맘이 아팠다. 





석조전에서 바라본 가을. 



분수대는 잠시 휴업중. 



준명당과 즉조당 그리고 석어당의 늦가을.



정관헌으로 가기 전에 만난, 두번째 선물. 그런데 저 위로 올라가면 안된다는 걸 몰랐다. 저 사람들따라 올라갔다가, 관리인 아저씨한테 저분들은 혼(?)이 났다. 나는 그 전에 내려와서, 아닌척 연기를 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올라가지 않을게요.'



가을 소리. 그런데 올라가면 안되는 곳이므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 같다. 바스락 바스락~ 가을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적당히, 알맞게, 자기 분수에 맞게 품고 있다. 



영하의 날씨가 아무리 무섭게 몰아치더라도, 가을은 자신의 멋부림을 다 보여주고 가려고 하나보다. 



이게 바로 가을이구나. 서울에서 만나는 마지막 가을이기에, 더더욱 오랫동안 바라본 후에 담았다.



정관헌의 늦가을.



무슨 말씀을 나누고 계실까? 바람은 차지만, 따스한 햇살 아래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계신 어르신.



고종황제가 거처했던 침전인 함녕전을 지나 연못으로 이동했다.



물이다. 반영을 해야지. 그런데 낙엽으로 인해 반영을 할 수가 없다. 늦가을이 다 좋지만은 않구나 했다. 반영은 실패했지만, 햇살이 좋으니 괜찮다.




사진을 아니 찍을 수 없게 만드는 덕수궁의 늦가을 정취.



중화전의 늦가을.



나의 발길은 또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왠지 연출을 할 거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역시. 또한번의 도촬로 대리만족을 했다.



안녕!! 2016 가을아~


가을 서울나들이 여기까지, 이제는 겨울 나들이를 준비해야겠다. 첫눈은 언제쯤 내려오실까나? 그 전에 그네(누군지 아시죠^^)부터 내려와야 할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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