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11시 11분 – 행복을 주는 숫자!!
11시 11분 – 행복을 주는 숫자!!
2014.12.15작고 동그란 원 안에 그려져 있는 1부터 12까지의 숫자와 긴 침과 작은 침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는 얇은 침까지, 아날로그 시계는 참 어려웠다. 12:01처럼 숫자로 시간이 나오는 디지털 시계는 나쁘다고 하면서 봐도 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아날로그 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고 항상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왜 그러냐고, 왜 숫자시계를 보면 안되냐고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저 어려운 아날로그 시계로 시간을 보는 공부를 했었다. 그 영향인지, 성인이 되도록 디지털 시계는 시계가 아니라고 터부시했었다. 몇 번 손목시계를 바꿨지만 크기와 디자인이 다를 뿐, 무조건 아날로그 시계였다. 나에게 있어 디지털 시계는 그냥 있어도 무시하는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다 휴대폰을 만나게 되고, 언제부터인지 시간..
방관자에서 주인공으로 그리고 지각 있는 방관자로~
방관자에서 주인공으로 그리고 지각 있는 방관자로~
2014.12.10버스를 타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특히 기사와 고객과의 말다툼으로 버스운행에 차질이 생기게 되면, 제 3자인 다른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거 참 고만 좀 합시다" "기사 양반, 그만 출발하죠" "아가씨 또는 학생 또는 아줌마 또는 아저씨, 그만 좀 하시죠" 참을성이 없는 고객들이 짜증 섞인 투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원인이 어찌 됐던 주변의 시선으로 인해 일이 마무리 되기도 하지만, 이와 달리 고객과 기사 그리고 또 다른 고객까지 더 큰 싸움이 되기도 한다. 이때 나의 포지션은 참을성은 없지만, 그렇다고 빨리 가자고 말도 못하는, 그저 완벽한 방관자다. '아 그만 좀 하고, 출발하지'라고 속으로만 말하는 그런 소극적인 인간이다. 이렇게 소극적이고 방관자였던 내가 주인공으로 우뚝 섰던 적이 ..
어린 시절 최고의 선물은 "종합선물세트"
어린 시절 최고의 선물은 "종합선물세트"
2014.12.05저녁 무렵 아빠의 퇴근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특히 약주라도 드시고 오는 날은 6살 남 짓 인생을 살아온 나에게 최고로 행복한 날이 되었다. 이유는 단 하나, 빈 손으로 오신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소한 기름내음 풍기면 군데군데 얼룩지고 살짝 식어버려도 맛났던 전기구이 통닭부터, 추운 겨울 동치미의 단짝 친구인 군고구마, 안주가 남아서 갖고 오셨다던 오징어, 쥐포구이, 이름 모를 마른 안주들 그리고 전날 부부싸움이 있었는지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센베이 과자 등 밥 이외는 주전부리를 자주 할 수 없었던 때라 아빠보다 아빠 손에 든 봉다리를 더 기다렸던 거 같다. 9시 뉴스를 시작한다는 앵커의 멘트가 자장가였던 나에게, 아빠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는 건 너무 큰 고문이었다. 그냥 자라고 아빠 오..
돈, 명예, 권력, 사랑이 다 필요 없어 지는 순간!!
돈, 명예, 권력, 사랑이 다 필요 없어 지는 순간!!
2014.11.23돈이 많았으면 좋겠고, 명예도 있으면 더 좋겠고, 여기에 권력까지 있다면 그야 말로 최고다. 더불어 사랑까지 하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한 순간 물거품으로 변하는 순간이 온다. 이 세상의 모든 신을 찾게 되며, 갖고 있는 모든 걸 다 줄 테니 제발 제발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순간이 온다. 나의 출근길 소요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다. 가까운 직장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매번 참 먼 곳으로만 다닌다. 2시간 정도 걸렸던 적도 있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출퇴근으로 허비한 시간이 참 많았다. 장시간 버스와 지하철을 타다 보니, 뜻하지 않은 사고를 만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공복에 찬물 한 컵을 쭉 들이마시고 그분과 집에서..
첫번째 러브레터
첫번째 러브레터
2014.11.16첫번째 러브레터 아침에 눈을 떴을때 당신이 옆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 차릴때 숟가락을 두 개씩 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칫솔꽂이에 두 개의 칫솔이 가지런히 놓여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발장과 옷장에 나란히 그대와 나의 모습이 담겨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가 아니 둘을 생각하게 해준 당신이 있어서 고맙습니다. 나 보다는 먼저 당신을 생각하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이 세상에서 내편이 되어준 당신을 만나 고맙습니다. 이제는 제가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당신도 나와 같기에... 2006년 4월, 싸이월드에 올린 글인데, 미쳤구나 미쳤어. 도대체 2006년도에 뭘 했던거지. 어떻게 이런 낯 뜨거운 글을 썼을까나? 딱보니, 연애질(?)이네. 이런 맘이 들게했던 사람이었을텐데, 왜 끝이 났을까? 역시 사랑은 오래 ..
비포 선라이즈를 현실에서 기대하는 건 어려운 일일까?
비포 선라이즈를 현실에서 기대하는 건 어려운 일일까?
2014.10.22에단 호크 (제시 역), 줄리 델피 (셀린 역) 주연의 영화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5년도 영화다. 벌써 19년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지금도 영화 같은 현실을 꿈꾸고 있다면 너무 낭만적인가? 어릴 때부터 여자라면 누구나 백마 탄 왕자에 대한 동화책을 여러 권 접하게 된다. 백설공주에서, 잠자는 숲 속의 공주에서 그녀들을 깨우는 남자들은 모두다 백마를 타고 온 멋진 왕자님이다. 물론 내가 공주는 아니지만, 학습의 효과라고 해두자. 그 효과로 인해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어딘가에 있을 백마 탄 왕자를 놓칠 수가 없다. 유아기 때는 백마 탄 왕자, 드라마라는 문화를 접하고 난 후에는 멋진 재벌 2세에 대한 로망은 성인이 되어도, 혹시 하는 기대감에 여전히 꿈꾸는 소녀처럼 마음 속 어..
바바리맨을 아시나요!!
바바리맨을 아시나요!!
2014.10.19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여학생이라면 한번쯤 바바리만 입고 나타나는 남자를 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장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시간대는 아침 등굣길. 처음 그자식(?)을 보면 소리를 지르는 듯 무척 당황한다. 그러나 처음이 그렇지, 반복되다 보면 그냥 '저런 10센치'라고 생각하고는 가던 길을 간다. 물론 계속 놀라는 사람도 있고, 춥지 않냐고, 왜 그러고 다니냐고 과감하게 대화를 시도하는 이도 있지만. 난 아쉽게(^^) 바바리맨을 본 적이 없다. 아니 보기는 했다. 그러나 늘 중요한 볼거리(?)가 지난 후 봤다는 게 문제다. 중학교 때는 집에서 5분 거리에 학교가 있어 볼 기회가 없었고, 고등학교 때는 학교 뒷산에서 활개를 펼치고 다니는 그자식을 볼 수 있었다. 항상 아이들의 고함을 듣고 가기에 매번 ..
복권에 대한 남자들의 욕망
복권에 대한 남자들의 욕망
2014.10.17누구나 한번쯤 일확천금을 꿈꾼다. 그 수단으로 복권을 산다. 그리고 일주일을 기다린다. 안 됐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고, 또 복권을 산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을 기다린다. 이렇게 반복된 생활을 하더라도, 복권 1등 당첨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복권을 사는 내 주변 남자들의 이야기이다.(노지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추억이 생각났거든요^^) 옛날 옛날 주택복권 시절 그분의 이야기!!! 그분은 월요일 오전 어김없이 그 곳에 간다. "주택복권 2장 주세요."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일주일치 행복티켓을 구입하는 걸로 한 주를 시작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일요일 점심, 이쁜 언니야들이 화살을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오고, 뒤에 보이는 둥근 판 여러 개 돌고 있을 때,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쏘세..
오줌 싸는 아기동상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
오줌 싸는 아기동상에 대한 기발한 아이디어
2014.10.08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정문을 통과하면 운동장이 나오는 구조가 아닌, 바로 학교 건물로 이어졌다. 운동장이 측면에 있다고 해야 하나? 교실에서 운동장이 바로 보이지 않고, 밖으로 나가 건물 끝으로 가야 운동장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즉 정문에서 오른쪽은 운동장, 왼쪽은 교실이었다. 교실과 운동장이 분리되어 있으니, 삭막해 보일 수도 있고, 여기가 학교가 맞나하고 생각할 수 있어, 교실 건물 앞에는 운동장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나름 쉼터라고 할 수 있는 벤치 공간과 함께 작은 연못(?)이 하나 있었다. 그 연못 또는 작은 분수에는 유럽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오줌 싸는 아기동상이 있었다. 분수대 모양이 오줌 싸는 아기동상이라 하면 적절할 듯 싶다. 늦은 봄부터 여름방학이 될 때까지 아기동상은 자신의 일을 ..
사실과 진실의 차이 – 지하철에서...
사실과 진실의 차이 – 지하철에서...
2014.10.07지하철을 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빈자리를 찾는 것이다. 한 두 정거장을 간다면, 서서 가도 되지만 한 시간 정도 가야 한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빈자리 사수에 나선다. 이 날은 운 좋게 타자마자 빈자리가 있었다. '아싸~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거 같은데'하면서 자리에 살포시 앉는다. 그리고 바로 하는 일은 아이폰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다. 퍼즐게임, 숨은 그림 찾기 게임, 사천성 등 보유하고 있는 게임 앱을 다 터치하면서 하트가 다 사라질 때까지 게임을 한다.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으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메일, 블로그 등 검색질에 빠진다. 그래도 시간도 남으면 뉴스를 보거나 연예인 가십 기사를 찾아 본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최근 나의 모습이다. 나만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는다. 버스나..
스마트폰이 앗아간 기억의 조각들
스마트폰이 앗아간 기억의 조각들
2014.09.22S#1.선술집, 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벽면 여기저기 낙서가 잔뜩 있는 그런 오래되었지만, 정겨움이 있는 술집이다. 나와 너 그리고 그가 허접한 노가리 안주에 쓴소주를 마시고 있다. 그때 노래(Sting의Shape Of My Heart)가 들려온다. 나: 이거 무슨 노래지? 너: 나 이거 알아. 이거 그거 요즘 라디오에서 무지 많이 나오던데, 아 나 들었는데. 나: 너두 배철수 듣냐? 나도 어제 들었는데, 이거 무슨 영화 주제곡이라고 하던데. 너: 나두 알어, 킬러랑 여자아이가 나오는 영화 주제곡이라고 하던데. 나: 아 맞다. 레옹 너: 맞아 맞아. 근데 이거 누가 부르지, 아 진짜 알았는데, 왜케 생각이 안나냐? 나: 잠만, 잠만, 나 기억날거 같아. 이 노래 부르는 가수가 시, 스, 사, 암튼 S..
풍선 하나만 사주세요~
풍선 하나만 사주세요~
2014.09.09나 어릴적 풍선이라면.... 빨간색, 초록색, 노랑색 색색의 촌스런 그런 풍선이었다. 사주세요라고 말하면 주먹이 먼저 내 앞을 가렸던 그런 시절의 풍선이었다. 요즘 아이들... 참 좋은 시절을 산다는 생각, 내가 어릴적 윗 세대들이 했던 생각이랑 똑같겠지.ㅎㅎ 그래도 요즘 아이들... 부럽다라는 생각이 든다. 풍선이라고 하면 늘 둥그런 모양의 풍선 밖에 몰랐던 나와는 달리, 참 이쁜 풍선들이 많으니 말이다. 뭐 생각해보면, 둥그런 풍선과 함께 길다란 풍선도 있었던거 같기도 하다. 이제는... 날 위해 풍선을 살만큼 그만한 능력이 됐지만, 날 위해 정말 살 수 있을까?? 내가 말이다. 샀다구 치자, 그걸 들고 다닐 수 있을까?? 사람들 많은 거리에서... 날 위해서 보다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