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조와 박쥐 | 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조와 박쥐 | 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2023.04.13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조와 박쥐 | 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작년 9월 1일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이후 책에서 멀어졌다. 밀리의 서재와 같은 전자책으로 한달에 1~2권은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7개월동안 책과 거리두기를 했다. 이유는 캔디 크러쉬 사가 때문이다. 한번 빠지면 중독 아닌 중독이 되어 버리는 성격이라, 마지막 판을 깨기 위해 하등 쓸데없지만 엄청난 노력을 했다. 게임을 시작했을 무렵에 검색을 하니, 마지막 판이 8000 즈음이라고 나왔다. 퍼즐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렵지 않을 듯 싶어 도전을 시작했다. 1000을 넘기고 5000을 넘기고 7000까지 왔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문득 여전히 8000 언저리가 마지막 게임일까? 이때 검색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왜냐하면, 12..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 하지만 결론은 판타지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 하지만 결론은 판타지
2022.09.01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 |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 하지만 결론은 판타지 일드 심야식당의 편의점 버전이랄까?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편의점이라는 공간과 등장하는 인물 그리고 코로나19 상황까지 소재는 지극히 사실적이다. 그러나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나 결론은 판타지다.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가 만든 이야기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등장하는 인물들이 겪는 저마다의 아픔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풀리지 않을 거 같은 고민도 듣기와 소통을 통해 잘 풀어나간다. 노숙자, 막무가내 아들, 절필을 고민 중인 희곡작가, 왕따 소년, 상꼰대 고깃집 주인장 등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우리네 인생도 결국은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1권에 이어 2권까지 밀리의 서재(한달 무료쿠폰이 생..
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팬 | 피터팬은 동화가 아니다
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팬 | 피터팬은 동화가 아니다
2021.01.05제임스 매튜 배리의 피터팬 | 피터팬은 동화가 아니다 어릴때 읽었던 동화 피터팬은 이랬다. 웬디 방에 찾아온 피터팬은 그림자를 놓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웬디의 도움으로 그림자를 다시 갖게 된 피터팬은 웬디와 두 동생을 네버랜드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신나게 놀던 그들은 악당 후크선장을 만나고, 그와 싸워 승리를 한다. 그리고 웬디와 두 동생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환상과 모혐의 나라였던 네버랜드를 동경하며, 피터팬처럼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어린왕자는 어른이 되어서도 주기적으로 읽고 있는데, 피터팬은 영화와 만화로 자주 접해서 그런지 책은 동화책으로 한번 읽었을 뿐이다. 밀리의 서재에 피터팬(원제: Peter and Wendy)이 있기에 오랜만에 동심을 다시 느끼고..
혜경궁 홍씨 지음 한중록 | 중전이 되지 못한 세자빈 대비가 되지 못한 왕의 엄마
혜경궁 홍씨 지음 한중록 | 중전이 되지 못한 세자빈 대비가 되지 못한 왕의 엄마
2020.11.24혜경궁 홍씨 지음 한중록 | 중전이 되지 못한 세자빈 대비가 되지 못한 왕의 엄마 사도세자의 죽음은 당파싸움이 가장 큰 원인인 줄 알았다. 탕평책이 뭐길래 아버지는 아들인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그리고 남편이 곧 죽는데, 아내인 헤경인궁홍씨는 왜 가만히 있을까? 미래가 보이지 않는 남편을 버리고, 아들을 왕으로 만들어 대비가 되고 싶은 욕심때문이로구나 했다. 하지만 혜경궁홍씨는 세자빈이었지만 중전이 되지 못했고, 왕의 엄마이지만 대비가 되지 못했다. 중전이 되지 못한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대비마마까지 되지 못한 건 혜경궁홍씨가 지은 한중록을 읽기 전까지 몰랐다. 역사 교과서나 드라마, 영화는 그녀보다는 영조, 사도세자, 정조 이들의 관계를 주로 다루다 보니, 그녀의 이야기는 동시대인물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 살인강도범의 동생이라는 낙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 살인강도범의 동생이라는 낙인
2020.11.03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 살인강도범의 동생이라는 낙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노래가 있다. 가을이란 계절은 참 짧기도 한데, 할 일이 너무나 많다. 편지도 써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날이 좋으니 밖으로 나들이도 가야 한다. 여기에 햅쌀에 햇과일 등 먹을거리도 천지삐까리다. 가을이니 나름 다 해본다고 했는데, 편지는 아직 쓰지 못했다. 어릴땐 손편지도 종종 썼는데, 요즈음 메일을 보내지 손편지는 거의 써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래서 쓰지 않고 읽었다. 직접 쓴 편지는 아니지만, 남이 쓴 편지를 읽으며 감정이입 하나는 제대로 했다. 동생만은 대학에 꼭 보내야 한다는 형.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니, 동생을 위해 도둑이 되기로 한다. 한때 일을 했던 곳에서 알게 된, 노부인이 혼자 사..
생 텍쥐페리의 어린왕자(Le Petit Prince) |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할때
생 텍쥐페리의 어린왕자(Le Petit Prince) |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할때
2020.07.23지금까지 생 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100번은 아니지만, 10번 이상은 읽은 거 같다. 초등학교때 처음 어린왕자를 읽었고, 성인이 된 후에도 가끔씩 어린왕자를 읽는다. 어린왕자와 비슷한 나이대에는 왜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을 모자라고 할까? 딱봐도 아닌데 생각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후 보아뱀인 걸 알고 있었지만, 모자라고 해도 믿었을 거 같다. 그만큼 때가 많이 묻은 어른이 됐으니깐.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면 정작 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묻지 않는다. '그애 목소리는 어떠니? 그 애는 무슨 놀이를 좋아하니? 나비를 수집하니?'라고 묻는 일은 절대로 없다. 대신에 '나이가 몇이니? 형제는 몇이고? 몸무게는 얼마지? 아버지 직업은 뭐니?'하고 그들은 묻는다. 그래야만 ..
제임스 들라지의 살인번호 55 | 두명의 용의자 진범은 누구?
제임스 들라지의 살인번호 55 | 두명의 용의자 진범은 누구?
2020.06.16스릴러 소설의 발단은 사건 및 등장 인물을 소개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살짝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발단을 지나, 전개, 위기, 절정 그리고 결말까지는 심장의 쫄깃함을 느끼면 긴박하게 진행된다. 도대체 범인이 누구일까? 범인을 암시하는 복선은 뭘까? 등등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공개하기 전에 미리 범인을 잡고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을 한다. 그런 맛에 스릴러 소설을 읽는데, 살인번호 55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스릴러 소설이라고 하지만, 스릴러와 미스터리를 합쳐 놓은 거 같다. 왜냐하면 스릴러답게 초반에 범인이 누구인지 공개한다. 그런데 범인이 한명이 아니라 두명이다. 그 둘 중 진짜 범인의 정체는 후반부에 밝혀지므로 스릴러인 듯 미스터리 소설이다. 표지와 제목만 보고, 잔인한 소설이구나 했다. 화재의 ..
조정래의 아리랑 | 소설이 아니라 역사서다
조정래의 아리랑 | 소설이 아니라 역사서다
2019.10.1512권을 다 읽기까지 두어달 걸렸다. 무섭게 더웠던 8월의 어느날, 일제강점기를 두고 얼토당토않는 말들이 가방끈이 겁나 긴 자들을 통해 쏟아졌다. '왜 저럴까?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아니면 진짜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 혹시나 어디서 돈을 받았냐?' 터무니없는 소리를 마치 진실인냥 말하는 자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혹시나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들지 않았지만, 좀 더 명확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학교에서 배운 역사교과서는 결과의 산물 즉, 통보서다. 몇년도에 전쟁이 났는데 그때 누가 이기고 누가 졌다. 그래서 나라가 고조선에서 삼국 그리고 통일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진다. 결과 통보서이긴 해도, 조선시대까지는 그나마 디테일하게 다뤘다. 물론 연도와 명칭이 가장 ..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 귀여운 소녀 우리의 친구 (in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 귀여운 소녀 우리의 친구 (in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2019.09.05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ANNE)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간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 / 가슴엔 솟아나는 아름다운 꿈 하늘엔 뭉게구름 퍼져나가네 / 빨간머리 앤 귀여운 소녀 빨간머리 앤 우리의 친구~♬ 지금도 흥얼흥얼 부르는 만화 주제곡 빨강(간)머리 앤이다. 1986년 KBS에서 처음 본 후 인생만화가 됐다. 33년이 흘러 어린 아이는 어른이가 됐지만, 여전히 우리의 친구 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아마도 시작은 만화였던 거 같다. 33년 전 어린 아이는 초록지붕 집에 사는 상상력이 풍부하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아 늘 새로운 실수를 하는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을 만났다. 워낙에 만화를 좋아하긴 했지만, 앤은 ..
신공덕동 앙트레커피 카페에서 혼밥을 하다 (feat. 장기 프로젝트)
신공덕동 앙트레커피 카페에서 혼밥을 하다 (feat. 장기 프로젝트)
2019.08.08신공덕동 앙트레커피 커피를 무지 좋아했다면, 소문난 카페는 다 가봤을 거다. 현실은 카페인에 약하디 약한 1인이다. 더불어 케익과 같은 단 거를 무지 싫어한다. 이래저래 카페와 어울리지 않는데, 요즘 카페에 가는 횟수가 늘어났다. 카페인에 무뎌져서가 아니라,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할 거 같은 장기 프로젝트때문이다. 폭염이라고 써야 하는 무지 더웠던 어느 여름날, 공덕역 10번 출구 부근 어디쯤에 서있다. 시간은 벌써 오후 2시를 지났건만, 아직 빈속이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뫼촌이 있는데, 거기 가서 닭곰탕에 감자전 그리고 잣막걸리를 마시면서 오후를 보낼까? 참으로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으나, 과감히 접었다. 그리고 허한 속을 채우고, 시원한 곳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카페를 찾아..