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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정성듬뿍제주국

제주에 오면 가장 먼저 갈칫국부터 먹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친구가 강력 추천하는 장대국으로 제주여행을 시작했다. 겨울에는 보약이라는 무와 장대의 만남이라는데, 그 맛이 겁나 궁금하니 어서 빨리 정성듬뿍제주국으로 가야 한다. 

 

제주공항에 도착해 렌트카를 찾으러 갔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할때 대기가 안 좋더니, 비인지 눈인지 하늘에서 자꾸 뭐가 내려온다. 널뛰기를 하듯 날씨는 오락가락 하지만, 배고픔은 오락가락하지 않는다. 차에 타자마자 네비에 정성듬뿍제주국을 입력하고 출발한다. 이른 점심인데도, 식당 안에는 사람이 꽤 많다. 내부 사진는 포기를 하고, 서둘러 자리에 앉는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오픈,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이다. 

 

친구는 멜국(9,000원)을 주문하고, 나는 장대국(9,000원)을 주문했다. 참, 메뉴판에는 각재기국이라 나와있지만, 제주어 표준말은 각제기가 맞다. 각제기는 전갱이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각제기국은 전갱이국이다.

 

장대국과 멜국 등장이오~
기본찬 클라쓰~
무나물, 멸치볶음, 미역무침
배추김치, 청양고추와 마늘은 국에 넣어 먹지요!

깻잎무침에 장대조림 그리고 알배추쌈이 나왔다. 맹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뜨끈한 양은주전자에는 보리차? 결명자차?가 담겨있다. 물 한잔에도 주인장의 정성이 느껴진다. 반찬만으로도 밥 한공기 뚝딱이지만, 장대국에 대한 궁금증땜에 기다리는 중이다. 

 

친구가 주문한 멜국은 생멸치를 넣고 끓인 국이다. 얼큰한 매운탕 스타일로 나올 줄 알았는데, 갈칫국처럼 국물이 맑다. 멸치에 없는 단맛을 보충하려는지, 달달한 알배추도 많이 들어있다. 비릿한 맛이 일절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생선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먹을만 하다.

 

작년 봄 통영에서 멸치밥상을 받았는데, 겨울에는 제주에서 멜국을 먹는다. 둘 다 국을 주문했는데, 왜 쌈채소가 나왔을까 궁금했다. 멜국을 먹어본 친구가 답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알배추에 밥과 생멸치 그리고 쌈장을 올린다. 멜국은 이렇게 먹는거라면서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어떤 맛인지 궁금해 똑같이 따라했는데, 얼큰한 멜국이 아니라 담백한 멜국은 힘들다.

 

멜국은 실패했지만 장대국은 성공 느낌이다. 장대는 성대라고 불리는 어종으로 단백질과 인, 칼륨이 풍부해 채소랑 곁들이면 좋단다. 딱 보기에는 맑게 끓인 뭇국이다. 겨울무는 보약이라고 했으니, 이건 보약국이다.

 

장대(성대)는 산란기가 4~6월이라고 하니, 겨울은 제철이 아닐 것이다. 다른 계절은 몰라도, 겨울 장대국에서 주연은 무, 조연은 장대이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겨울무는 보약이니깐. 슴슴한 국물에 달큰한 무, 이건 만으로도 갈칫국을 이길만한 매력이 충분히 있다.

 

장대가 이리도 살이 많은 생선이었나? 뽀얀 속살이 한가득이다. 장대는 소금구이, 튀김, 찜으로도 먹는다는데, 그중에서 탕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번에 탕(국)을 먹었으니, 다음에는 구이나 튀김도 먹어봤으면 좋겠다. 

 

장대국은 갈칫국과 비슷한 듯 싶지만, 갈칫국에는 얼갈이배추가 들어가고, 장대국에는 무가 들어간다. 그나저나 보기와 다르게 장대살에 가시가 엄청 많다. 아무 생각없이 막 먹었다가 119를 부를뻔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한점 정도 올렸다가 먹었는데, 저 안에서 긴 가시가 3~4개가 나왔다는 거, 안 비밀이다.

 

담백하고 슴슴하니 좋은데, 2% 부족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음식이 나올때, 주인장이 멜국에는 고추와 다진마늘을 넣고, 장대국에는 청양고추만 넣으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매운맛에 약한 1인이지만,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 조금 넣었더니 칼칼함이 더해져 맛이 확 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칼칼함이 강해져서 고추를 다시 건져냈다. 

 

장대는 가시가 많으니 밥을 국에 말아 먹을 수 없다. 고로 밥숟가락을 국에 담가 밥이 촉촉해지면, 살과 겨울무를 올려 먹어야 한다. 입에 맞으니 거칠게 들이대야 하는데, 가시로 인해 조신모드로 식사 중이다.

 

육고기는 껍질(비계)을 못먹지만, 물고기는 껍질에 내장까지 환장을 한다. 핑크핑크한 껍질은 부들부들하니 아니 좋을 수 없다. 가시 많은 장미와 가시 많은 장대의 공통점은 예쁘다. 그런데 가시가 많아도 너무 많다. 

 

장대국은 먹는데 힘은 들지만, 생선국이 이렇게나 맑을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친구가 왜 강력추천을 했는지 이제는 알겠다. 제주도에 오면 무조건 갈칫국부터 찾았는데, 이제는 무엇을 먼저 먹어야 하나 행복한 고민을 해야겠다. 아니면 한번 먹었으니, 다음에는 멜국이나 각제기국을 먹어볼까나. 언제 갈지 모르는데, 벌써부터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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