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2019.04.253년 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다시 읽었다.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한때는 그의 필력에 미쳐있었는데, 추리소설에 빠져 멀리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의 작품은 무코다 이발소다. 공중그네가 갖고 있던 엽기는 사라졌지만, 명랑 유쾌 발랄은 여전하다. "무코다 이발소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도마자와 면에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은 1950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옛날 이발소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래된 이발소와 한적한 시골마을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다. 제목대로 소설의 주인공은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장 무코다 야스히코다. 그의 나이 쉰세 살, 스물여덟에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후로 사반세기에 걸쳐 부부 둘이 이발소를 끌고 오고 있다. 늘 똑같은 일상만 반복되는 작은 시골 마을, 이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마산장 살인사건 | 범인은 이 안에 있다
2019.01.20전자책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한 달에 6,500원은 꽤나 달콤하다. 책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지만 무겁다, 짐만 된다는 이유로 종이책을 멀리했었다. 전자책은 편리하지만, 종이를 넘기는 맛이 없어서 또 멀리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자책을 달고 산다. 왜냐하면 아까운 내돈 6,500원이 공중으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읽을 책은 계속 쌓여만 가는데, 아직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살짝 물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끝까지 달려볼 생각이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것일까? 아니면 독서보다는 딴짓을 더 많이 하는 것일까? 작년 11월에 다운받은 책 중 골든아워가 2권이니 총 5권을 읽었다. 그나저나 책 리스트가 다 살인이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겁나게 사랑하고 존경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손난로같은 따뜻한 감동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손난로같은 따뜻한 감동소설
2018.10.0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5단락으로 되어 있다. 제1장인 '답장은 우유 상자에'를 다 읽고, 제2장인 '한밤중에 하모니카를' 읽는데 뭐가 이상하다. 아까와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무대만 같을뿐, 등장인물은 다른 옴니버스 소설인가 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가느다란 실로 이어진 듯, 묘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현재에서 과거,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대가 움직이고, 각기 다른 인물들은 모두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곳에서 만난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무대는 1970년대로 작은 시골마을에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구멍가게(?)가 있다. 그 곳의 주인인 나미야 할아버지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고민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어쩌다 시작된 일이지만, 아이들의 지궂은 장난 질문에서 ..
히가시노 게이고의 천공의 벌 - 예언서가 아니라 소설로 기억되길~
히가시노 게이고의 천공의 벌 - 예언서가 아니라 소설로 기억되길~
2017.05.22영화 판도라에서 원전은 과학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한때는 그랬는지 모른다. 그 진실을 모른체, 그저 전기를 만들어 내는 안전하고 고마운 존재로 과대포장을 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그리고 작년 경주 지진으로 원전은 안전하고 고마운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럼에도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어김없이 원전을 가동 될 것이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호들갑을 떤다고 할 거 같지만, 차라리 호들갑에서 끝낼 수 있다면 좋겠다. 영화 판도라도 그렇고, 소설 천공의 벌도 그렇고, 원전은 이제는 정말 사라져야 할 최악 중 극최악이 아닐까. 히기시고 게이고의 천공의 벌은 1995년에 출판된 소설이다. 그후 16년이 지난, 20..
아즈마 가나코의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겠다!!
아즈마 가나코의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 똑같이 따라할 수는 없겠다!!
2017.04.27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미니멀라이프라고 한다. 더하기 물건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게 가짐으로써 삶의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에 중점을 둔 삶도 역시 미니멀라이프라고 한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예전과 달리, 있는데 굳이 또 사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미니멀라이프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책을 읽고 난 후 미니는 커녕 여전히 많은 걸 누리면서 살고 있다. 전기요금 5,000원으로 한달을 살 수 없다. 냉장고 없이 사계절 내내 맛있는 상차림을 할 수 없다. 옷 세벌로 심플하고 멋진 코디도 못한다. 오래된 집에서 오래된 물건과 함께하는 느긋한 일상, 꿈에서라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얼굴을 맞..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 프롤로그부터 시작된 긴장감!!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 프롤로그부터 시작된 긴장감!!
2016.08.17작가 편식이 엄청 심한데, 더 심해질 거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 때문이다. 프롤로그부터 사람 혼을 쏙 빼놓더니, 결국 열대야를 책과 함께 보내게 만들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면,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대체적으로 지루하다.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 이야기를 어느정도 끌고 가기 위해서는 주저리주저리 인물들과의 관계나 사건의 연계 등등 초반 작업이 필요한 법이다. 물론 처음부터 엄청난 사건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역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루함은 필요하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소의 소설 몽환화는 프롤로그부터 엄청난 긴장감을 준다. 첫번째 프롤로그는 소설의 현재 시점에서 한참 과거의 어느날, 어느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을 보여준다. 그리고 곧이어 두번째 프롤로그는 ..
[책] 정혜윤의 손글씩 나혼자 조금씩 - 악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책] 정혜윤의 손글씩 나혼자 조금씩 - 악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016.08.162년 전 그림 좀 그려보겠다고, 라는 책을 산 적이 있다. 결과는 내 손은 꽝손이며, 그림 그리는 재주는 어쩜 이리도 없는지, 다시한번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이번에는 그림이 아니라, 글씨에 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천재도 아니면서, 천재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엄청난 악필의 소유자, 바로 나다. 그때는 손그림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손글씨가 유행인가 보다. 서점에 갔는데, 떡하니 캘리그라피 코너가 있다. 휙 지나쳤으면 그만일텐데, 나도 모르게 멈췄다. '나 엄청난 악필인데, 이거 고칠 수 있을까?' 손글씨 고민도 아직 안끝났는데, 어느새 내 시선은 컬러링 북에 꽂혔다. '손그림은 안되지만, 색칠은 좀 할 거 같은데...'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건, 책보다는 색연필이다. 어릴때 부잣집 아..
[책] 더글라스 케네디의 비트레이얼 -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책] 더글라스 케네디의 비트레이얼 -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2016.08.11원작이 있는 영화는 언제나 원작보다 재미가 없었다. 정해진 시간에 소설의 모든 내용을 다 담을 수 없기에, 불필요하거나 진부한 내용은 가위질을 당하게 된다. 소설은 글로 모든 걸 표현해야 하기에, 내용이 길어질 수 밖에 없지만, 영화는 영상이니 구차한 설명보다는 장면으로 보여주면 끝이다. 주인공이 공포에 사로잡혀, 온 몸에 소름이 돋고, 팔다리가 엄청 떨린다라는 묘사는 그저 공포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얼굴을 보여주면 된다. 호텔은 바로크 시대 건축 양식으로 가구는 어떻고, 침대는 어떻고, 화장실은 어떻다라는 묘사는 배경영상으로 활용해 주인공이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보여주면 된다. 모티브만 비슷할 뿐 소설과 영화가 전혀 다른 내용이 될 수도 있으며, 결론까지 달라질 수 있다. 원작을 100% 똑같이 만드는 ..
[책]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판 델마와 루이스!!
[책]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판 델마와 루이스!!
2016.05.021991년 영화 델마와 루이스, 2015년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는 공통점이 참 많다. 이름으로 된 제목, 두명의 여자가 주인공, 한 남자의 죽음이다. 책을 읽는내내 영화가 생각나서, 영화처럼 같은 결말일까 궁금했었다. 영화에서 그녀들은 남편을 피해 떠난 여행에서, 한남자를 살인하게 되고 엉덩이가 예쁜 남자가 돈을 훔쳐가는 바람에 강도가 되어 버리고, 살인사건으로 인해 쫓아오는 형사로부터 피해다니지만 결국 추격 끝에 그랜드 캐년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마지막 장면, 델마가 루이스에게 그냥 앞으로 달리자고 소린친다. 그리고 그녀들은 직진을 한다. 열린결말인 거 같지만, 뻔한 결말 즉 그녀들은 죽음을 선택했다. 나오미와 가나코도 델마와 루이스처럼 그런 결말을 선택했을까? 아니다. 열린결말..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 과연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 과연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2016.03.2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스칼렛 요한슨과 최민식이 나왔던 영화 루시가 생각났다. 뤽베송과 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최민식 등 감독과 배우 이름만으로도 후덜덜하지만, 솔직히 이름보다는 스토리가 더 강하게 와닿았던 영화였다.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은 10%다. 그런데 100%를 사용하게 된다면 인간은 어떻게 변할까? 영화 루시는 이렇게 끝이 난다. 뇌를 100%까지 사용하게 되자, 인간의 모습은 사라지고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기기로 변해버렸다. 아마 이렇게 끝이 났던 거 같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뇌가 이렇게나 대단한가? 인류문명부터 아니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시공간을 무시하고 볼 수 있으면, 시간을 멈출 수도 있는 그동안 초능력으로만 여겼던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
[책]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2 - 베스트셀러 도서 추천!!
[책]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2 - 베스트셀러 도서 추천!!
2016.03.16작가 박종휘의 태양의 그늘 2편은 1편과 동일하게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전작에서는 슬픔, 아픔만을 담았는데,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드디어 그늘이 아닌 따사로운 햇볕을 느꼈다. 세 아들과 어머니가 죽었고, 사랑하는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야 하지만, 그들은 결코 흔들리거나 단념하지 않고 가족의 사랑을 지켜나가기 때문이다. 애국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고, 아내가 죽었더라고 민족을 나라를 미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나라면, 우리 가족을 이렇게 만든 이 나라를 미워하고 복수를 하려고 할텐데,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닥힌 슬픈 운명이 허황된 꿈을 갖고 있던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계획된 일..
[책] 오쿠다 히데오의 침묵의 거리에서 1,2 - 한 아이가 죽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책] 오쿠다 히데오의 침묵의 거리에서 1,2 - 한 아이가 죽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2016.03.07학교에서 한 아이가 죽었다. 자실일까, 타살일까? 알 수 없다. 그런데 죽은 아이는 한동안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그럼 아이의 죽음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공중그네, 면장선거, 한 밤 중에 행진, 남쪽으로 튀어, 오 해피데이, 꿈의 도시, 소문의 여자 그리고 침묵의 거리에서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단순히 엽기, 코믹만 있는 게 아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함께 부조리에 대항하는 강력한 시그널이 담겨 있다. 일본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현재 우리에게 닥친 여러가지 문제를 대신 꼬집어 주고 있는 거 같다. 특히 침묵의 거리에서를 읽으면서 그 느낌이 더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나구라 유이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손꼽히는 부잣집 아들이다. 부잣집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밉상 캐릭터가 됐지만,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