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OST - 포로 우나 카베자(por una cabeza, 탱고)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OST - 포로 우나 카베자(por una cabeza, 탱고)
2015.05.251993년 개봉작, 알파치노 주연의 여인의 향기. 3번 정도 본거 같은데, 기억나는 장면은 탱고밖에 없다. 눈 먼 퇴역 장교가 식당에서 처음 만난 여인과 함께 추는 탱고. 이건 현실이 아니고 영화라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꼭 하고 싶었다. 나도 언젠가는 알파치노같은 멋진 남자와 함께 완벽한 탱고를 추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래서 탱고 학원에 등록을 했었다. 알파치노를 찾기 위함을 숨기고, 건강을 다이어트를 한다는 핑계로 3개월 정도 배웠다. 아직 영화 속 여인이 아닌지라, 알파치노를 찾기 보다는 그녀처럼 탱고를 잘 추는거에 중점을 뒀다. 그렇게 한달, 두달이 지나고 어느정도 배운 뒤, 알파치노를 찾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런데... 없다. 하긴 나도 영화 속 그녀가 아니면서, 알파치노를 찾다니 ..
Grease OST "Summer Nights" - John Travolta & Olivia Newton-John
Grease OST "Summer Nights" - John Travolta & Olivia Newton-John
2015.05.16개인적으로 여름이 싫다. 벌레가 많아서 싫고, 더워서 싫고, 짜증나서 싫고, 아토피 때문에 더더욱 싫다. 그런데 자꾸만 여름이 길어진다. 아직 5월인데, 봄보다는 여름 같다. 그런데 여름 밤은 좋다. 모기는 싫지만, 해가 사라진 밤은 좋다. 열대야가 오기까지라는 조건이 있지만, 그래도 여름밤은 좋다. 시원한 생맥주가 생각나는 여름밤이 참 좋다. 본격적인 여름밤의 시작은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의 Summer Nights. 1978년 영화 그리스의 삽입곡으로 유명하지만, 2000년 정우성 고소영이 나왔던 지오다노 CF로 더 유명해졌다. 영화도 못 보고, 뮤지컬도 못 봤지만, 노래는 안다. 나에게 Summer Nights은 짜증나고 싫은 여름을 기분좋게 만들어 주는 노래다. 세월은 참 야속하구나. J..
가위와 외계인, 꿈 이야기!!
가위와 외계인, 꿈 이야기!!
2015.05.13매일 꿈을 꾼다. 그러나 깨고 나면 기억이 없다. 돼지를 본거 같기도 하고, 로또 숫자를 본 거 같기도 하고, 가끔 강아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잠에서 깨면 꿈은 사라진다. 그런데 바로 어제 꾼 거처럼 정확하게 기억나는 꿈. 악몽(꿈)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으로 가위에 눌린 날. 중학교 3학년, 중요한 시험을 코 앞에 둔 어느 날 밤. 내 방으로 불 꺼진 방에서 TV를 보게 되면 나오는 불규칙한 빛이 들어왔다. 그 당시 불투명 유리도 된 방문이라 불이 꺼진 방에 있으면, 거실 형광등 불빛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그 날은 거실 형광등 불빛이 아니라, TV에서 나오는 불빛이 춤을 추는 거처럼 이리저리 불규칙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와 동시에 들려온 아빠 목소리, "내일이 시험이라면서, 공부 안하..
참 고마운 사람 - 버스 안에서...
참 고마운 사람 - 버스 안에서...
2015.05.08퇴근 길, 만원버스. 000 정류장에 버스가 멈췄고, 뒷문이 열리자 하나 둘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 많았고, 탈 때는 앞문 내릴 때는 뒷문이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깨지더니 뒷문으로도 사람들이 마구 타기 시작했다. 좀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콩나물 시루 버스가 되어 버렸다. 버스 기사는 내리고 타는 사람이 없자 뒷문이 닫았다. 그런데 그때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저기, 차 문 좀…" 버스 기사는 그녀의 목소리를 절대 들을 수 없었다. 숨 쉴 공간도 없이 꽉 막힌 만원버스 안에서, 작고 작은 목소리는 기사에게 가기도 전에 중간에서 산산이 흩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더 크게 말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버스 안 모든 사람들에게 다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할..
도를 믿으십니까? 그만 좀 보자!!
도를 믿으십니까? 그만 좀 보자!!
2015.04.30언제 당신을 처음 만났는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어느 날 문득 당신은 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더니 "저기요~"하면서 말을 뗐지요. 저는 당연히 길을 헤매고 있는 불쌍한 어린 양인 줄 알고 당신을 쳐다봤습니다. 그런데 그만… 당신은 제가 생각했던 말과는 전혀 다른 말을 했습니다.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000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해야 하는데, 당신은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막걸리는 잠시 헷갈려 할 때 당신은 그런 저의 허점을 놓치지 않고 바로 들이댔습니다. "혹시 도를 믿으십니까?" 아~ 그렇습니다. 당신은 친절하게 다가와 저를 멘붕에 빠지게 했으면, 그걸 놓치지 않고 바로 훅을 날리셨지요. 그렇게 한번 두번 당한 저는 어느덧 딱딱한 딱지가 생겼고,..
The Cascades "Rhythm of the rain"
The Cascades "Rhythm of the rain"
2015.04.25비가 오면 막걸리와 부침개를 찾아 떠나기도 하지만, 슬픈 노래가 생각이 난다. 비가 오면 사람이 왜 그리도 센치해지는지,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보면서 지금은 모습도 기억이 안 나는 첫사랑 그도 생각이 나고, 철없던 시절 만났던 그녀석도 생각이 나고, 결혼한다는 말에 밤새 울었던 몰래 짝사랑했던 선생님도 생각이 나고, 그렇다. 비가 오면, 가슴 한켠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옛생각들이 하나둘 나도 모르게 막 튀어 나온다. 이걸 잠재우기 위해서 막걸리를 찾아 다녔는지 모르겠지만, 비가 오면 슬퍼지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이 감성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이 싫다. 사람이 무기력해져서 싫다. 그래도 비가 오는걸 막을 수 없으니, 비가 오면 우울해지기로 했다. 가끔은 슬프거나 우울해지는 것도 ..
진추하 with 아비 "One summer night"
진추하 with 아비 "One summer night"
2015.04.18한 여름밤의 꿈같은 노래 One summer night. The Carpenters의 Top Of The World처럼 가사를 완벽하게 외웠던 노래다. 듀엣곡이라 같이 불러야 하는데, 절절한 사랑노래라 그냥 거울 앞에서 혼자 부르곤 했었다. 진추하처럼 예쁜 표정으로 나만의 디너쇼(?)를 하기로 했었는데, 지금은 One summer night을 자랑스럽게 따라부른 후 나머지는 허밍으로 멜로디만 따라 부르고 있다. 분명히 완벽하게 다 외운 노래인데, 왜 기억이 안나는지 이눔의 저질 기억력이 문제다. 『진추하(1957년 11월 12일 ~ )는 홍콩 출신의 가수이자 배우이다. 영어 이름은 첼시아 챈(Chelsia Chan)이다. 1975년 자신이 작곡하고 부른 영어 노래 〈Dark Side of Your Min..
The Brothers Four "Greenfields"
The Brothers Four "Greenfields"
2015.04.041960년에 나온 노래란다. 아무리 올드팝을 좋아하지만, The Brothers Four(브라더스 포)의 Greenfields는 진짜 올드팝이다. 여명의 노래로 알고 있었던 Try To Remember도 브라더스 포의 노래라고 한다. 이걸 오늘에서야 알았다니, 누가 부르고, 제목이 뭔지 모른체 들었던 내가 한심해진다. 그래도 이제야 알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이번주는 개인적으로 참 힘들었는데, The Brothers Four의 Greenfields를 들으면서 힐링을 해야겠다. 벌써 10번이나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참 좋은 거 같다. 브라더스 포는 Green Fields, Try To Remember, Seven Daffodils 등 60년대를 풍미했던 4인조 남성 포크 그룹이라고..
아파트 냄새 = 부자 냄새
아파트 냄새 = 부자 냄새
2015.03.30어렸을 때,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왜냐하면 밖에 있는 화장실이 싫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 밤 신호가 오면 정말 정말 가기 싫었다. 요강이라는 기특한 물건이 있어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냄새 나는 푸세식 화장실이 너무 싫었다. 시커먼 연탄도 싫었고, 이불을 코까지 덮어야 했던 웃풍도 정말 싫었다. 매 끼니마다 음식을 부엌에서 방으로 운반해야 했던 부엌도 참 싫었다. 연탄가스 중독은 아니지만, 가스 냄새도 싫었다. 그나마 좋은 점은 막 뛰어 놀 수 있다는 정도. 이걸 제외하면 주택이었던 우리 집이 참 싫었다. 화장실과 부엌을 가기 위해서는 항상 신발을 신어야 했던 우리 집. 유치원때 까지는 모르다가 초등학교(국민학교였는데^^)에 들어가고 난 후부터 부모님에게 우리도 아파트에 살자고 투정을 ..
Blink "Betty"
Blink "Betty"
2015.03.28서울에서 벚꽃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침 뉴스에 남쪽 지방은 벚꽃이 시작됐다고 하니, 곧 서울에도 화려한 봄 눈이 내릴 것이다. 벚꽃이 피면 항상 비가 내린다. 비와 함께 흩날리는 벚꽃도 좋지만, 하늘이 보이지 않게 하얀 눈꽃으로 수 놓은 벚꽃이 더 멋지다. 요즘 길을 가다 보게 되는 벚꽃 나무들은 한창 바빠 보인다. 곧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거처럼 말이다. 아직은 벚꽃의 "ㅂ"도 보이지 않지만 곧, 아마 곧 어머~, 어머나~ 이런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 준비를 남들 모르게 하고 있겠지. 좀 더 오랫동안 보여주면 참 좋을 거 같은 벚꽃은 언제나 아쉽게 사라진다. 그래서 더더욱 나에게 봄은 벚꽃이다. 매화를 자주 볼 수 있다면 벚꽃이 아닌 매화였을 테지만, 서울에서..
헌팅의 기술 - 버스 안에서...
헌팅의 기술 - 버스 안에서...
2015.03.24일요일 저녁 8시쯤,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빠르게 걸으면 집까지 3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지만, 이상하게 버스를 타고 싶었다. 아마도 헌팅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인 듯. 한적한 버스였는데, 나처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는지 평일 퇴근시간도 아닌데, 순간 만원 버스가 되어버렸다. 사람들 틈에 낑겨서 탔으나, 내 자리는 버스 좌석 두번째 자리 부근이었다. 앞에 한 사람이 더 있어서, 손잡이 윗부분을 잡으면서 그렇게 멍하니 버스 밖 풍경만 보고 있었다. 그런데 내 앞에 있던 여성분(60대 초반으로 추정, 그녀라고 칭함)이 갑자기 빈 의자도 없는데 자리에 앉으려는 포즈를 취했다. 의자에 앉아 있던 남성분(60대 초중반으로 추정, 그라고 칭함)이 당황해서 본인 자리에 앉으라고 하면서 일어섰는데, 그녀는..
City of Angels(시티 오브 엔젤) OST "Angel" - Sarah Mclachlan
City of Angels(시티 오브 엔젤) OST "Angel" - Sarah Mclachlan
2015.03.21혼잣말을 좋아했었다. 팅커벨이라도 옆에 있는냥, 오늘은 뭐하고 보냈고, 지금 어디 가고 있으며, 요즘 이런 고민이 있다, 외롭다 등등 주저리 주저리 대화를 하곤 했다. 혼잣말의 최고점은 시험공부를 할때였다. 학생은 없지만 내가 선생님인냥, 수업을 했다. "자~ 이건 아주 중요해, 꼭 임기하고. 이건 이렇게 풀면 되고, 그리고 요건 아주아주 중요하니깐 꼭 기억해야돼." 독서실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기에, 주로 집에서 모든 식구가 다 자는 밤에 나만의 교실을 만들고, 회초리까지 옆에 끼고 그렇게 무서운 샘이 되었다. 물론 도움은 됐다. 그냥 책만 보고 외우면서 연습장에 반복해서 쓰는 방법 보다는, 소리내서 읽고,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듯, 그렇게 나만의 방법으로 시험공부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