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새우볶음밥 용강동 노독일처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새우볶음밥 용강동 노독일처
2022.04.18용강동 노독일처 문득 그런 날이 있다. 점심마다 뭐 먹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데, 볶음밥이 매우 몹시 먹고 싶다. 커다란 웍에 단숨에 볶아 낸 밥은 기름코팅으로 인해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다. 기름에 볶았지만 기름맛이 별로 안나는 슴슴한 볶음밥, 용강동에 있는 노독일처다. 봄바람에 따라 춤을 추며 떨어지는 벚꽃잎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쉽게 손 안에 들어올 거라 생각했는데, 보이는 것과 달리 잡히지 않는다. 화려하게 왔다가, 쓸쓸하게 사라지는 벚꽃을 보고 있으려니 배가 더 고프다. 벚꽃을 본다고 배고픔이 사라지지 않을테니 녹독일처로 밥 먹으러 간다. 역시나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오니, 한산하니 좋다. 여유로운 혼밥을 위해서는 12시를 피해야 한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시선은 창밖의 여자가 아니라..
살얼음 동동 육수 쫄깃한 면발 부산 초량밀면
살얼음 동동 육수 쫄깃한 면발 부산 초량밀면
2022.04.13부산 초량밀면 부산을 자주 갔지만, 밀면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에서 한번 먹었지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울산이 아니라 부산에서 먹었다면 달랐을까? 그걸 확인하고자 5년만에 부산역 근처에 있는 초량밀면에서 밀면을 먹는다. 부산역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1박을 했다. 체크아웃을 할때, 밀면 잘하는 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초량밀면을 추천한다. 어젯밤에 초량원조불백에서 밥을 먹고, 숙소로 오는 길에 초량밀면을 봤다. 그때부터 여기서 밀면을 먹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더니, 역시 도착을 했다. 12시도 되지 않았는데, 사람이 겁나 많다. 혼밥은 12시 이후에 주로 하지만, 서울에 가야 하기에 일찍 먹는다. 밀면은 6.25전쟁 때 만들어진 음식으로 부산의 대표적 향토음식이다. 밀면은 원래 밀 냉면, 경상도..
맵지 않아서 좋은 돼지불백 부산 원조 초량불백
맵지 않아서 좋은 돼지불백 부산 원조 초량불백
2022.04.08부산 권소선할머니 원조불백 초량본점 초량에 가면, 돼지갈비거리가 있고 돼지불백거리도 있다. 갈비는 혼자 먹기에 거시기(?)하니, 무난한 돼지불백을 골랐다. 골목이니 식당이 엄청 많을텐데, 어디로 가야 할까나?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초량 원조불백으로 결정했다. 식당 입구에 있는 커다란 안내문을 보니 이렇게 나와 있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초량 원조불백은 1985년 10월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육거리에서 권소선 할머니께서 맛난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 국내산 암돼지의 앞다리, 뒷다리 부분을 할머니만의 특유의 양념으로 손님들께 정성껏 구워 대접하게 된 것이 유래가 되어 지금의 대한민국 대표 맛집 골목인 부산 동구 초량동의 불백 전문맛집 특화 거리를 조성하게 되었다." (와우~ 한 문장이 겁나..
우럭탕 살은 탱탱해 내장은 고소해 방산동 삼우일식
우럭탕 살은 탱탱해 내장은 고소해 방산동 삼우일식
2022.04.06방산동 삼우일식 우럭회를 먹고 우럭 식감에 흠뻑 빠졌다. 저세상 텐션같은 쪼올깃한 식감은 끓여도 그대로일까? 궁금하면 먹으면 된다. 우럭탕을 먹을 수 있는 한군데 알고 있기에, 방산동에 있는 삼우일식에 도착했다. 70~80년대 일식집 같은 분위기의 삼우일식은 작년에 폭풍검색을 통해 발견한 식당이다. 노포 느낌이라서 사진만 보고도, 여기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왔다. 3번 연달아 방문을 한 후, 한동안 멀리했다가 다시 찾았다. 이유는 우럭탕을 먹기 위해서다. 혼밥은 바쁜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 오는데, 여기는 낮술하는 분들이 많아서 사진 밖 풍경은 테이블마다 녹색이가 가득이다. 생선초밥, 내장탕, 알탕 그리고 대구탕을 먹었다. 뭘 먹을지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KTX 안에서 정했기에, 자리에 앉자..
우럭 식감에 깜놀 부산 자갈치시장 (feat. 럭키상회)
우럭 식감에 깜놀 부산 자갈치시장 (feat. 럭키상회)
2022.04.04부산 자갈치시장 (feat. 럭키상회) 부산에 왔으면 자갈치시장은 기본이니 당연히 갔을 줄 알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봐도 치를 타고 지나가기만 했을 뿐이다. 부산에 그렇게 자주 갔는데, 이번이 처음이라니 그동안 뭐했나 싶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남포동에 있는 자갈치시장으로 가보자~ 먹어보자~ 자갈치시장은 차를 타고 지나가거나, 영도다리 위에서 바라보거나, 배를 타고 스쳐지나갔다. 겉핥기는 여러번 했지만, 정작 시장 안으로 들어간 본 적은 없다. 부산을 대표하는 시장이자, 해산물킬러에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야만 했던 곳인데 이제야 왔다. 비릿한 바다내음이 코끝을 스치고 지나간다. 서울에서는 맡을 수 없기에, 크게 들이 마신다. '그래, 이 짠맛이야~' 갈치를 많이 팔아서 자갈치 시장인가 했다. 그런..
바다내음 넘실대는 멍게비빔밥 공덕동 락희옥
바다내음 넘실대는 멍게비빔밥 공덕동 락희옥
2022.04.01공덕동 락희옥 (feat. 연세우유 우유생크림빵) 매화에 벚꽃까지 피니, 이제는 완연한 봄이다.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니 배가 고프다. 봄이 왔는데 아무거나 먹을 수는 없는 법. 바다내음 물씬 풍기는 주황빛깔 멍게를 먹으러 공덕동에 있는 락희옥으로 향했다. 제철 음식 중 특히 해산물은 산지직송보다는 산지에 가서 먹어야 한다. 그런데 형편이 그러하지 못하니 그나마 좋은 식재료를 쓰는 락희옥에 왔다. 노 브레이크타임이라서 늦은 오후에 혼밥을, 낮술은 대환영이지만 언제나 얌전히(?) 밥만 먹는다. 메인메뉴는 거의 다 알콜을 부르는 음식이다 보니, 한쪽 눈을 감고 오른쪽 메뉴에 집중을 한다. 오른쪽도 지뢰가 있긴 하지만, 식사메뉴에 시선을 단단히 붙들고 있으면 된다. 멍게비빔밥은 다른 계절에도 먹을 수 있..
화려하고 정갈한 육회비빔밥 목동 한국집 현대백화점
화려하고 정갈한 육회비빔밥 목동 한국집 현대백화점
2022.03.25한국집 현대백화점 목동점 4년 전에 전주에 갔을때, 전주비빔밥이 아니라 청국장 비빔밥을 먹었다. 한국집이 아니라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에 나온 토방이라는 곳에서 먹었다. 그리하여 전주비빔밥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주가 아닌 목동 현대백화점 6층에 있는 한국집에 왔다. 한국집은 1952년부터 대한민국 최초로 전주비빔밥을 판매한 식당이다. 3대에 걸쳐 65여년간 전통방식만을 고집해 만든 장맛을 필두로 한국의 전주비빔밥을 세계로 알리고 있습니다라고 수저 종이에 나와있다. 전주비빔밥의 명성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반해, 웃프게도 전주에서 전주비빔밥을 먹은 적이 없다. 백화점에서 혼밥이 좋은 점은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 늦은 오후에 가더라도 밥을 먹을 수 있다. QR체크를 하지 않지만, 칸막이는 여전하다. 단품으로 ..
케첩맛 나폴리탄 계탄폭탄 오리지널산도 영등포동 낙원테산도
케첩맛 나폴리탄 계탄폭탄 오리지널산도 영등포동 낙원테산도
2022.03.21영등포동 낙원테산도 타임스퀘어점 심야식당과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서 궁금했던 음식이 있다. 파스타보다는 스파게티같고, 이름에 나폴리가 들어가지만 나폴리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영상 속 모양새와는 사뭇 다르지만 맛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4층에 있는 낙원테산도다. 백화점 식당가가 좋은 점은 브레이크타임이 없다는 거다. 간혹 영업을 안하는 곳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늦은 오후에 가도 밥을 먹을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입장할때마다 QR코드가 필수였는데, 이제는 안한다. 여전히 코로나는 기승이지만, 여름쯤 서서히 사그라 들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칸막이도 사라지겠지. 혼밥이라서 구석이 아니고, 사진찍기 좋은 장소다. 구석에 앉으면 내부 모습을 다 담을 수 있고, 조용해서 혼밥하기..
평양냉면은 메밀향을 싣고 마포동 능라도
평양냉면은 메밀향을 싣고 마포동 능라도
2022.03.18마포동 능라도 마포점 평양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인데, 바쁜 일도 없으면서 때를 놓쳤다. 냉면은 추울때 먹어야 하기에 꽃샘추위가 아니 반가울 수 없다. 진한 육향을 따라 흐르는 구수한 메밀향에 무심한 듯 끊어지는 면발까지 맘에 쏘옥 든다. 마포동에 있는 능라도다. 염리동에 을밀대라고 50년 전통의 평양냉면집이 있다. 능라도를 몰랐을때는 을밀대, 필동, 을지면옥, 평래옥 등을 주로 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평냉이 생각나면 능라도로 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입에 맞으니깐. 자가제면을 하는 공간이 있고, 친절한 직원에, 공간이 넓어 혼밥하기에도 좋다. 브레이크타임이 없는 줄 알았는데, 오후 4:30~ 5:00는 직원 점심시간이라고 한다. 평양냉면을 불고기와 함께 먹으면 참 좋은데, 혼밥이라서 평양랭면(13..
반건조 갑오징어구이 끝내줘요~ 황학동 옥경이네건생선
반건조 갑오징어구이 끝내줘요~ 황학동 옥경이네건생선
2022.03.16황학동 서울중앙시장 옥경이네건생선 무언가를 질겅질겅 씹고 싶었다. 껌은 턱이 아프고 허탈해서 싫고, 뭔가 가치있는 씹을거리가 필요했다. 이럴때 어디로 가야 할까?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니, 그 집이 떠올랐다. 신당동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서울중앙시장에 내린다. 시장 안으로 들어오니, 저만치 옥경이네건생선이 보인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세상이 내맘같지 않다는 거 알게 된 날, 하루종일 허탈했다. 마음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온다. 차가운 커피를 마셔도, 얼음물을 마셔도 소용이 없다. 이럴때는 알콜에게 의지(?)를 해야 하기에, 질겅질겅 씹을 수 있는 안주거리를 찾아 서울중앙시장에 있는 옥경이네건생선에 왔다. 오후 1시에 오픈을 하고 브레이크타임은 없다. 고로 낮술이 그리고 혼술도 ..
홍대에서 진주냉면을 만나다 서교동 하연옥
홍대에서 진주냉면을 만나다 서교동 하연옥
2022.03.09서교동 하연옥 마포점 평양냉면은 평양에서 먹을 수 없지만, 진주냉면은 진주뿐 아니라 홍대에서도 먹을 수 있다. 육전이 고명이라니, 화려함의 끝판왕답다. 평양와 함흥과는 또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진주냉면을 먹으러 서교동에 있는 하연옥을 찾았다. 벌써 5년 전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냉면을 좋아하지만, 진주냉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냉면은 평양과 함흥 그리고 시장 혹은 분식집 스타일이 전부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진주냉면에 대해 알게 됐고, 고속버스를 타고 진주로 향했다. 그때 냉면을 먹었던 곳이 하연옥이다. 그 맛을 잊지 못했는데, 진주가 아닌 홍대에서 진주냉면을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때는 고속버스를 탔지만, 지금은 시내버스를 탔다. 진주냉면은 1849년 동국세시기에 언급..
콩나물국밥 먹을때 모주는 무조건 도화동 양산박
콩나물국밥 먹을때 모주는 무조건 도화동 양산박
2022.03.07도화동 양산박 즐겨찾았던 콩나물국밥집이 사라져 한동안 먹을 수 없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주출몰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콩나물국밥을 파는 식당을 찾았다. 해장이 필요한 날, 도화동에 있는 양산박으로 간다. 해장에 최고라는 순댓국을 즐겨 먹었더라면, 서울은 물론 전국에 있는 순댓국집을 다 찾았다녔을 거다. 육고기를 즐기지 않다보니, 순댓국, 내장탕, 설렁탕, 돼지국밥, 소머리국밥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선짓국과 소고기뭇국은 예외다. 어젯밥에 맥주를 마셨기에 해장이 필요했다. 선택의 폭이 그리 많지 않다보니, 평양냉면으로도 해장을 한 적도 있다. 이번에는 시원보다는 뜨끈함을 원해서 콩나물국밥으로 정했다. 혼밥을 할때는 어김없이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간다. 콩나물국밥집에 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