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 살인강도범의 동생이라는 낙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 살인강도범의 동생이라는 낙인
2020.11.03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 살인강도범의 동생이라는 낙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노래가 있다. 가을이란 계절은 참 짧기도 한데, 할 일이 너무나 많다. 편지도 써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날이 좋으니 밖으로 나들이도 가야 한다. 여기에 햅쌀에 햇과일 등 먹을거리도 천지삐까리다. 가을이니 나름 다 해본다고 했는데, 편지는 아직 쓰지 못했다. 어릴땐 손편지도 종종 썼는데, 요즈음 메일을 보내지 손편지는 거의 써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쓰지 않고 읽었다. 직접 쓴 편지는 아니지만, 남이 쓴 편지를 읽으며 감정이입 하나는 제대로 했다. 동생만은 대학에 꼭 보내야 한다는 형.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니, 동생을 위해 도둑이 되기로 한다. 한때 일을 했던 곳에서 알게 된, 노부인이 혼자 사..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오쿠다 히데오의 무코다 이발소 | 명랑 유쾌 발랄
2019.04.253년 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다시 읽었다. 공중그네를 시작으로 한때는 그의 필력에 미쳐있었는데, 추리소설에 빠져 멀리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의 작품은 무코다 이발소다. 공중그네가 갖고 있던 엽기는 사라졌지만, 명랑 유쾌 발랄은 여전하다. "무코다 이발소는 홋카이도 중앙부에 있는 도마자와 면에서 전쟁이 끝난 지 오래지 않은 1950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옛날 이발소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래된 이발소와 한적한 시골마을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다. 제목대로 소설의 주인공은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장 무코다 야스히코다. 그의 나이 쉰세 살, 스물여덟에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후로 사반세기에 걸쳐 부부 둘이 이발소를 끌고 오고 있다. 늘 똑같은 일상만 반복되는 작은 시골 마을, 이발..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손난로같은 따뜻한 감동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손난로같은 따뜻한 감동소설
2018.10.0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5단락으로 되어 있다. 제1장인 '답장은 우유 상자에'를 다 읽고, 제2장인 '한밤중에 하모니카를' 읽는데 뭐가 이상하다. 아까와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무대만 같을뿐, 등장인물은 다른 옴니버스 소설인가 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가느다란 실로 이어진 듯, 묘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현재에서 과거,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대가 움직이고, 각기 다른 인물들은 모두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곳에서 만난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무대는 1970년대로 작은 시골마을에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구멍가게(?)가 있다. 그 곳의 주인인 나미야 할아버지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고민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어쩌다 시작된 일이지만, 아이들의 지궂은 장난 질문에서 ..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 감추기 위해 덧씌우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 감추기 위해 덧씌우다
2018.08.18지금까지 8권의 책을 읽었고, 9번째는 히가시노 게이고 스스로 최고 걸작으로 손꼽은 작품, 용의자 X의 헌신이다. 2006년에 초판이 나오고, 2015년 55쇄까지 나왔다. 역시 거장답다. 일본과 한국에서 영화로 나올 만큼 유명한 작품인데, 이제서야 봤다. 언젠가는 보겠지 했는데,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읽고 싶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대신 구입한 책이다. 결론은 으이구~ 왜 이제서야 봤니? 쫓고 쫓기는 스펙터클은 없지만, 완전 범죄를 지키려는 자와 틈을 찾아내 밝히려는 자와의 대결이 쫄깃쫄깃하다. 내용을 알기 전에는 용의자는 아는데, X는 뭐고 또 헌신을 뭘까 했다. X가 나와서 수학공식같은 난해한 책이 아닐까 했는데, 단지 주인공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헌신은, 읽지 않는다면 영원히..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성의 인연 - 감성 복수극!!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성의 인연 - 감성 복수극!!
2016.11.08이런 복수극이 또 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라서 가능한 감성복수극, 유성의 인연. 왜 진작에 안 읽었는지, 후회가 된다. 14년이 지난 후에야 밝혀진 잔인하게 부모님을 죽인 살인범. 막판에 엄청난 반전이 숨겨있을거라고 생각조차 못했다. 당연히 이 사람은 아니겠지, 그런데 그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가을, 드디어 제대로된 독서를 했다.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결말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눈물보다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작된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절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성의 인연이다. 【우리 저 별똥별 같다. 기약도 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 세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 프롤로그부터 시작된 긴장감!!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 프롤로그부터 시작된 긴장감!!
2016.08.17작가 편식이 엄청 심한데, 더 심해질 거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 때문이다. 프롤로그부터 사람 혼을 쏙 빼놓더니, 결국 열대야를 책과 함께 보내게 만들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면,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대체적으로 지루하다.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고, 그 이야기를 어느정도 끌고 가기 위해서는 주저리주저리 인물들과의 관계나 사건의 연계 등등 초반 작업이 필요한 법이다. 물론 처음부터 엄청난 사건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역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루함은 필요하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소의 소설 몽환화는 프롤로그부터 엄청난 긴장감을 준다. 첫번째 프롤로그는 소설의 현재 시점에서 한참 과거의 어느날, 어느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을 보여준다. 그리고 곧이어 두번째 프롤로그는 ..
[책]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판 델마와 루이스!!
[책]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 오쿠다판 델마와 루이스!!
2016.05.021991년 영화 델마와 루이스, 2015년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는 공통점이 참 많다. 이름으로 된 제목, 두명의 여자가 주인공, 한 남자의 죽음이다. 책을 읽는내내 영화가 생각나서, 영화처럼 같은 결말일까 궁금했었다. 영화에서 그녀들은 남편을 피해 떠난 여행에서, 한남자를 살인하게 되고 엉덩이가 예쁜 남자가 돈을 훔쳐가는 바람에 강도가 되어 버리고, 살인사건으로 인해 쫓아오는 형사로부터 피해다니지만 결국 추격 끝에 그랜드 캐년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마지막 장면, 델마가 루이스에게 그냥 앞으로 달리자고 소린친다. 그리고 그녀들은 직진을 한다. 열린결말인 거 같지만, 뻔한 결말 즉 그녀들은 죽음을 선택했다. 나오미와 가나코도 델마와 루이스처럼 그런 결말을 선택했을까? 아니다. 열린결말..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 과연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 과연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2016.03.24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스칼렛 요한슨과 최민식이 나왔던 영화 루시가 생각났다. 뤽베송과 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최민식 등 감독과 배우 이름만으로도 후덜덜하지만, 솔직히 이름보다는 스토리가 더 강하게 와닿았던 영화였다.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은 10%다. 그런데 100%를 사용하게 된다면 인간은 어떻게 변할까? 영화 루시는 이렇게 끝이 난다. 뇌를 100%까지 사용하게 되자, 인간의 모습은 사라지고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기기로 변해버렸다. 아마 이렇게 끝이 났던 거 같다.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뇌가 이렇게나 대단한가? 인류문명부터 아니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시공간을 무시하고 볼 수 있으면, 시간을 멈출 수도 있는 그동안 초능력으로만 여겼던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
[책] 오쿠다 히데오의 침묵의 거리에서 1,2 - 한 아이가 죽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책] 오쿠다 히데오의 침묵의 거리에서 1,2 - 한 아이가 죽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2016.03.07학교에서 한 아이가 죽었다. 자실일까, 타살일까? 알 수 없다. 그런데 죽은 아이는 한동안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그럼 아이의 죽음은 자살일까, 타살일까? 공중그네, 면장선거, 한 밤 중에 행진, 남쪽으로 튀어, 오 해피데이, 꿈의 도시, 소문의 여자 그리고 침묵의 거리에서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단순히 엽기, 코믹만 있는 게 아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함께 부조리에 대항하는 강력한 시그널이 담겨 있다. 일본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현재 우리에게 닥친 여러가지 문제를 대신 꼬집어 주고 있는 거 같다. 특히 침묵의 거리에서를 읽으면서 그 느낌이 더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나구라 유이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손꼽히는 부잣집 아들이다. 부잣집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밉상 캐릭터가 됐지만, 그래..
[책] 모리사와 아키오의 나쓰미의 반딧불이 - 촉촉한 감성비가 내려~
[책] 모리사와 아키오의 나쓰미의 반딧불이 - 촉촉한 감성비가 내려~
2016.02.19모리사와 아키오를 감성작가라고 하기에, 여성작가인 줄 알았다. 검색을 해보니 남성작가란다. 거기에 더욱 놀라운 사실은 조그맣게 나와 있는 작가 사진을 보니, 감성과는 담을 쌓고 살았을 거 같은 얼굴이다. 이래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나 보다. 그나마 다행이다. 작가 얼굴을 책을 다 읽은 후에야 봤으니깐. 나쓰미의 반딧불이 부제 우리가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 그냥 일본의 여름이야기 또는 잔잔하고 재미없는 소설이라 생각했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느낌은 확신이 됐고, 한동안 가방에서 짐으로만 있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반납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야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히 4시간만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수북이 쌓인 휴지를 치우면서, 감성작가라고 말할 이유를 제대로 ..
[책] 미야베 미유키의 형사의 아이 – 형사 아빠와 형사 아들의 멋진 콜라보!!
[책] 미야베 미유키의 형사의 아이 – 형사 아빠와 형사 아들의 멋진 콜라보!!
2015.10.21톰소여의 모험과 구니스를 보고 이런 생각을 하곤 했었다. 나도 뜻하지 않은 사건을 목격하고,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싶다. 셜록 홈즈처럼 형사 콜롬보처럼 기발한 추리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너무나 평온했고, 살인사건은커녕 보물지도조차 나에게 오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보게 된 명탐정 코난으로 인해 다시 추리물에 빠지게 되면서, 십대시절에 가졌던 그 꿈을 다시 꾼다면 철없는 어른이라고 하겠지. 그래 안다. 진짜 그런 일이 나에게 닥치면, 겁에 질려서 덜덜 떨기만 할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는 수 없으니 대리만족이라도 해야지. 편식주의자답게 요즘 읽는 책, 영화, 드라마는 죄다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다. 결말을 보기 전에 범인을 찾는 재미도 있고, 쫀쫀한 스토리에 잠시나마 현..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 무렵 누군가 - 아쉽다 아쉬워~
[책]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 무렵 누군가 - 아쉽다 아쉬워~
2015.01.21추리 소설작가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작품은 소설보다는 영화로 먼저 만났다. 용의자 X의 헌신과 방황하는 칼날을 통해서다. 영화를 재미나게 봤으니, 기회가 되면 꼭 이 사람의 다른 소설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서점에 가면, 항상 오쿠다 히데오만 찾게 되는 바람에 늘 생각에 그치고 말았다. 음식과 함께 작가 편식도 있어 항상 좋아하던 작가의 작품만을 찾다 보니, 매번 놓쳤던거 같다. 그러나 인연이 있으면 만난다고, 오쿠다 히데오를 찾고 있는데 먼저 "그 무렵 누군가"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당연히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고, 제목부터 뭔가 엄청난 사건이 일어날거 같은 생각에 주저하지 않고 보기 시작했다. 334페이지의 분량에 총 8개의 소제목으로 되어 있다. 첫 페이지를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